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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외벽이 무너지는 순간 새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 이하 중앙박물관)의 웅대한 자태가 드러났다.

사방이 훤히 뚫린 열린 공간에 자리 잡은 중앙박물관은 세계 6대 박물관 규모라는 평가를 뛰어넘는 장대한 크기로 다가왔다. 영욕의 60년 세월을 버티며 시야를 가려왔던 외벽이 사라졌다는 시원함이 박물관을 더 크게 보이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 고영빈
중앙박물관은 재개관 D-100일인 7월 20일 이건무 관장과 김종규 박물관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박물관 외벽 허물기’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열린박물관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로써 광복 이후 60여 년 동안 자리를 차지해왔던 높이 2.5m, 길이 350m의 용산 미군기지 담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국민들을 향해 열린 새 중앙박물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건무 관장은 이날 외벽 허물기 행사에 대해 “60여 년 동안 국민들에게 닫혀있던 문을 허무는 동시에 박물관이 앞으로 일반시민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추구하는 열린 박물관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영빈
한편 외벽허물기 행사가 열리기 전에 실시된 기자설명회에서는 프랑스 다색판화가 폴 쟈크레의 판화작품 기증식과 이라크 국립박물관 연구원의 한국 연수결과 보고회 등이 함께 열려 재개관 D-100일을 맞는 이날의 의미를 한층 깊게 했다.

‘서양인으로서 아시아의 그림재료로 아시아인을 묘사한 작가들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로 평가되는 폴 쟈크레는 아시아 회화의 단정한 필선의 묘미를 살린 섬세한 작품으로 유명하며 특히 한국의 전통적 이미지를 주제로 한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한국을 소재로 한 작품 37점 등 모두 109점의 작품을 기증한 폴 쟈크레의 양녀 나성순씨는 “일생 동안 한국에 대한 마음을 담아 한국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긴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작품을 기증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되면 한국을 사랑했던 아버지 또한 진심으로 감사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박물관은 폴 쟈크레의 작품 기증을 기념해 한불수교 120주년이 되는 내년에 폴 쟈크레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 폴 쟈크레의 작품 109점을 기증한 나성순 씨(사진 왼쪽)와 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
ⓒ 고영빈
기증식에 이어 연수결과 보고회에 나선 이라크 국립박물관 연구원 사드 함자 제게흐는 “한국의 유물 보존처리 관련 첨단장비의 우수성과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처리능력에 놀랐다”며 “귀국 후에도 연수기간 동안 익힌 귀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전쟁으로 피해 입은 이라크 문화재의 복원과 문화유산의 정비를 위해 열정적으로 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연구원들은 이라크와의 학술교류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1일부터 3개월 과정으로 연수에 들어가 전국 각지의 박물관을 돌며 유물의 보존과 보호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으며 오는 7월 25일 귀국할 예정이다.

ⓒ 고영빈
7월 현재 97.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은 각종 부대시설 공사와 상설전시장의 설치, 시뮬레이션 반복 작업과 교통편의성 향상을 위한 각종 대책 등을 완료한 뒤 오는 10월 28일 문을 열게 된다.

ⓒ 고영빈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관광부뉴스(http://mct.news.go.kr)에도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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