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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11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출범식을 가진 초록정치연대
ⓒ 오마이뉴스 김태형

"골프 말고 쉘 위 댄스"
"술판 말고 보드게임"
"아토피도 정치다!"

'생명과 평화의 정치'를 표방하는 초록정치연대가 10일 공식 출범했다. 초록정치연대는 2005년까지 '초록정당'을 결성, 오는 2006년 지방선거에 참여할 계획이다.

'한국의 녹색당' 실험으로 평가될 수 있는 초록정치연대의 출범은 지난해 4월부터 본격 추진됐다. 초록정치의 필요성과 실현 방향을 고민하던 시민·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녹색정치준비모임'을 결성, 정치세력화 및 정치 참여 방안을 적극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새만금·부안 핵폐기장·이라크파병 등이 사회적 현안으로 크게 부각되자, 준비모임은 조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각 부문별 시민단체와의 연대 강화도 진행해왔다.

준비모임은 작년 10월 1차 회원 총회를 열고 '순번제 운영위원회' 제도 도입을 채택하는 한편, 11월 이후 정기 운영위원회를 열어 초록정치연대 출범을 위한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벌여왔다.(순번제 운영위원회란 3개월 이상의 회원 중 제비뽑기로 임기 6개월의 운영위원 5명을 선출하는 방식)

창립회원에는 김금희 서울 관악구의회 의원 등 시민사회단체 출신 지방의원 9명을 비롯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 이미영 전 여성환경연대 사무국장, 하승수 변호사, 서왕진 환경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안진걸 참여연대 회원참여팀장 등 271명이 참여했다.

사무국에서 실무를 담당할 서형원 간사는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다 보니 명망가 중심의 위계적 정치구조를 깨는 게 쉽지 않았다"며 "참여 인사의 다양성을 포괄하는 작업이 남은 과제"라고 밝혔다.

▲ "아토피도 정치다" "유머스런 정치조직" 초록정치연대는 지역사회에 기반한 풀뿌리 생활정치를 표방한다.
ⓒ 오마이뉴스 김태형

서울시의 신개발주의 정책 저지에 총력

초록정치연대는 우선 이명박 현 서울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신개발주의 정책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활동 계획을 밝혔다.

초록정치연대는 "현재 서울시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청계천 개발, 뉴타운 정책, 초고밀도 재개발단지 사업 등이 토지투기세력의 배만 불리는 반환경·반문화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환경·문화·나눔이 살아있는 '초록서울'을 위한 정책 프로젝트를 제시·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서 간사는 "이 문제에 관심이 많은 문화연대 등과 연대해 서울의 개발광풍을 막아내겠다"며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조직적인 시민 저항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초록정치연대는 2005년 중반까지 초록정당을 결성해 2006년 지방선거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서 간사는 "광역단체장 당선은 1곳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기초의원의 경우 광범위하게 당선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당선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라크 파병 반대·병역복무기간 단축·대체복무제 도입 등 반전반핵 평화군축 운동 ▲이주노동자·장애인 인권 등 사회연대 운동 ▲탈핵 프로그램을 통한 대안에너지 체제 구축·유기농 농업 체제로의 전환 등의 대안정책 제시 운동 등도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다.

▲ 초록정치연대는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를 통해 빈곤과 차별 문제 등을 제기할 예정이다.
ⓒ 오마이뉴스 김태형

민주노동당과의 차별성 강조 "사안별로 협력해 나갈 것"

한편 민주노동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초록정치연대는 이념적·구조적 지향점의 차이를 강조하면서도 사안별로 적극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창립회원으로 참여한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사회에서 민주노동당이 모든 것을 다 포괄할 수는 없다"며 "일정 부분 중복이 되겠지만 상당부분 중복되지 않으면서 대중 정치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간사는 "초록정당이 지역 중심의 풀뿌리 수평 네트워크 조직이라면 민주노동당은 상대적으로 중앙당 중심의 피라밋 조직일 수밖에 없다"며 "의제 우선 순위에 있어서도 초록정당은 계급 사안이 아닌 환경·여성·평화 등을 우선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 초록정치연대는 생명·평화·풀뿌리·지구·나눔·미래·성평등·다양성 등 8가지 가치지향 내용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김태형

'초록정치' 성공 여부, 좀 더 지켜봐야

초록정치연대가 10일 본격적으로 출범하기는 했지만, 정치세력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무엇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녹색정치 세력이 거뒀던 성적표가 너무나 초라했기 때문이다.

원내 제3당으로 진출한 민주노동당과의 약진과는 달리, 한국노총이라는 조직적 기반 하에 녹색 정치를 표방하며 원내진출을 노렸던 녹색사민당은 단 한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하는 참패를 거뒀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초록정치연대는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녹색정치의 구현할 주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한다. 정치세력화를 둘러싼 환경단체·인사들 간의 이견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토로한다.

초록정치연대는 창립식을 계기로 여성·평화·지역 운동 등 다양한 세력들이 폭넓게 연대해 정치세력화에 나서길 바란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생명·평화·풀뿌리·지구·나눔·미래·성평등·다양성 등 8가지 광범위한 가치지향을 내세운 것도 참여폭을 넓히기 위한 고민 끝에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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