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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시 사적관리소에 봉안된 유관순 열사 영정. 이 영정은 친일의혹을 받고있는 장우성 화백이 그린 것이다.
유관순 열사 영정 제작자의 친일 혐의 규명을 놓고 천안시와 문화관광부(문광부)가 서로 "담당 업무가 아니다"라며 떠 넘기고 있어 비난여론이 증폭되고 있다.

문광부 영정심의위 "친일논란은 심의대상이 아니다"

지난달 21일 문광부는 2004년 제1차 동상영정심의위원회(영정심의위)를 개최했다. 이날 영정심의위에서는 영정 제작자의 친일혐의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유관순 열사의 영정도 심의대상에 포함돼 위원회 개최 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위원회는 심의결과 "유 열사의 영정에 일부 문제가 발견됐다"며 지적사항을 보완해 향후 재심의를 요청하라고 천안시에 통보했다. 문광부가 최근 시에 통보한 공문에 따르면 영정심의위의 지적사항은 ▲왼쪽 볼의 부은 부분 교정 ▲흰 머리카락을 검정으로 교체 ▲비단신을 검정고무신으로 교체 ▲팔 소매속 손 모양을 해부학적으로 맞도록 교정 등이다.

유 열사 영정 제작을 맡은 월전 장우성 화백의 친일혐의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 의원들의 의견이 개진됐지만 화가의 친일 시비는 위원회 권한 밖의 문제라는 의견이 다수를 형성해 더 이상 논의가 전개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영정심의위는 시에 보낸 지적사항 공문에서 수정된 작품을 차기 심의에 올려 재심의하고 표준영정 지적문제도 차기회의에서 논의한다고만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광부 관계자는 "영정심의위는 영정의 기술적 완성도를 심의하는 것일 뿐 화가의 친일혐의나 적정성까지 따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안시, 친일혐의는 있지만 물증이 없다?

천안시사적관리소(소장 안대진)는 지난해 12월 시비 5000만원, 도비 5000만원 등 총 제작비 1억원을 투입해 유관순 열사의 표준영정을 다시 제작키로 결정하고 장우성(92) 화백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유 열사 새 영정의 제작을 맡은 장우성 화백의 친일논란이 지난 3·1절을 앞두고 언론보도를 통해 제기되자 영정 제작을 잠정 중단하고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했다.

사적관리소는 민족문제연구소와 장우성 화백측에서 수렴한 의견이 상호 간 첨예하게 엇갈리자 장 화백의 교체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의견서에서 민족문제연구소는 장우성 화백이 친일미술대회인 조선미술전람회에 참여해 다수 입상하고 총독부 정보과와 국민총력조선연맹이 후원한 '반도총후미술전람회'에 초대 작가로 참여한 점을 거론하며 친일경력의 장 화백이 유 열사 영정 제작자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장우성 화백측은 '반도총후미술전람회'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친일 미술인이었다면 우리 나라 최고의 금관문화훈장을 위시한 많은 상훈들이 수여됐겠느냐며 친일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양측의 주장이 대립되자 시는 양측의 의견서를 첨부해 문광부 영정심의위에 표준영정 채택 여부를 안건으로 제출했다. 사적관리소 안대진 소장은 "친일혐의 논란은 있지만 뚜렷한 물증이 없다"며 "문광부 영정심의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장 화백 영정 봉안되면 당장 철거하겠다"

문광부 영정심의위가 장 화백의 친일혐의 논란을 권한 밖으로 돌리자 민족문제연구소는 천안시와 문광부가 "친일혐의 논란 규명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양수철 충남지부장은 "뚜렷한 물증이 없다지만 친일단체 가입 경력만으로도 장우성 화백은 유 열사 영정 제작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양 지부장은 "장 화백이 제작한 유관순 열사의 영정이 표준영정으로 추모각에 봉안되면 당장 철거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문광부 관계자는 "지적사항이 보완되면 12월경 영정심의위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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