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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위조지폐 방지를 위해 새 화폐를 만들 계획을 밝힌 후, 친일 미술가가 그린 화폐 도안의 개혁 역시 시급한 과제란 지적이 나왔다.

▲ 선배 교수들의 친일행적을 논문에 언급한 것이 문제가 돼 재임용에서 탈락했던 김민수 교수는 최근 6년 6개월만에 서울대 미대 강단에 다시 섰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대 미대 김민수 교수는 4월 19일 CBS 라디오 <이슈와 사람>(제작 박철 PD, 진행 오준석 PD 낮 2시-3시)에 출연해 "이 나라에는 손재간만 있으면 나라를 팔아먹어도 상관없는 나라"인가 물으면서 만원권의 세종대왕 영정을 그린 인물이 대표적인 친일화가라고 지적했다.

만원권의 세종대왕 영정을 그린 운보 김기창 화백의 경우 "작년 10월에 새로운 사료가 발굴되면서 운보의 친일 행적은 확인이 됐는데, 1944년 결전미술전에 운보 김기창이 조선군 보도부장상을 받은 '적진육박'이란 그림이 그 증거이다. 착검을 한 황군이 적진에 육박전을 치르러 뛰어드는 장면인데 호전성이 맹수의 표범을 방불케 한다"라고 지적하며 만원권 화폐 영정 그림의 교체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이 그림의 경우 "임금의 초상화를 어진이라고 하는데 세종대왕의 어진은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운보 김기창이 상상해서 그린 것이고, 결국 우리는 원본이 아닌 친일화가가 상상한 이미지를 놓고 세종대왕으로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민수 교수는 "한국은행은 단순히 복제방지 기능적 차원에서만 얘기하는데 화폐가 지녀야할 역사 문화적인, 정신사적인 부분도 치밀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국제적으로 통용돼 나라의 얼굴인 화폐까지… 친일 화백이 그렸다는 건 우리가 가진 심각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독도와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가 논란이지만 우리 과거사부터 청산되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한국은행이 과거사 청산이란 사회적 의제를 외면한 채 영정의 디자인을 기술적인 이유로 바꾸지 않겠다는 건 자가당착에 빠진 소리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화폐교체의 계획을 밝히면서 도안 교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화가가 그린 도안의 교체 문제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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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상 화백, ' 김기창·장우성 친일 주장 ' 반박

▲ 만원권 화폐 세종대왕 그림을 그린 운보 김기창 화백의 친일 행적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다음은 CBS <이슈와 사람>이 4월 19일 서울대 미대 김민수 교수와 한 인터뷰 전문이다.

현행 화폐가 달러처럼 크기가 작아지고, 색깔도 다양하게 바뀐다는 소식은 들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화폐의 인물 도안과 관련해선 현행을 유지하는 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준비 기간을 고려해서라고 하는데요. 문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화폐의 인물 도안을 그린 이가 바로 친일 미술가란 사실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서울대 미대 김민수 교수와 짚어봅니다.

-화폐도안, 영정 그린 화가는 누구인가요?
"만원권 세종대왕은 운보 김기창이 그린 거고요, 오천원권 율곡 이이 영정은 이종상, 천원권 퇴계 이황은 이유태 화백이 그린 거고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백원권에 세종대왕이 있는데 그건 월전 장우성이 그린 겁니다. 지금 여기서 친일화가로 문제가 되는 게 만원권의 운보 김기창이구요."

-만원권은 언제부터 사용한거죠?
"만원권은 한은에서 고액권 용지 국산화 이뤄지면서 표준영정 디자인 채택하기 위해 1977년에 현재 5천원권 만원권 발행하려 했는데 79년에 발행된 겁니다."

-운보 김기창의 친일행적은 어느 정도 밝혀진 셈?
"결정적으로 작년 10월에… 새로운 사료가 발굴 되면서 확정됐는데요 44년 결전미술전에 운보 김기창이 조선군 보도부장상을 받은 적진육박이란 그림이 밝혀졌죠. 이 그림은 착검을 한 황군이 적진에 육박전을 치르러 뛰어드는 장면인데 호전성이 맹수의 표범을 방불케 합니다. 그런데 이 그림이 현재 국방부 로비에 걸려 있는 72년 베트남전쟁 종군화와 적영이라는 그림의 구도와 형태 똑같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언제 그린 거죠?
"이 영정그림은 79년에 만원권에 채택된 건데 그 전에 세종대왕 영정을 그려서 표준영정 심의를 73년부터 했는데 그 전에 제작돼 표준영정으로 대체된 거죠."

-운보 김기창과 비슷한 얼굴 아니냐는 논란도 있다.
"보기 나름이겠죠. 그런데 대개 인물화 그릴 때 화가가 익숙하게 보아온 자기 얼굴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긴 하죠. 자기 얼굴을 익숙하게 보아오다 보니 반영된다고 봅니다."

-애초에 영정이 존재하지 않는 거 아닙니까. 작가의 상상력?
"그렇습니다. 사진이 없던 시절이죠. 임금의 초상화는 어진이라고 하는데 세종대왕의 어진은 존재하지 않아, 임금 얼굴을 보고 그려야 하는데 세종대왕의 초상화는 운보 김기창이 상상해서 그린 것뿐. 원본이 아닌 친일화가가 상상한 이미지를 우리가 세종대왕으로 알고 있는 거죠."

-이종상, 이유태, 장우성 화백 친일 행적도 있나요?
"이종상 화백은 직접적으로 친일은 아니지만요, 과거 100원권을 그린 월전 장우성의 학맥으로 이루진 부분이 있는 거죠. 직접적으로 친일하진 않았지만 월전 장우성이나 운보 김기창이나 그림들이 공통적으로 김은호 화백의 화풍으로부터 내려오는 계보가 있죠.

네 사람의 스승인 이당 김은호 같은 경우는 조선미술제에 발탁된 조선인이었고요. 17년에 조선총독부에 그림을 그려 헌납한 금차봉납도라던지… 조선남아 연맹전에 가담하거나 경성미술가협회란 친일단체에도요.

이당은 친일의 대부죠. 조선미전 초창기부터 수많은 친일미술가 배출한 인물인데 특히 운보나 월전이 그의 문하에서 사숙을 했고요. 그래서 조선전통회화 이어져온 정신 철학 폐기하고 일본식 채색화풍 식민미학을 전수시킨 장본인이죠. 그래서 이당의 직계 제자가 운보, 이당이고요. 나머지도 그 계보에 포함됩니다."

-친일화백들이 윤봉길이나 유관순이나 그런 영정도 그리지 않았나요?
"이 나라에는 손재간만 있으면 나라를 팔아먹어도 상관없는 나라가 이 나라였죠. 국제적으로 통용돼 나라 얼굴인 화폐까지… 친일 화백이 그렸다는 건 우리가 가진 심각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거죠. 독도 교과서 문제로 논란입니다만 우리 과거사부터 청산되어야 한다는 것 다 알지 않습니까.

화폐부터 친일파들 남겨두기 때문에 지금 자생적 친일파가 창궐하는 거고 한국은행이 과거사 청산이란 사회적 의제 놔두고 영정의 디자인 바꾸지 않겠다는 건 자가당착에 빠진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화폐가 일상적으로 쓰는 거고 일상에서 화폐가 지닌 시각 문화 영향력 생각하면 친일미술가가 그린 돈을 쓰는 것 자체가 과거사 청산이 바로 우리가 쓰는 돈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시급함 말해주죠. 정신과 의식의 차원에서요."

-독립운동가, 여성가, 과학자 등으로 화폐인물 바꾸자는 의견도 있는데?
"사실 화폐디자인, 인물중심으로 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에를 들면 유로화의 경우 유럽이 보유한 건축문화유산을 그림으로 담고 있죠. 친일화백의 화폐보다는 차라리 국가적으로 확실히 기념할만한 김구, 유관순, 안중근 등 애국지사를 찾아볼 수 있을 테고요. 또 영정을 그릴만한 화백은 대한민국 지천에 깔려있습니다.

굳이 이런 식으로 친일미술가의 상상에 맡겨진 인물 고집한다는 건 상식 이하죠. 지금 보면 단순히 복제방지 기능적 차원에서만 얘기하는데 화폐가 지녀야할 역사 문화적인, 정신사적인 부분도 치밀하게 생각해야겠죠."

덧붙이는 글 | 박철 기자는 CBS에서 <이슈와 사람>(낮 2:05-3:00)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로듀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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