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테네 올림픽 배드민턴 종목에서 금메달이 기대되었던 혼합복식의 김동문-라경민 조가 8강에서 덴마크에게 패하며 탈락했다. 4년 전에 열린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함께 출전했다가 8강에서 탈락했던 악몽을 이번에도 되풀이한 것이다.

한국시간으로 16일에 열린 이 날 경기에서 김동문과 라경민은 1회전에서 네덜란드 조를 2-0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8강에서 덴마크의 요나스 라스무센-리케 올센을 상대한 김동문과 라경민은 1세트 초반 7:1까지 크게 앞서며 이번에도 기분 좋은 승리가 예상되었다. 이후 9:10으로 역전을 당하기는 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다시 14:11로 점수를 벌리면서 1세트 승리를 눈앞에 두었으나 이때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갑자기 경기력이 흔들린 김동문과 라경민은 순식간에 14:14까지 추격을 당하더니 이후 3점을 더 내주며 결국 14:17로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1세트를 어이없게 빼앗겨 전의를 상실한 김동문과 라경민의 부진은 2세트에 들어서도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무려 0:8까지 점수차가 벌어지며 세계랭킹 1위의 명성에 전혀 걸맞지 않는 경기를 펼쳐 나갔다.

이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선수단과 응원단은 물론이고 김동문과 라경민의 기량과 명성을 잘 알고 있는 외국 선수들까지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으며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8:15라는 큰 점수차로 2세트마저 내준 김동문과 라경민은 덴마크 조에게 세트 스코어 0-2로 완패하며 메달권 진입은 물론이고 두 대회 연속 8강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감수해야만 했다.

2003년에 벌어진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서 1위에 올라 세계 최강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며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이 확실하다고 평가되었던 김동문과 라경민이었기에 탈락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길영아 선수와 함께 조를 이루어 혼합복식 부문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차지했던 김동문은 8년만의 금메달 탈환에 실패했고, 그 때 당시 박주봉 선수와 함께 출전하여 김동문과 길영아에게 패해 은메달을 따내는 데 그쳤던 라경민은 세 번의 올림픽 혼합복식 출전에서 단 한 번도 금메달을 차지하지 못하며 올림픽과의 악연을 이어 갔다.

한편 배드민턴 종목에서는 혼합복식과 더불어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린단(중국)도 싱가포르의 로널드 수실로에게 0:2로 완패하며 탈락, 이변이 속출했다.
2004-08-17 14:19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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