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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일보 노조가 15일 발행한 노보.
ⓒ <부일노보>PDF

신문사 소유지분 분산이 언론개혁의 한 방법론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부산일보>(사장 김상훈)의 소유관계가 다시 쟁점화될 전망이다.

전국 최대 지역일간지인 부산일보 노동조합이 신문사 지분의 100%를 소유한 정수장학회 박근혜 이사장의 용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난 62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인재지원을 위해 설립한 장학재단 '5.16장학회' 후신으로, 부산일보 외에 MBC 지분 30%도 갖고 있다. 박 대표는 95년부터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해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 지부(위원장 이재희)는 지난 15일 노보를 통해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 할 정치인이 한 손에 정치권력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 언론까지 쥐고가려 욕심낸다면 옳지 않다"며 "박근혜 이사장은 양수집병의 갈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는 또 "가장 치우침이 없어야 할 언론사가 특정 정치인의 영향력 아래 놓여 공정성이 훼손된다면 언론의 상품적 가치도 평가절하될 것"이라며 "어떤 정치세력이나 정치인도 부산일보를 소유할 수 없으며, 소유해서도 안된다"고 못박았다.

박근혜 이사장 한나라당 대표 취임 후 계속 '편향 보도' 비판 시달려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조는 박 대표의 이사장 용퇴의 첫번째 이유로 편집권 독립 문제를 들었다. 특히 박 이사장이 지난 3월 23일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17대 총선과 6.5 재보선을 거치면서 부산일보 지면의 '친한나라당 편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안팎으로 제기돼 왔다.

급기야 부산일보 기자들은 4월 12일 "한나라당과 박 대표에 대한 편향보도로 공정성이 훼손되는 것을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결의하기도 했다. 당시 기자들은 성명을 통해 "수많은 독자와 취재원들도 부산일보의 불공정보도를 비판하고 있어 낯을 들고 다니기가 부끄러울 정도"라며 제작간부 등 경영진의 자성을 촉구한 바 있다.

노조 역시 총선 직후 김상훈 부산일보 사장 앞으로 박 대표의 정수장학회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부산일보 편파성 논란은 제1야당인 한나라당 대표가 재단 이사장이라는 전제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언론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박 대표의 이사장 용퇴를 건의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는 상황에서 이사장 문제를 걸고 넘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정치인이라고 해서 신문사 재단 이사장을 맡지 말란 법은 없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와 관련, "재단측이 직접 보도에 개입했다고 보지는 않지만 박 이사장이 왕성한 정치활동을 하면 할수록 부산일보 보도에 '편향의 색깔'이 덧씌워진다"며 "제1야당 대표가 언론사 지분을 전적으로 소유한 재단 이사장이라면 그 신문의 편집·보도내용이 어찌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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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기자들 "낯들고 다니기 부끄럽다"


노조, 박 이사장 퇴진 및 임원 인사권 반환 요구

▲ 부산일보 사옥 전경.
ⓒ 부산일보노조 제공
따라서 노조는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지분소유가 더 이상 부산일보 경영과 편집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재단이 임원진 인사권을 갖고 있는 한 직간접적 영향력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이재희 부산일보 지부 위원장은 "형식상으로는 소유와 경영, 편집이 분리돼있는 게 맞다"면서 "상법상 주주의 정당한 권한이기도 하지만 임원 인사권이 재단에 있는 한 소유주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도 제작간부 등 일부 경영진이 재단을 의식해 '알아서 기는식'의 편형보도가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간부들은 한번도 재단측 압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일반 독자뿐 아니라 정치적 반대세력으로부터 끊임없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부산일보 성장과 존폐 여부는 불편부당의 언론정신을 확립하는데 달려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박 대표가 용단을 내려 소유의 빌미로부터 부산일보를 놔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조는 적절한 공익적 방법을 통해 정수장학회가 가진 임원 인사권을 부산일보 구성원에게 돌려주자고 제안하고 있다. 노조는 앞으로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통해 부산일보 소유구조 개선과 편집권 독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오진영 부산일보 상무는 "공식적인 회사 입장을 말할 위치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부산일보는 현재 소유와 경영, 편집이 정확히 분리돼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상훈 사장은 현재 출장 중인 관계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 대표 측도 노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영 대표 비서실장은 1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표의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은 부산일보 편집권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며 "정수장학회에는 이름만 올려놓았을 뿐 한나라당 대표직무 때문에 신경도 못쓰고 있다"고 말했다.

진 실장은 "정수장학회에서 MBC 지분도 일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고 해서 편집권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다"고 설명한 뒤 "편집권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해서 재단 이사장를 그만두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 100% 지분소유
박 대표와 <부산일보>의 소유관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부산일보>의 소유관계에 관심이 쏠린 것은 지난 17대 총선으로 올라간다. 대표 선출 직후 부산지역에 불기 시작한 '박풍'으로 한나라당 지지도가 급상승하자 부산일보의 '박근혜 띄우기' 문제가 거론됐다.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 지분 100%을 소유하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안팎의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재 정수장학회는 최대 지방일간지인 부산일보 지분 100%와 MBC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다.

정수장학회는 196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학업과 연구를 수행하기 힘든 인재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5.16 장학회라는 명칭으로 시작했다가 1982년 지금의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꿨다. 박 대표는 1995년부터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수장학회는 이외에 서울 능동의 어린이회관 등 1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6년 타블로이드판으로 창간된 부산일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쿠데타로 집권한 직후인 62년 5.16 장학회로 운영권이 이관됐다.

박 전 대통령은 그해 5월 25일 당시 부산일보, MBC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사업가 김지태씨를 해외 재산도피 혐의로 구속하면서 주식 전량을 몰수했고 5.16 장학회에 기탁했다. 80년 전두환 신군부는 5.16 장학회의 MBC 지분 70%를 국가헌납 형식으로 다시 몰수, 현재 MBC의 대주주인 (재)방송문화진흥회를 만들었다.

박 대표와 부산일보 소유구조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88년 부산일보 노조가 창립되면서부터다. 당시 편집권 독립 투쟁과 관련해 노조가 '정수장학회 해체'를 요구했고, 96년 노조 주최의 소유구조 개편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지난해 부산일보와 MBC는 각각 8억원과 17억원의 장학기금을 정수장학회에 기부했다. 두 언론사는 해마다 일정 금액을 장학기금으로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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