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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광역시 서구 도안동 소재 목원대학교 정문
ⓒ 오마이뉴스 심규상

목원대학교(총장 유근종. 대전광역시 서구 도안동)가 연초부터 신규 교수 임용과정을 놓고 불공정 시비에 휘말려 있다.

목원대는 지난해 11월 2005년 1학기 교수초빙 공고(6개 학부 16개 전공 16명)에 따라 지원한 대상자 중 최근 11명을 확정했다. 지난 15일에는 최종 확정된 해당 교수를 대상으로 연봉계약 체결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에서 임용과정이 불공정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재단이사회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전공(학과)만도 확인된 곳만 4분야에 이른다.

1단계, 6배수 추천을 둘러싼 논란

이 대학의 임용 심사과정은 학과별 인선평가위 추천-총장 추천-면접 등 크게 세단계로 이뤄져 있다.

1단계인 학과별 인선평가위는 내부 교수와 외부 교수 등 평균 3~4명으로 구성됐다. 1단계에서는 전공일치 여부와 연구 및 강의능력, 동일대학 여부 등을 주로 평가한다. 해당 학과 전문가들이 강의내용을 지켜보는 등 가장 중요한 관문.

그러나 구성원들의 불만은 1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대학본부에서 각 학과별 인선평가위에 6배수로 추천하도록 한 것. 이 때문에 지원자 대부분이 추천대상자로 선정돼 학과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고 인선평가위 기능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 각 1명씩을 뽑는 16개 전공분야 중 7명 이상이 지원한 분야는 7곳 뿐. 나머지 9개 전공분야에서 지원자 전원이 1단계를 통과하게 된 것이다.

학과별 인선평가위에 참가한 한 교수는 "보다 유능한 인재를 준별해내야 하는 학과별 인선평가위에 무조건 6배수를 추천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학과의견을 무시하겠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다른 대학의 경우 대부분 2~3배수로 추천하게 해 학과의 평가결과를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교수임용을 총괄하고 있는 임동원 교무처장은 "지연·학연 등에 의거해 특정 교수를 밀려는 학과교수들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라고 반박했다. 임 처장은 "전에는 3배수 추천을 하도록 했으나 현 총장이 재직하면서 6배수로 관련 규정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2단계, 총장의 권한을 둘러싼 논란

▲ 교수임용 관련 서류
ⓒ 오마이뉴스 심규상
학과별 인선평가위에서 6배수로 추천된 후보자 명부는 총장에게 전달된다. 문제는 2단계 통과여부가 대부분 총장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 이번 임용과정에서도 총장이 인사위원장인 교무처장과 협의만으로 마지막 관문인 면접심사에 응할 전공별 각 3~4명씩을 확정했다. 게다가 객관적 선정기준이 없다.

임 처장은 "인사권자에게 적정한 인원을 추천하도록 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견해를 피력했다. 임 처장은 이어 "총장 재량이긴 하지만 대부분 학과별 인선평가위 심사결과를 인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학과의 경우 인선평가위에서 전공불일치로 판단해 제외시킨 후보자를 총장 재량으로 면접대상자로 추가선정했다. 이 후보자는 면접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아 결국 해당 학과 교수들의 반발로 뒤늦게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역으로 B학과의 모 후보자는 학과 인선평가위에서 상위평가를 받았으나 총장에 의해 면접대상에서 탈락됐다. 이 때문에 해당학과에서 "실력면에서 면접대상자로 확정된 후보자들보다 훨씬 우수한 사람이 탈락됐다"며 재검토를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단계, 총장의 면접 결과만 왜 열흘 넘겨서 제출했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목원대는 총장이 선정한 학과별 인원에 한해 지난해 12월 20일 최종 면접심사를 벌였다.

면접에는 총장을 비롯해 총장이 선임한 7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위원 1인당 10점을 만점(70점)으로 7개 분야(능력과 자질, 신앙 및 건학이념, 인간관계, 어휘 및 표현능력, 국가관·학생지도, 교육관 및 주인의식, 예절 및 애교심)에 걸쳐 평가가 이뤄졌다. 나머지 30점은 총괄평가로 총장이 배점권한을 행사했다.

그러나 면접 당일 7명의 면접위원들이 교무처에 채점표를 제출한 반면 총장은 2주일 뒤인 지난 1월 3일에서야 채점표를 제출했다. 이 때문에 총장이 다른 사람의 채점 결과를 본 후 자신의 권한(30점)을 이용해 부당한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즉 총장이 면접장소에서 채점하지 않고 이후 다른 곳에서 채점한 것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임 처장은 "총장도 당일 면접장소에서 곧바로 채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누가 확정됐는지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채점표를 뒤늦게 제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 처장은 이어 "총장이 채점표를 제출한 1월 3일에는 법인 이사장과 협의만 했을 뿐 이날 채점을 한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끊이지 않는 학과별 잡음

임 처장은 "1개 학과(Y전공)를 제외하고 모든 과에서 학과별 인선평가위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후보자가 최종 선정됐다"며 "그만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됐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그럴까?

C학과의 모 지원자의 경우 학과별 인선평가위에서 '전공 부분일치'(부분일치는 불일치로 보고 있음)로 평가했음에도 2단계를 통과했고 이날 면접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았다.

더구나 최고점수를 받은 이 지원자는 학과별 인선평가위에서 1위로 평가받은 후보자와 무려 24점의 차이를 보였다. 이 지원자는 해당 학과의 문제제기로 재단이사회 인선소위원회에서 "지원자가 자격미달임이 인정된다"며 임용을 승인하지 않았다.

D학과의 경우 학과 인선평가위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후보자가 면접에서 탈락했다.

임 처장은 이에 대해 "1단계에서 1위로 평가받은 지원자가 여성인데다 면접당시 대전으로 이사하기 어렵다고 해 '학생지도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예정에 없던 대전으로의 이사여부가 임용여부를 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가도 논란의 여지로 남는다.

E학과의 모 지원자도 해당 학과평가위에서 자격에 미달(전공불일치)하는 것으로 평가했으나 면접대상자로 뽑혔고 면접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최종선정됐다. 이 지원자 또한 재단이사회 인선소위원회에서 탈락시켰다.

F학과의 경우는 지원자가 12명이나 몰려 학과 인선위원회가 6배수(6명) 추천했으나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신규채용을 아예 하지 않았다. F학과는 다음 학기로 임용시기를 늦췄다.

임 처장 "합리적이고 투명한 임용 자부" 그러나...

▲ 목원대학교 대학 본관
ⓒ 심규상
이같은 상황에 대해 임 처장은 "C학과와 E학과의 경우 '전공 불일치자'로 해당학과에서 처음부터 6배수 추천대상에서 제외시켰어야 하나 이를 포함시켜 일어난 실수"라고 말했다. 임 처장은 해당학과에서 전공불일치로 6배수 추천대상에서 제외시켰음에도 총장에 의해 임의로 추가선정된 A학과의 경우에 대해서도 "그 또한 실수"라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교관계자는 "결과적으로 각 전문가의 연구업적 평가가 무시되고 자의적인 면접평가로 교수를 임용한 것으로밖에 볼수 없다"며 "도대체 총장과 교무처는 어떤 기준으로 면접대상자를 선정하고 채점했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누구에게 물어도 이번에 확인된 교수임용 과정은 능력있는 교수가 강단에 서게 하는 시스템으로 보기 어렵다"며 "교수임용 과정을 놓고 수많은 의혹이 일고 있으며 이 때문에 교내 불신풍조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임 처장은 그러나 "전혀 공정성 시비를 일으킬만한 문제가 없었다"며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합리적이고 투명한 임용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학과에서 동문회까지 나서 교수 임용과정의 불합리성을 들어 재검토를 요구하는 탄원 서명운동이 일고있는 등 파문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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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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