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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적 제330호 효창공원 내부도
서울 용산구 효창동과 청파동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효창공원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 및 삼의사가 묻혀 있는 곳이지만 이보다는 단순한 휴식 공원 또는 효창운동장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사적 제330호인 효창공원은 본래 효창원으로 조선 22대 왕인 정조의 장남인 문효세자와 그의 생모인 의빈 성씨, 순조의 후궁인 숙의 박씨 및 영온공주의 묘가 있던 곳이다. 이렇게 효창원은 지금의 효창동과 청파동 일대에 걸쳐 아름다운 숲을 형성했다.


하지만 19세기 말 일제는 문효세자와 생모의 무덤을 모두 서삼릉으로 강제로 옮겨 버리고 효창원을 없애 이곳을 '효창공원'으로 만들어 버렸다.

해방과 더불어 백범 김구 선생은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일본에서 고국 땅으로 모셔 문효세자의 옛 무덤터에 국민장으로 안장하고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만들었다.

▲ 이동녕·차리석·조성환 선생이 잠들어 있는 임시정부요인의 묘역
ⓒ 송민희
이어 1948년에는 중국 땅에서 순국한 이동녕·차리석·조성환 선생의 유해도 의빈 성씨의 옛 무덤 터에 안장하고 백범 자신도 암살된 뒤 이곳에 묻혔다. 그렇게 해서 효창원은 자연스럽게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백범과 임시정부를 시기했던 이승만 정권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이장을 추진했다. 유족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언론의 반대로 이전은 보류됐으나 아시아축구대회 유치를 구실로 묘소 바로 앞에 효창운동장을 만들어 버렸다.

차리석 임시정부 국무위원의 장남 차이석씨는 “당시 이승만 정권은 이장이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자 아시아축구대회 유치를 이유로 효창동과 청파동, 공덕동 일대 15만여 그루의 소나무와 연못 등을 없애 버리고 독립선열 묘역이 조성되어 있는 효창원에 축구장을 지음으로써 백범의 발자취를 없애려 했다”고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정희 정권은 이들의 무덤을 서오릉으로 옮기고 골프장을 지으려고 했다. 이 역시 유족들과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묘역 주변에 갖가지 이질적인 기념물과 시설물들을 세워 놓았다.

▲ 효창공원 내에 세워진 북한반공투사위령탑
ⓒ 송민희
효창공원 내의 묘역 위쪽으로는 북한반공투사 위령탑과 육영수 경로송덕비, 원효대사 동상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모두 묘역이 조성된 후에 박정희 정권에 의해 세워진 것이다. 또한 대한노인중앙회관이나 서울시노인복지관, 어린이놀이터 등의 시설도 곳곳에 세워져 있다. 이것은 모두 사적 내에 있을 수 없는 시설물들이다.

일본이 효창원을 훼손하고 효창공원을 만들었다면, 해방 이후 정부는 효창운동장과 갖가지 시설물들로 효창원을 모욕하고 지우려 했다.

효창운동장은 건립 목적이 독립정신을 훼손하려는 목적이었고 낙후되어 위험하기 때문에 이를 철거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효창운동장을 다른 형태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금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이것을 애국지사들의 민족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특수 공원의 성격이 천명되어 있다”며 “이렇게 되면 효창운동장을 비롯해서 특수공원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은 시설물들은 철거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 이승만 정권이 효창공원을 가로막기 위해 세운 효창운동장
ⓒ 송민희
지난 6월 문화관광부는 '문화비전'과 '새 예술정책'을 발표하며 효창원 일대 5만여평을 민족문화공원으로 새단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사업을 추진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나 서울시와 아직 협의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며 “효창운동장 같은 경우는 다른 형태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의견을 조율할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의 기념행사나 기념물들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구도를 잡아 볼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어서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효창공원을 성역화하자는 움직임은 있어 왔으나 결국 매번 무산되어 왔다. 과연 우리가 임시정부의 법통과 정통성을 이어받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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