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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서 공연되는 완성 가극 <금강>
ⓒ (사)통일맞이

"남북한 그리고 해외동포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극이 없다. 남북한이 함께 만든 합작품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금강> 북한 공연을 통해 한민족 모두가 인정하는 대표극이 창작될 수 있는 단초가 되길 희망한다."

분단이래 처음으로 남한의 완성 극작품이 오는 9월 23일부터 24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신동엽의 서사시 '금강'을 음악극화한 민족가극 <금강>이 그것. 북한의 극작품도 남한에서 공연된 역사가 없기 때문에 가극 <금강>은 분단을 뛰어넘은 최초의 완성극 작품의 지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강>의 북한 공연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03년 8월. (사)통일맞이 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이하 통일맞이)가 문익환 목사 10주기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면서 <금강> 평양공연을 제안했던 것이다.

▲ <금강>의 한 장면
ⓒ (사)통일맞이
그후 2004년 1월 문익환 목사 10주기 추도식에 참가한 북한 관계자들과 실무협의를 거쳐 구두합의에 이르렀다. 남북한 문화 교류의 새로운 장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는 <금강> 평양공연 계획이 확정된 것은 지난 2004년 4월. 중국 용정에서 (사)통일맞이와 북한 민족화해협의회가 공식 합의서를 체결한 것이다.

(사)통일맞이 김재규 사무차장은 "남북한 통일을 위해서는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동질성을 확장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금강> 평양공연이 (남북한)서로의 역사인식과 문화예술의 이해폭을 확장시키는 데 작은 밑거름 될 것"이라는 말로 합의서 체결의 의미를 밝혔다.

가극 <금강>은 어떤 작품?

가극 <금강>은 신동엽의 서사시 '금강'을 음악극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지난 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을 맞이해 고 문호근 선생의 연출로 만들어진 최초의 민족가극으로 제1회 민족예술상을 수상하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극의 전반적인 흐름은 두 주인공 '하늬'와 '진아'의 사랑이 혁명을 통해 어떻게 싹트고 결실을 맺는가, 그리고 이것이 다시 혁명의 동력으로 어떻게 전환되는지 긴장감 있고 웅장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 박상규
또한 김 사무차장은 "남북한 사이에 연극적인 형태의 무대작품이 교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른 무엇보다도 완성된 하나의 작품이 북한에서 공연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정치와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되는 반목과 불신을 뛰어넘는 남북한 문화교류가 획기적으로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많은 극작품 중에서 <금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사)통일맞이의 한 관계자의 설명한 이렇다.

"서로의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키고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분단 이전의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해야 한다. 그래야 상호 교감이 이루어지고 소통이 가능해진다. 동학농민혁명은 남북한 모두가 높이 평가하는 민중의 역동적인 운동이다. 그것을 소재로 한 <금강>이 (남북한 문화 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제격이라고 본다."

<금강> 평양공연 연출을 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석만 교수는 "역사적인 역할을 맡아 무거운 책임의식을 느낀다"면서 "이번 평양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쳐 남북한의 합작품을 만드는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북한의 가극은 상당히 발전돼 있다"며 "북한과 함께 작품을 만든다면 세계적인 작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강> 평양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사) 통일맞이는 총 300명의 방북단 중 200여명의 참관단을 모집해 백두산과 평양을 구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평양 공연을 마치고 국내에서 몇 차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김석만 교수는 밝혔다.

"북한과 함께 합작품 만들고 싶다"
[인터뷰] <금강> 연출을 맡은 김석만 교수

- 가극 <금강>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
"우리는 지금까지 과거의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과 함께 부유하며 살아왔다. 이것은 일종의 피난민의 삶이다. 그 안에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남북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세계화 이후 숨가쁘게 진행되어 온 우리의 삶을 천천히 성찰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

- <금강>을 북한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고 문호근 선생의 꿈이 10년만에 성사되었는데.
"어깨가 많이 무겁고 문호근 선생과 문익환 목사 생각이 많이 난다. 80년대 이후 많은 사람들이 민중운동의 활성화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 선배들의 노력이 지금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 역량은 지금 한 시대를 매듭짓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 남북 문화교류는 그 과정의 하나다. 선배들이 쌓아올린 성과가 후배들에게 잘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

- 북한의 음악극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우리의 창작 음악극은 이제 겨우 씨를 뿌리는 단계에 와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음악극은 엄청나게 발전되어 있다. 북한과 함께 공동으로 창작극을 만든다면 세계적인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북한 공연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가.
"남북한 그리고 해외동포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극이 없다. 남북한이 함께 만든 합작품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금강> 북한 공연을 통해 한민족 모두가 인정하는 대표극이 창작될 수 있는 단초가 되길 희망한다."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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