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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S룸살롱 마담 손아무개씨
ⓒ 오마이TV 김도균

"정 판사 말고 다른 판사를 본 적 있다. 마담을 볼 때였는데, 김아무개 변호사가 데리고 왔다. 그날 (S룸살롱의) 업주에게 들은 말이 '되게 유명한 판사'라고 했다. (우리) 가게에 와서는 안되는 판사라고 슬쩍 말했다. (업주인 김씨가) 그 사람이 판사이고 (우리 가게에) 왔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

춘천지방법원 판사 '성접대' 사건 파문이 춘천지역의 법조비리 수사로 확산된 가운데, '성접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춘천시 요선동에 위치한 S룸살롱의 전 마담인 손아무개씨는 3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손씨가 "김변호사와 함께 또다른 판사가 룸살롱에 왔었다"고 증언함에 따라 이 사건의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핵심관계자인 손씨가 언론과 본격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씨는 정 판사가 아닌 또 다른 판사에 대해 "제가 기억하는 것은 2003년 11월, 12월 아니면 올 1월중에 추웠을 때였는데 그때 (김 변호사와 함께 온) 판사가 인상이 독특해서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이미) 다른 술집에서 술을 먹고 와서 얼근해져 있는 상태였고 (방으로 들어간 후 제가) 마담이기에 (직접) 테이블에 들어가 이야기도 하고 술도 따라주고 받아 마시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손씨는 김 변호사와 함께 찾은 판사가 소위 '2차'를 나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는 것은 김 변호사와 함께 판사가 (S룸살롱에) 왔다는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검찰 조사 위해 춘천으로 가는 길에서 이뤄진 동행인터뷰

검찰, 또다른 판사 '성접대' 여부 집중 조사
S룸살롱 업주 김아무개씨 출국금지 조치

서울고등검찰청(김종빈 고검장)은 4일 춘천지방법원 판사 '성접대' 파문 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건으로 사표를 낸 정 아무개 전 춘천지법 판사 이외에도 또다른 판사가 김 아무개 변호사와 함께 지난해 11월경부터 올해 1월경 사이에 S룸살롱을 찾아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3일 정 판사를 접대한 것으로 알려진 김 변호사를 재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김 변호사를 상대로 지난해 2월 14일 정 판사와 함께 한 술자리에 동석한 인물로 알려진 춘천지역의 이 아무개 변호사 이외에도 다른 판사가 함께 했는지, 다른 판사가 함께 있었다면 그에 대해서도 '성접대'가 있었는지 여부와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말 황 아무개 춘천지검 일반직원 2명과 S룸살롱 종업원 등에 대한 조사도 벌였고, 1일 S룸살롱의 여종업원 김 아무개 양 등으로부터 소위 '2차'를 나간 남성 30명의 이름과 연락처 등이 적힌 메모를 확보하고 확인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S룸살롱의 업주인 김 아무개씨를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조만간 김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모처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손씨와의 인터뷰는 춘천지역의 모처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안에서 이뤄졌고, 오후 1시40분께 문막 휴게소에 도착해 마무리됐다. 흰색의 니트와 검정색 주름치마를 입고 나온 손씨는 거의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이었으며, 계속된 검찰 조사로 인해서인지 조금은 초췌하고 피곤한 모습으로 3시간여동안의 인터뷰에 응했다.

손씨는 최근 사표를 낸 정 춘천지법 판사에 대해 "지난 2003년 2월에 처음 봤고 2월 14일 김 변호사와 다른 변호사 등 6∼7명이 온 것은 (여종업원 김양의) 날짜가 적힌 장부가 있으니까 부인을 못하는 것 같다"며 "정 판사는 모두 4번 정도 온 것 같고 (다른 세 번 중) 2번은 김 변호사와, 나머지 한번은 혼자서 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접대한 김양은 어떻게 검찰에서 진술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씨 "정 판사 '성접대' 자리에 김 변호사 이외에 이 변호사도 있었다"

또 손씨는 정 판사와 동석한 5∼6명의 신분에 대해 "(김 변호사 이외에) 기억이 안나는데 (김양이) 다른 변호사 누구라고 이름을 대면서 이씨라고 했다"며 "(내가 김 변호사와)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검찰청 1층에서 그 변호사를 보았고, 그는 핸드폰으로 누군가와 전화통화하면서 '나는 올 일이 없냐'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손씨는 "(업주가) 법조계 사람들이 오면 아예 장부에 적지 않았다"며 "(접대하는) 아가씨들의 이름만 적고 2차 나간 아가씨의 이름 위에는 별표를 한다"고 말했다.

룸살롱 주인 "법조계 인사 성접대 없었다"

하지만 S룸살롱의 업주인 김아무개씨는 3일 저녁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S룸살롱에서는) 판사나 검찰 직원들의 성접대는 없었고, 주로 의사나 약사, 건설업자 같은 사람이 찾아왔다"며 "이번 사건은 전 마담이었던 손씨와 여종업원 김씨를 손씨의 애인인 김씨가 주도적으로 조종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주 김씨는 이어 "(내가) 아가씨들을 데리고 '2차' 윤락행위를 시킨 것은 죄가 되지만 저로 인해 평소 친분있는 김 변호사나 검찰 관계자까지 (아무런 죄가 없는데) 곤경에 처하게 됐다"며 "언론에서 조용히 있으면 검찰 조사를 통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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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자리, 법원직원 1명 더 있었다"


다음은 손씨와 일문일답이다.

- 언제부터 S룸살롱에 일하게 됐으며, 마담은 언제 됐나.
"지난 2001년 1월 7일날 소개로 S룸살롱에 오게 됐다. 마담은 지난해 9월경부터 하게 됐다. 말이 마담이지, 하는 일은 업소 아가씨와 같다. 손님 옆에 아가씨를 앉히고 (2차를) 내보내는 것은 업주가 다한다. 예를 들어 (룸에서) 술을 한 병 추가하는 것 등 일일이 사장에게 보고했다. 사장이 나가 있으면 전화로 사소한 것까지 보고했다. (S룸살롱의) 마담이 실질적으로 하는 일은 사장의 자식을 돌봐주거나 명절 때 제사음식 만들어주고, 은행업무, 외상값 받아오기 등 사장의 심부름꾼에 불과하다. 하녀취급 받는다."

- S룸살롱은 춘천지검이나 지법에서 가깝나.
"춘천시내는 좁다. 출퇴근 시간이 아닌 이상 차로는 5분 거리 이내다. 시내하고 법원과 검찰청이 가깝다."

"룸살롱 찾아왔던 고객 명함첩 두 권, 개인장부도 있었다"

- 룸살롱에 찾아온 손님들에 대한 기록을 남겼나.
"여러 가지 상황이 생기니까 나름대로 메모를 했다. 하나의 연습장이 아니라 이런 저런 것에 (손님들이 누가 왔는지) 했다. 지난해 9월초부터 몇 일에 누가누가 왔는데, 몇 번 테이블에 파트너가 누가 들어갔다는 식으로…. 이름을 모를 경우는 나만이 알아볼 수 있는 기호 같은 것으로 쭉 썼다. 또 명함첩에는 법원이나 검찰청 (관계자들의) 것도 있었다. 먼저 마담에게 물려받은 것까지 두 권이 있었고, 철을 안해놓은 명함도 많았고, 개인적인 장부도 있었다. 요즘 말하는 법조계 사람들, 세부적인 사람들 많았는데, 업주에게 몽땅 다 빼앗겼다. (그래서) 검찰에 낸 것은 쪼가리들 뿐…."

- 실제로 판사나 검사들이 얼마나 많이 왔나.
"아가씨로 일할 때는 (찾아오는 사람들의 직업이) '저 사람이 판사다, 검사다' 몰랐었다. 당연히 그 사람들도 자신의 신분이나 직업을 속이려고 은어를 썼다."

- 정 판사는 언제 처음 봤나.
"정 판사는 2003년도 2월에 처음 봤다. 그때 인원 꽤 많이 왔다. 6∼7명 정도로 인원이 많이 와서 회식자리 같아 보였다. (그 자리에) 김 변호사와 다른 변호사, 정 판사가 있었다. (당시) 다른 아가씨가 나중에 그 사람이 정 판사라고 이야기해줘서 알았다."

- 정 판사는 S룸살롱에 몇 번 정도 왔나.
"(나는) 4번 정도 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본인(정 판사)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한 번은 (김양이 기록한) 장부가 있으니까 부인을 못한다. 본인도 장부에 적혀있는 2월 14일은 부인을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외에는) 간 적도 없다고 그러는 것 같다."

- 김 변호사 이외에 다른 변호사가 있었다는 것인가.
"(접대했던 여종업원이) 다른 변호사의 누구라고 이름을 대면서 이야기한 것 같다. 이씨라고 하는데…. (김 변호사와) 대질을 검찰로 갔는데, (이 변호사는 누군가와 전화를 하면서) 자기도 걱정이 되는지 '언제 끝나냐' '나는 올 일이 없냐'는 등의 말을 검찰 (청사) 1층에서 전화통화하는 것을 들었다."

- 나머지 6∼7명의 신원은 누구인지 아나.
"나는 기억이 안난다. (정 판사를 접대했던) 김양은 어떻게 (검찰에서) 진술했는지 모르겠다."

- 검찰 관계자(직원들)는 얼마나 자주 왔나.
"아가씨 시절에는 (춘천지검의) 황아무개의 일행이 많이 왔다. 내 기록에 3번의 날짜가 있어서 그것을 (검찰에) 낸 것이다. (내가) 아가씨 때는 파트너도 있었는데, (그 부서의) 과장님이었다. 그 분만 2차를 안나갔다. 유일하게. 3번 중 한번은 2차를 나갔는데, 여관방이 아니라 춘천 공지천의 모 카페로 갔다. 대학 다닐 때 갔던 카페라면서 공지천이 추억에 장소라고 이야기했다. 그날 날짜가 달력에 일부가 있다."

- 검찰 수사관계자들은 몇 명씩 왔고, 또 이들이 자주 왔나.
"(보통) 5-7명이 왔다. 많을 때는 7명씩 왔다. 3∼4명씩 오는 경우도 있다. 그 팀 직원들이라고 했다."

- 김 변호사와 (검찰 직원들이) 같이 왔나.
"황아무개씨와 김 변호사가 같이 왔던 것은 생각이 안나서 (검찰에) 그렇게 진술했다."

"업주가 법조계 사람들 오면 아예 장부에 적지 않았다"

- 김 변호사는 술자리에 참석했어도 향응을 접대하지 않았고 했는데, 그럼 누가 계산을 했는지 아나?
"향응 접대가 왜 없나. (이미) 다 아는 것 아닌가. (정확히는) 그날 누가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보통) 김 변호사가 데리고 오는 사람들은 김 변호사가 (돈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업주는) 춘천에서 알아주는 짠돌이다. 접대할 때는 항상 티가 나는데, 법조계 사람들이 오면 아예 장부에 적지 않는다. 아가씨들 이름만 적고, 2차 나간 아가씨의 이름 위에는 별표를 한다. 또 (내게 장부에 적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업주가) 가게에 없을 때 (법조계 사람들이 접대받는 방에서) 술이 한병 더 들어갈 때마다 전화해서 '술 한병 더달란다'고 이야기하면 '술 작업하지 말라. 누군 뭐 팔아서 장사하나'고 욕한다. 그리고 내 맘대로 술을 들여놓으면 (무지) 욕먹는다."

▲ 춘천시 효자동에 위치한 춘천지방검찰청(사진 왼쪽 건물)과 춘천지방법원.
ⓒ 유창재
- 언론에 보도된 30여명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는 무엇인가.
"지난번에 검찰에 가니까 97년부터 2004년도 사이에 그 가게에 와서 사용된 카드의 전표를 날짜 시간과 카드 별로 나눈 것 같다. 이름과 전화번호, 직업까지 나와 있는 리스트 장부가 있다. 거기에 자주 이름 나와 있는 사람 이름을 가리키면서 '이사람 누구냐, 아는가' 물어보기도 했다."

- 업주 김씨가 일부 기자들에게 말하길, 지난 2월달의 고소사건과 관련해 손씨와 애인인 김씨가 2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는데?
"업주는 돈이면 다 해결되는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게 돈으로 입막음했을 거라 생각했으면 (고소했을 때) 돈을 들고 찾아왔어야 정상이 아니냐. (업주가) 술 한잔 먹고 전화를 해서 욕도 하고…. 그러던 어느날 전화해서 '너 얼마주면 춘천을 뜰거냐. 조용히 돈줄테니 떠나서 살아라'라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돈을 줄 것도 아니면서 반협박식이나 비꼬듯이 이야기를 했다. 돈 얼마 줄 것도 아니고, 막연한 것이었다. 내가 (업주의) 비리를 많이 아니까…. 고소자체가 염려스러우면 돈다발을 들고 와서 다른데 가서 살라고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비아냥거리듯 하길래, 얼떨결에 대답한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줄 사람도 아니란 걸 알아서 반문하듯이 한 말이다. 그런데 나중에 경찰이나 검찰에서 그 이야기가 진술로 나오는데…,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내가 그 사람을 고소한 것이 돈을 받을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처벌을 받길 원한다. (돈을 받고자 했다면) 민사로 해서 돈을 받아내지…."

- 그동안 검찰조사는 몇 번 받았나. 또 대질조사는 누구와 했나.
"제일 처음에는 춘천에서 10월초쯤에 한 번 받았다. 그리고 두 번째는 혼자서 서울에서 조사를 받고, 다음에 대질조사를 (서울에서) 두 번 받았다. (또다른 고소인인) 김아무개 조사할 때도 갔었고, 오늘(3일)이 여섯 번째다. 대질조사는 처음에 김 변호사랑 했고, 그다음은 검찰직원인 황아무개와 박아무개씨가 대질했다. 지난 10월말에 여종업원 김아무개가 정 판사와 대질조사를 시작할 때 앉아서 당시 상황을 정 판사와 이야기했다."

- 지난해 5월에 같은 업소의 김아무개양 등 2명이 업주에 대한 고소장을 춘천경찰서가 아닌 원주경찰서에 낸 이유는 무엇인가.
"(나도) 처음에 고소하기 전에 많이 망설였다. 춘천 경찰 관내는 그렇고…. (업주가) 경찰서 직원까지 다 안다."

- 지난 2001년부터 업소에서 생활하면서 이번 사건 이외에 어렵고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여종업원 때) 말이 (2차 나가는 것이) 하루에 2∼3번 나가는 것이지, 사람이 한달간 나가면 반은 죽는다. 밤생활을 하는데 '골반염'을 안고 산다. 골반염은 기본이고, 산부인과를 달고 산다. 골반염 후유증은 계속해서 생겼다. 아랫배도 아프고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피곤하다. 테이블에 늦게 가겠다' 등의 이야기하면 (그날은) 죽는 것이다.

(그러던 중) 어떻게든 2차 나가라고 해서 2차 나갔다가 손님과 관계하던 중에 급성난소 출혈이 있었다. 병원에서는 물혹 생겼다고 했다. (그때) 피가 터져서 배 안에 피가 가득했다. 새벽에 마담에게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서, 같이 2차 나갔던 아가씨가 병원에 데리고 가줬다. (병원에서) 지금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해서 그런 일로 (집에) 식구들에게 연락할 수도 없고, 그 친구가 보호자로 대신 해주고 대수술을 받았다. 1주일 병원에 입원하고 사장에게 1주일 더 쉬겠다고 이야기했더니, 처음에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가게에 출근만 하라고 하더니, (또 뭐라고 할까봐) 그때 거역할 수 없어 출근했다. 설마 테이블에 들여보낼까 했는데, 손님이 오니까 들여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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