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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숙한 분위기로 창립총회가 진행되는 도중 독립운동가 등 참가자들이 애국가를 목이 메이게 불렀다.
ⓒ 오마이뉴스 조호진

친일 문제 등 과거사 청산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사업회가 창립됐다.

임정기념사업회 창립총회는 15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김원기 국회의장과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을 비롯해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윤경빈 전 광복회장, 함세웅 신부 등 독립운동가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총회에서 조문기 민족문제 이사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창립 축하메시지를 대독했다. 노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독립운동의 중심으로서 일제의 탄압을 이겨내고 조국 광복을 이뤄냈으며, 참여정부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자랑스런 법통 위에 서있다"며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밝히고 올바르게 가르쳐야 하며, 자랑스러운 역사는 따라야 할 이정표로, 안타까운 역사는 반성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과거사 청산의 의미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임시정부를 기념하는 일은 우리의 자긍심을 살려 당당하고 힘있는 나라를 만들어가는 정신적 토대가 될 것"이라며 "참여정부는 선열들이 물려주신 민족자존의 역사를 바로 세워나가는데 더욱 힘쓸 것이며, 무엇보다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이 자랑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축사를 통해 "국회에서 친일진상규명법 제정을 앞두고 지하에 계신 백범 선생과 독립투사들에게 뒤늦게나마 고하게 됐다"며 "친일파들이 이 나라의 정통성을 더럽힌 역사를 60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하며 친일진상이 드러나면 뉘우치고 화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은 "친일파들이 애국지사로 둔갑해 반공을 앞세우며 사상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지난 60년은 청산되어야 한다"며 "친일파가 주류를 이뤄온 나라에서 이제 애국을 가르칠 수 있는 당당한 조국을 만들어야하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흔들리지 않고 앞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환국 환영대회에 참석한 김구 주석, 김규식부주석, 엄항섭 선전부장 등(1945년 12월 19일)
ⓒ 백범사상실천운동연합
김자동, 김원웅, 이만열 등 16명은 지난 6월 12일 창립준비위를 출범시킨 뒤 지난달 25일 발기인대회를 거쳐 이날 창립대회를 열었다.

발기인으로는 윤경빈(전 광복회장) 조문기(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김신(백범기념사업회장) 강만길(상지대총장) 김삼웅(성균관대 교수) 이만열(국사편찬위원장) 한승헌(전 감사원장) 한완상(한성대총장) 함세웅(신부) 권영길(민노당 국회의원) 원희룡(한나라당 〃) 최용규(열린우리당) 김원웅(〃) 김희선(〃) 이종걸(〃) 의원 등 33인이 참여했다.

김삼웅 교수는 창립취지문에서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시하여 대한민국의 건국 기반이 임정임을 선언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지금까지 임정기념사업회조차 이 땅에 두지 못한 것은 역대 정부는 물론 온 국민이 짊어진 큰 부채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한 "임정은 중원 천지를 전전하면서 27년 동안이나 국권회복을 위해 싸워온 망명정부이고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대표기관"이었다며 "임정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카이로 선언이 나왔고 미국·영국·소련·중국과 같은 국제 열강이 전후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독립을 보장했던 것"이라고 임정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임정기념사업회는 이날 총회에서 김자동(독립운동가 김의한·정정화의 아들) 대동단기념사업회 상임이사를 회장으로 선출하고 '항일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위상 조명(가칭)'에 대한 학술회의와 임시정부 유적지 탐방 등을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인 장병화(민족문제연구소 회원)씨는 이날 자작시인 '조국에 돌아온 대한민국'이란 헌시를 창립총회에서 낭독했다. 장씨는 시에서 "선열들이시여/ 여든 다섯 해나 기다려 조국의 품에 모심을/ 천지에 알리오니 용서하소서"라며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계승하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날이 되게 하옵소서"라고 낭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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