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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우리 역사와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인명과 지명뿐만 아니라 강의 이름까지 마음대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광복60주년기념문화사업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8월 10일 '일제문화잔재 바로알고 바로잡기' 시민제안공모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상세한 내용들을 소개했다. 총 606건의 시민제안 중에서 으뜸상은 우석대 조법종 교수가 지적한 '만경강 영산강'이 선정됐다.

▲ 러일전쟁을 기념해 일제가 거제도에 세워 놓은 취도탑
ⓒ 문화관광부뉴스
추진위는 "그동안 땅 이름의 경우에는 일제잔재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많았지만 강 이름에까지 일제의 자의적 이름변경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낸 조법종 교수의 노력을 주목하며 으뜸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히고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대표적 사업으로 땅 이름 개정과 함께 강 이름의 개정도 명확히 할 것"을 제안했다.

조법종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경강과 영산강은 일제의 식량기지정책 시 본래의 사수강과 사호강이라는 이름을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바꿔 불러 현재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심사결과 발표에 나선 황병기 추진위원장은 "60주년은 동양에서 중요한 시대적 단락의 의미를 나타낸다"며 "21세기를 맞이해 일제잔재를 바로잡아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시민제안 공모에 보내준 뜨거운 반응에 감사한다"고 말하고 "공모작들에 대해서는 참신성이 떨어지는 것은 제외하는 등 최대한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최종 선정작은 모두 45건으로 으뜸상에 선정된 조법종 교수의 제안과 함께 버금상 4건, 누리상 39건, 특별상 1건, 최다제안상 1건 등이 선정됐다.

버금상 4건은 △우리 문학작품과 오페라 등에 남아있는 '춘희', '소공녀', '조곡', '마적' 등 일본번역 작품명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경우 △행정구역 명칭에 아직 남아있는 '본정통', '오정목', 이등박문의 '박문'과 일제시대 연호인 '소화'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박문중학교', '박문사', '소화유치원' 등의 경우 △경북 경산시 청도군 철도터널에 새겨진 '천장지구(天長地久, 天長은 일본천황을 地久는 그 황후를 의미)' 문구 △러일전쟁을 기념해 일제가 자신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기 위해 세운 거제도의 취도탑 사례 등이다.

누리상 39건 중에는 언어잔재가 모두 12건을 차지해 광복 이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말 순화작업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잔재가 여전히 우리 생활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했다.

한편 일제가 개악한 우리 땅 이름을 찾아 나라 곳곳을 연구해 온 서강지리학회의 최운권씨가 우수실천사례로 특별상을 받았고 다양한 유형에서 총 79건을 지적한 주보연씨가 최다 제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경북 경산시 청도군 철도터널에 새겨진 석각 문구
ⓒ 문화관광부뉴스
'일제문화잔재 바로알고 바로잡기' 시민제안공모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직접 생활 속에서 일제문화 잔재들을 찾아내 뿌리 깊은 문화잔재에 대한 국민적 환기와 함께 지혜로운 극복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지난 5월 2일부터 7월 15일까지 모두 606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문화관련 잔재 15건, 생활잔재 28건, 언어잔재 135건, 교육관련 잔재 11건, 유형잔재 90건, 제도관련 잔재 17건, 지명잔재 305건, 기타 5건 등의 제안에 대해 추진위는 그동안 총 세 차례에 걸쳐 각 분야별로 고증심의원회를 개최해 후보작 75건을 선정하고 이날 최종 선정작을 발표했다.

추진위 조영신 사무국장은 "최종 선정된 제안은 물론이고 이번에 접수된 국민제안들을 바탕으로 일제잔재 개선방안을 정부에 권고할 방침이며 대국민홍보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일정을 밝혔다.

추진위는 국민제안들을 문화관광부 · 건설교통부 · 문화재청 등 해당 부처별, 유형별로 정리하는 한편 유관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우선 가능한 부분부터 개선 실천운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12월까지 일제문화잔재지도의 작성을 완료하고 이를 인터넷과 지면 등을 통해 보급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관광부뉴스(http://mct.news.go.kr)에도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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