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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와 21세기 첫 전쟁 ‘항구적 자유작전(Enduring Freedom)’을 계기로 미국을 비롯한 유럽열강의 각축장으로 급변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최근 관심사는 9월로 예정된 ‘대통령 및 총선’이다.

현재 아프간은 지난 2002년 6월에 출범한 ‘가르자이(Hamid Karzai) 과도정부’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나, 2003년 12월 중순에 소집한 로야 지르가(Loya Jirga, 아프간 최고 주권기관)에서 약 3주간의 격렬한 토의 끝에 1·4 신헌법을 채택함에 따라 대통령과 2인의 부통령, 그리고 상·하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항구적 자유작전’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가기까지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며, 현재 우리 나라도 동참하고 있다.

▲ 선거유세와 홍보로 종종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카불시(아프간 수도)
ⓒ 서준동
아프간 재건을 위한 각종 국제회의와 단체
아프간 재건을 위한 첫 번째 국제회의는 군사작전이 한창이던 지난 2001년 11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아프간 재건을 위한 고위급회의’이다.

미국과 공동의장국인 일본, 서방 11개 선진국, 그리고 한국, 터키, 사우디가 가세한 총 14개국과 UN을 비롯한 7개 국제기구, 호주, 중국 등 6개국 옵저버의 참석 하에 이루어진 고위급회의는 전후 아프간 복구와 재건을 위한 청사진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우선 아프간 지원에 관한 각국의 정치적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후 아프간 복구 및 재건 공동실태조사 준비 회의를 비롯한 수차례의 국제회의가 진행되었으나 당시 아프간에서 군사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회의 참가국과 국제기구가 구체적인 지원시기 및 금액을 공표하지 않아 가시적 성과는 없었다.

그러나 2001년 11월 27일 본(Bonn)에서 개최된 ‘아프가니스탄 제 정파회의’에서는 같은 해 12월 22일 임시정부를 출범시키고 6개월 이내에 긴급 부족장회의(Loya Jirga)를 소집, 대통령을 선출해 과도정부를 수립할 것과 과도정부는 긴급 부족장회의 소집일로부터 2년 이내 자유공명선거를 통한 정식정부를 출범시키기로 결정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로 인해 파슈툰족 지도자 ‘가르자이’가 긴급 부족장회의에서 2002년 6월, 과도정부 수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이로부터 2년 이내인 금년 6월까지 선거를 실시토록 되어 있었으나 반정부세력과 지방 군벌의 다툼, 저조한 선거인 등록 등의 이유로 9월로 연기해 실시하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ASG(Afghan Support Group)연례회의’(미국, 일본, 러시아, 영국을 비롯한 유럽 12개국 등 총 15개국, 2001년 12월 독일 베를린)와 ‘아프간 재건을 위한 운영그룹회의’(2001년 12월 벨기에 브뤼셀), ‘아프간재건을 위한 동경국제회의’(2002년 1월 일본 도쿄), 동경국제회의 결과 이행을 위한 그룹회의(제1차 2002년 4월, 제2차 2002년 10월), ‘고위급 전략포럼(2003년 3월 벨기에 브뤼셀) 등이 개최되었다.

이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회의는 ‘아프간 재건을 위한 동경국제회의’였다. 이 때 회의 참가국은 아프간 재건지원을 위해 5년내 45억불 지원을 공표했으며, 우리 정부도 2년 6개월 동안(과도정부에서 신정부 이양기까지) 4천5백만 불을 지원토록 결정한 바 있다.

최고 지원국가 및 단체로는 EU에서 25억불, 일본 5억불, 세계은행 5억불, 미국 3억불, 인도 1억불 등이다. 우리 나라에서 지원된 4500만 불은 병원, 보건소 건립 및 기자재 공여, 학교 및 직업훈련 센터건립(연수생 초청 사업포함), 통신망 및 IT 분야, 도로보수 및 교량건설 사업에 대부분 집행되었다.

또한 ‘고위급 전략포럼’에서는 아프간 건설의 목표를 서방과 이슬람 간의 충돌을 막는 ‘친서방적 온건 이슬람국가’에 두고, 향후 5년간 아프간 재건을 위해 약 150억 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장기적 지원을 위한 새로운 서약회의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 아프간 카피사주 고르반드 마을의 지방정부 건물(선거인 등록사무소)
ⓒ 서준동
2002년 6월 과도정부 수립과 아프간 최근 정세
2002년 6월 개최된 Loya Jirga 국민대회의(일종의 국회 기능 담당)에서 현 가르자이(Karzai) 대통령을 정부 수반으로 선출하였고, 가르자이 대통령이 4명의 부통령과 26명의 각료를 임명함으로써 과도정부가 출범했다. 아프간 신헌법 제정 및 이에 기초한 전국민선거를 통해 정식 정부 출범시까지 존속키로 한 것이다.

하미드 가르자이(Hamid Karzai)는 파슈툰족으로 57년 출생했다. 1980년대 소련침공시에는 무자헤딘으로 활동했으며, 소련군 철수 이후 1992년부터 94년까지 랍바니(Rabbani) 정권시 외무차관으로 근무하다, 94년 탈레반 정권 수립후 파키스탄으로 망명했다가 2001년 1월, 아프간 임시정부 의장으로 취임하여, 2002년 6월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이다.

또한 26명의 아프간 과도정부 내각은 아프간 종족 구성비에 따라 구성되었고, 4명의 부통령중 파힘카심(Marshall Mohammad Fahim Qasim)이 국방장관 겸 제1부통령으로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지방은 32개의 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가르자이 대통령이 각 주지사를 임명하여 통제하고 있으나, 그 영향력은 미미하다.

▲ 카피사주 주지사의 연설 장면
ⓒ 서준동
지난 6월 17일 아프간 북서부 고어주에서 정파간 분쟁으로 10여명 이상이 사망하고 주지사는 인근 헤랏주로 도주하여 반란세력인 민병대 사령관 ‘칸’이 주의 수도를 통제하고 있다.

이렇게 지방군벌들이 중앙정부가 임명한 주지사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히 토로하면서 무장해제의 대가로 주의 주요 직위보장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 3개월 동안 중앙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지사에 대한 반란이 세 번이나 발생한 것만 봐도 아프간 중앙정부의 지방통제력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가를 잘 알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정세는 9월 대선 및 총선을 앞두고 동맹군과 아프간 신국군의 탈레반 소탕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고, 이에 맞선 탈레반과 반정부단체는 선거방해에 사활을 걸고 무차별적인 테러와 게릴라식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 곳곳에 나뉭구는 불발탄과 폭발물은 또 다른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 서준동
아프가니스탄 동맹군 사령부(CJTF-76)의 전투 상황보고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일 교전상황과 테러로 인한 피해 상황이 접수되고 있다. 대부분 대부분 교전상황은 남부 및 동부의 파키스탄 접경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테러와 폭탄공격(IED, 급조된 사제폭탄)은 카불을 비롯한 도시와 각지방 선거등록 사무소를 대상으로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현재 아프간 전역에 약 1000개의 선거등록 사무소와 2천여 개의 선거위원팀이 활동중이며, 지금까지 약 4백만명 이상이 등록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는 유권자 1천만명중 최소 6백만명이 등록하면 선거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최대 8백만명의 유권자 등록을 목표로 선거인 등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카블 한국대사관 해병경비대원이 출입 차량에 대한 폭발물 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 서준동
한 ·아프간 양국관계와 우리 나라의 재건 지원사업
우리 나라와 아프간 사이 수교가 처음 체결된 것은 지난 73년 12월이다. 그러나 78년 9월, 아프간에 소련군이 주둔하면서 외교는 단절되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항구적 자유작전’이 시작된 결과, 2001년 12월 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 출범식에 경축사절을 파견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다음해 1월, 양국 외교장관간에 공동서명에 의한 공식적인 양국관계가 재개되었고, 그 해 9월 2일 상주 대사관이 재개설되어 초대 대사로 ‘박종순 대사’가 부임한 이후, 현재 2대 ‘유영방 대사’가 올해 ‘가르자이 대통령’에 대한 신임장을 제정 받아 임무를 수행 중이다.

현재 아프가니스탄과의 교역현황으로는 우리 나라에서 담배, 섬유류, 의류, 가전제품 등을 연간 5천만불 이상 수출하고 수입품은 거의 없는 편이며, 지난 2002년 1월 동경 국제회의 시에 4천5백만불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각종 경제협력 사업을 실시 중에 있다.

▲ 아프간 한국교민들이 대사관저에서 모임을 열고 있다(가운데 유영방 대사).
ⓒ 서준동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으로는 한국내 6개 과정 연수생 초청 교육사업, 5개 분야에 대한 한국 전문가 파견으로 업무지도, 200만불 상당의 물자지원, 아프간 공무원훈련원 건립, 카불공대 IT센터 건립, Istalif 소수력 발전소 건립, 100만불 상당의 아프간 재건 신탁기금 운영, 300만불 상당의 농촌개발 지원사업, 100만불 규모의 컴퓨터 훈련센터 사업, 250만불 규모의 아비세나(Avicena)병원 사업, 650만불 규모의 직업훈련원 건립지원 사업, 기타 10여개의 NGO 봉사활동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지원사업과 함께 우리 나라의 삼환기업, 삼미무역, 삼림건설 등의 상사 및 건설업체가 진출해 있다. 최근 삼환기업은 7천만불 이상 규모의 아프간 도로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대사관 및 코이카(KOICA) 직원, NGO 단체 등 약 백여명의 민간 한국인과 국군 공병단 및 의료지원단 205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9월 선거 이후에는 더 많은 수의 한국인들이 들어와 NGO 단체를 중심으로 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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