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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이한기 김영균 최경준 이성규 김태형 기자
사진: 이종호 기자
동영상: 김윤상 기자


▲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9일 저녁 노무현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저지를 위해 탄핵안 표결시한인 오는 12일 오후 6시 30분까지 국회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8신 - 해설 : 9일 저녁 8시35분]

탄핵안은 속전속결, 정치관계법은 미루고 미루다 늑장처리


사과와 맞바꾼 탄핵.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결국 '탄핵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로써 노 대통령은 밖으로 북핵, 안으로는 탄핵이라는 '두 핵'을 어깨 위에 짊어지게 됐다.

이유야 어찌됐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가결 여부를 떠나 발의 자체만으로도 향후 정국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결될 경우는 두 말 하면 잔소리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대통령의 직무가 중단되고, 총선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혼미 상태에 빠져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탄핵안을 발의한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나름의 이유와 논리를 갖고 있겠지만, 이번 대통령 탄핵안 처리 과정을 보면 동기에서부터 정략적인 의도가 개입됐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탄핵 사유다. 노 대통령의 선거개입 의혹을 낳은 발언과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이라는 판단이 불씨가 됐다. 이같은 이유가 전국민의 직접 투표에 의해 선출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릴 정도의 국가 위기적인 상황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야당이 손쉬운 권력 찬탈을 꿈꾸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동의를 얻거나 공감대를 형성한 뒤 탄핵안을 추진하려면 1년이라는 시간도 모자랄 것"이라는 얼마 전 조순형 민주당 대표의 발언에서도 보여지듯이, 이번 탄핵안은 국민들의 분노와 원성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국회 의석의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 야당의 감정적인 분노와 총선 전략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에 무게중심을 둘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안에서도 탄핵안에 대한 논란이 거듭됐다. 탄핵안에 반대하며 신중론을 폈던 대다수는 당내 소장파 내지 개혁 성향의 의원들이었다. 당 지도부와 주류가 이들의 주장을 무시한 채 '숫자의 논리'를 앞세워 번갯불에 콩 볶듯 탄핵안을 처리한 것은, 탄핵안 자체가 미칠 무거운 파장에 비해 너무나도 가벼운 행보라는 점도 찜찜한 뒷맛을 남긴다.

방탄·무능 국회라는 평가를 받는 16대의 마지막 국회는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 발의를 이처럼 신속하게 처리했던 야당이 국민들과 정치신인들의 여망이 담긴 선거·정당법 등 정치관계법 처리는 미루고 미루다 30여 일을 남겨둔 시점에서야 처리하는 '야누스의 얼굴'은 상식으로는 잘 납득되지 않는 한국 정치의 현주소다.

▲ 9일 본회의에서 김근태 우리당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민공조에 의한 대통령 탄핵안 발의를 비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7신 대체 : 9일 저녁 8시40분]

오후 6시30분경 탄핵안 보고, 국회 회기 12일까지 연장
열린우리당, 12일 오후 6시30분까지 마라톤 농성 돌입


열린우리당, 72시간 비상태세 돌입

열린우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탄핵안 마감시한인 12일 오후 6시30분까지 소속의원들이 본회의장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한편, 중앙당 주요일정도 전면 중단되는 등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72시간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열린우리당은 먼저 오는 11일로 예정된 총선 선대위 출범식을 15일로 연기했다. 애초 열린우리당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옛 농협 청과물공판장 새 당사에서 총선 선대위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지만, 야당의 탄핵소추안의 발의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일단 지도부는 선대위 발족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아래 일정대로 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애초 계획처럼 규모 축소가 불가피한데다 원외 인사 중심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어 '출범식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정동영 의장의 민생투어 일정도 전면 취소됐다. 정 의장은 내일(10일) 철강제 등 원자재 대란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인천경인주물공단 사업협동조합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탄핵안 발의로 일정을 연기했다. 매일 오전 당사에서 열리는 확대간부회의 등도 모두 장소를 본회의장으로 옮기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무엇보다 탄핵안을 저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다른 무엇보다 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만큼 엄중한 시국"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9일 오후 6시30분 본회의를 열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보고했다.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됨에 따라 박관용 의장은 임시국회 회기를 당초 10일에서 오는 12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했고, 재석 의원 165명 가운데 찬성 128표 반대 37표로 가결됐다.

국회는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표결을 실시해야 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오는 12일 오후 6시30분까지 탄핵안을 처리해야 한다. 이 때까지 표결을 실시하지 못할 경우 탄핵안은 자동 폐기된다.

이에 앞서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오늘은 국민과 함께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가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한 최악의 날이고, 국민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한 치욕의 날"이라고 탄핵안 발의를 성토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선 불복을 선언했고, 대통령으로 인정 않겠다는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이 들었고, 지난 80년 전두환 정권이 군화발로 짓밟으며 내란 음모죄를 만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비난했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민주당 중에서도 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함께 많은 노력을 했던 의원들이 있다"며 "여러분이 나서 이성을 잃은 지도부를 바로잡아 달라, 의원들의 결단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 본회의가 끝나자 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유용태 원내대표등 의원들이 짐을 싸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저녁 7시40분경, 본회의 산회 직후 열린우리당 의원 30여명은 회의장에 남아 탄핵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72시간 마라톤 항의농성에 돌입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을 향해 "오늘(9일) 탄핵안이 발의됐기 때문에 72시간이 되는 12일 오후 6시30분까지 본회의장에서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고, 의원들은 박수로 동의를 표했다.

김부겸 원내부대표는 "일부 의원 중 어차피 내일까지는 별일이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미증유의 사태를 국민들에게 알려내야 한다"며 "(총선과 관련) 지역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여기서 지면 이후 더 큰 어려움에 놓인다"고 말해, 의원들의 결의를 모았다.

이호웅 의원도 "박정희 정권의 유신사태와 전두환 정권의 계엄령 못지 않은 쿠데타 사태"라며 "단지 차이가 있다면 당시에는 총칼에 의한 위협으로 절박함에 몰렸고, 지금은 수의 위협에 의한 횡포로 국가 질서가 정지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중앙에 모여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권찬탈 음모를 규탄한다"며 구호를 외쳤다. 의원들은 절반씩 조를 나눠 식사 등을 해결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김부겸 원내부대표는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던 서상섭 한나라당 의원을 향해 "이쪽으로 와 함께 하자"고 손짓을 보내기도 했다.

▲ 9일 본회의가 끝나가자 의원들이 보자기에 안건 등을 싸며 퇴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허탈한 열린우리당 한-민공조로 대통령 탄핵발의안이 접수되자 우리당은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한민공조 탄핵안이 내란음모적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긴급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6신 : 9일 오후 6시37분]

쓴웃음, 침통, 격분, 허탈... 열린우리당 대책회의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사무처 의안과에 접수된 9일 오후 4시께, 열린우리당은 이후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145호실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대다수의 의원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쓴웃음이 담긴 표정을 지어보였고, 몇몇 의원들은 침통한 얼굴로 동료 의원과 대책을 숙의하기도 했다. 다들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안이 발의됐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 듯한 분위기였다.

의원총회 사회를 맡은 김부겸 원내부대표가 "오늘 이 어이없는 사태를 규탄하기 위한 발언을 듣도록 하겠다"는 말로 장내를 정리하면서 유시민 의원에게 규탄발언을 부탁했다. 야당을 향한 유 의원의 특유의 '시니컬한' 발언을 모두들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지한 유시민 "아들 딸에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인지…"

유 의원은 "기분이 이상하다, 만면에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는 선배 의원들에 대한 '질책성' 발언으로 규탄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국민경선에서부터 지난 2년간 지지자로서 고달픈 시간을 보냈다"며 "한쪽으로는 대통령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 슬프고, 한편으로는 이제막 1년이 지났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이 대통령직을 뺏어가려는 것을 보고 슬프다"고 여느 때와 다른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유 의원은 "요즘 악몽에 시달리곤 곧 잊어버리는데 국회에 나와보면 마찬가지인 것 같다"면서 "똑같이 비현실적인 상황인 것 같다"고 야당 탄핵발의를 비판했다. "탄핵 사유가 도무지 불명확하고 권력을 찬탈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유가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발언 내내 진지했던 그는 결국 "내가 독설은 잘 하지만 야당을 자극할까 해서 말을 못하겠다"며 "탄핵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자신의 양심 속에 들어가 이 일이 아들 딸에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해 보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는 말로 발언을 맺었다.

박병석 "탄핵 발의는 야당의 대선 불복에서 비롯"

이어 발언대에 오른 박병석 의원은 야당의 대통령 탄핵 사유에 대해 강력히 비판한 뒤 이날의 탄핵발의 사태는 야당의 대선 불복종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국가의 운명을 쥐고있는 대통령이 사과를 하면 넘어가고 사과를 하지 않으면 탄핵하겠다는 것은 곧 그 사안이 경미한 것임을 스스로도 인정한 것"이라며 논리적으로도 모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모든 사태는 야당이 대선에서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야당은 지금까지 대선 패배를 진실로 인정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성호 의원도 박 의원의 발언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야당의 탄핵안 발의는 총선용으로, 개혁대 반개혁 구도로 가면 전멸할 것을 알고 구도를 친노(親盧)와 반노(反盧) 구도로 무리하게 바꾸려는 정치 쿠데타"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의원은 야당의 탄핵안을 "중간에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날치기"로 규정하고 "헌법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국회가 용납해서는 안되며 물리력이 아닌 물리력을 동원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격분한 김근태 "쿠데타 음모, 어깨 걸고 저지"

이번에는 손으로 턱을 괸 채 장시간 고심에 잠겨 있던 김근태 원내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동료의원들에게 반문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군사쿠데타가 발생해 비상계엄이 제주까지 선포됐던 80년 5월 18일을 회고하면서 "오늘은 슬픈 날이며 국민들과 함께 슬퍼해야 하는 날"이라고 흐느끼며 말했다.

감정을 추스린 김 대표는 "동네 깡패인가, 용납할 수 없다"며 "있을 수 없는 맹공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격분한 감정을 토해냈다. 이어 "마음을 모아서, 쿠데타 음모에 어깨를 걸고 저지하자"며 "야당에게 경고하고 싸우자, 여러분 함께 하자"고 강력한 대야(對野)투쟁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 유용태 홍사덕외 157인의 의원이 서명발의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9일 오후 민주당 행정실 관계자가 의사국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한-민공조로 대통령 탄핵발의안이 접수된 뒤 유용태 민주당 원내대표와 전용원 한나라당 의원이 본회의장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5신 : 9일 오후 5시55분]

저녁 6시 국회 본회의 개최... '탄핵소추안' 보고 및 정치관계법 개정안 처리 예정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공동 발의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보고와 정치관계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9일 저녁 6시에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지역구 획정과 관련해 민주당이 제출한 '양승부 수정안'을 놓고 여야가 팽팽한 대립을 하고 있어 정치관계법이 통과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관련 일지

▲2004년 1월5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으로 탄핵사유"
▲1월8일 한나라당·민주당, '경선 당시 썬앤문측에 자금지원 요청' 보도에 따른 탄핵 검토
▲2월3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 "노 대통령이 계속 선거에 개입한다면 민주당은 탄핵발의도 불사할 것"
▲2월4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불법 관권선거와 공작정치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 탄핵을 포함해 모든 조치 검토"
▲2월24일 노 대통령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2월24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 "최고 책임자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고 불법 관권선거에만 몰두하는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법률적 검토를 마쳤다. 국민의 이해를 얻으면 탄핵을 추진할 것"
▲2월25일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 관련 탄핵 사유해당 검토
▲3월3일 노 대통령 "그냥 묻는 말에 답한 것을 놓고 탄핵 운운하고 있다"
▲3월3일 중앙선관위, 노 대통령 선거중립의무 위반 유권해석
▲3월4일 청와대, "존중하나 납득하지 못하겠다"
▲3월4일 한나라당·민주당, 노 대통령 공개사과 촉구 및 탄핵발의 본격 검토
▲3월5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 "7일까지 선거중립의무 위반과 본인.측근비리 등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을 경우 8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
▲3월6일 청와대 "부당한 정치적, 정략적 압력과 횡포에 굴복안해"
▲3월7일 한나라당, 선(先) 재발방지 약속 촉구
▲3월8일 노 대통령 "탄핵사유에 대해서는 굴복할 수 없고 원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3월9일 한나라당·민주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 연합뉴스

[4신 보강 : 9일 오후 5시20분]

9일 오후 3시45분 국회의원 159명 탄핵안 발의
한나라당 108명, 민주당 51명... 오늘 국회보고 후 24시간 이후 처리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9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접수됐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며, 이에 따라 총선을 30여일 앞둔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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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양당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이날 오후 3시45분께 노재석 의사국장에게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안에 서명한 의원은 한나라당 108명, 민주당 51명 등 모두 159명이며, 대표 발의자는 유용태 민주당 총무와 홍사덕 한나라당 총무로 돼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안이 발의될 경우 국회의장은 곧바로 본회의에 보고해야 하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표결을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박관용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또 24시간 이후 처리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탄핵소추안은 빨라야 내일 오후에야 처리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당 총무간 합의된 임시국회 회기가 내일(10일)까지로 돼 있어 탄핵안 처리를 위해서는 임시국회 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159명의 공조로 노 대통령 탄핵안이 일단 발의됐으나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159명은 탄핵안 발의정족수 136명보다 23명이 많은 숫자지만, 가결에 필요한 정족수인 181명보다 22명이 모자라는 숫자다. 양당 모두 당내 소장파들이 탄핵안 발의에 반대하고 있어 발의 자체만으로 국회 통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이날 탄핵소추안에 서명하지 않은 양 당 의원은 한나라당 37명과 민주당 11명 등 48명이다. 양 당의 서명 참여 의원과 불참 의원들은 아래 박스와 같다.

탄핵안에 서명한 의원 159명 명단

△ 한나라당(108명) = 강성구 강신성일 강인섭 강재섭 강창성 고흥길 권기술 권철현 김광원 김기배 김기춘 김덕룡 김동욱 김락기 김만제 김무성 김문수 김병호 김성조 김영선 김용갑 김용균 김용학 김용환 김원길 김정부 김정숙 김종하 김진재 김찬우 김학송 김황식 맹형규 목요상 박근혜 박세환 박시균 박원홍 박종근 박종희 박진 박헌기 박혁규 박희태 서병수 서정화 손희정 송광호 송병대 신영국 신영균 신현태 심규철 심재철 안경률 안택수 양정규 엄호성 오경훈 원유철 유한열 유흥수 윤두환 윤여준 윤영탁 윤한도 이강두 이경재 이규택 이방호 이병석 이상득 이상배 이성헌 이승철 이연숙 이원창 이윤성 이인기 이재오 이재창 이주영 이한구 이해구 이해봉 임인배 임태희 장광근 전용원 전용학 정문화 정의화 정창화 정형근 조웅규 조정무 주진우 최병국 최병렬 최연희 한승수 함석재 허태열 현경대 홍문종 홍사덕 홍준표 황우여

△ 민주당(51명) = 강운태 고진부 구종태 김경재 김경천 김방림 김상현 김성순 김영환 김옥두 김충조 김태식 김홍일 김효석 박금자 박병윤 박상천 박상희 박종우 배기운 송훈석 안동선 안상현 양승부 유용태 유재규 윤철상 이만섭 이용삼 이윤수 이정일 이협 이훈평 이희규 장성원 장재식 장태완 전갑길 정균환 정철기 조순형 조재환 조한천 최명헌 최선영 최영희 최재승 한충수 한화갑 함승희 황창주

탄핵안에 서명하지 않은 의원 48명 명단

△ 한나라당 (37명) = 강삼재 강창희 권영세 권오을 권태망 김영일 김형오 나오연 남경필 도종이 민봉기 박명환 박상규 박재욱 박종웅 박주천 박창달 서상섭 서청원 신경식 안상수 오세훈 원희룡 윤경식 이근진 이상희 이양희 이완구 이원형 이재선 임진출 전재희 정갑윤 정병국 최돈웅 하순봉 현승일

△ 민주당 (11명) = 김기재 김운용 박인상 박종완 박주선 설훈 심재권 이낙연 정범구 조성준 추미애

* 이 명단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속 중에서 서명하지 않은 의원 명단임. 다른 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포함되지 않았음.
* 탄핵발의안에 서명하지 않은 의원들중 김영일 박명환 박주천 신경식 최돈웅(이상 한나라당) 김운용 박주선(이상 민주당) 의원은 구속중인 상태.

▲ 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대통령 탄핵발의안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자 임인배 의원이 "정해졌으면 하는거지 자꾸 무슨 토론이냐"며 강행을 주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소장파 반대 속 '탄핵안 발의' 결정

이에 앞서 이날 오후 1시50분경부터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둘러싸고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미 당 최고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에서 탄핵안 발의를 의결한 바 있어 이날 의원총회의 찬반 토론은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

의원총회에서 탄핵안 발의 반대토론에 나선 안상수 의원은 "통과 가능성이 없는 것은 발의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탄핵안을 발의하는 것보다 당이 다시 태어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재희 의원도 "법률적으로는 됐지만 정치적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며 반대하고 "국회 전체의 이름으로 대통령이 국법을 준수하라는 결의안을 내자"고 제안했다. 전용학 의원도 "탄핵 사유에 대해 국민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때가 아니다"며 전 의원의 주장에 동조했다.

장광근 의원은 "노 대통령이 재신임 정국으로 몰아가고, 총선 정국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노 대통령 특유의 '죽느냐, 사느냐' 게임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병렬 대표는 "우리는 지지하는 국민 중 무응답층에 가있는 20%를 되돌아오게 하려면 당이 변한 모습을 보여야 하고 단합된 모습이 필요하다"며 "당이 중구난방하지 않고 확실한 입장을 보여서 국민들이 표를 찍어줄 수 있도록 정확한 판단을 해 달라"고 설득에 나섰다. 최 대표는 이어 "여러분들의 양심을 믿겠다"며 "눈물을 흘려서라도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사덕 총무도 "단합된 모습으로 나가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탄핵안을 당론으로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맹형규 의원은 "어제까지는 '국민적 공감이 됐는가,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가' 등의 생각으로 탄핵안을 반대했다"며 "그러나 당론으로 결정되면 추진해야 하고, 우왕좌왕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남경필·권오을 의원 등이 반대 토론에 나선 반면, 이강두·김광원·이해구 의원 등은 "탄핵안을 즉각 발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소리 지르는 임인배 "최 대표 퇴진 앞장서더니 탄핵은 겁이 나나?"

특히 임인배 의원은 홍 총무가 찬반토론을 진행하려고 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한나라당이 이래서 인기가 없는 것이다, 확실하게 밀고나갈 때는 나가야지 무슨 눈치를 보는 것이냐"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임 의원은 또 "이렇게 좋은 기회에 노무현 대통령을 확 잡아내려야 할 것 아니냐"며 "(소장파들이) 최병렬 대표는 앞장서서 퇴진하라고 하면서 탄핵하자니까 겁이 나서… 이런식으로는 정치 안 한다"고 소장파를 겨냥,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탄핵안에 대해 신중론을 폈던 장광근 의원이 "누가 겁이 나서 그런다는 거냐"며 발끈했고, 홍사덕 총무는 급히 회의를 비공개로 하도록 지시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폭언이 오가는 등 격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반대토론에 나선 남경필 의원이 "조금전 임인배 의원께서…"라고 운을 띄우자, 임 의원은 "야 ××, 왜 남의 이름을 들먹여"라며 폭언을 쏟아내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남 의원이 "공식 석상이다, 내 발언 뒤에 말하라"고 제지했지만 임 의원는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고, 일순 의원총회장 분위기가 험악하게 돌변하기도 했다.

한 때 투표함이 의원총회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당론을 결정하기 위해 표결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결국 운영위에서 이미 결정한 사안이라는 점 때문에 표결 없이 박수로 탄핵안 추진을 통과시켰다.

홍 총무는 의원총회 말미에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작성한 노 대통령 탄핵소추결의안을 검토한 결과 손을 델 부분이 거의 없이 일치했다"며 "한나라당 의원 108명의 서명을 받은 탄핵안을 민주당에 가져다주고 즉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3신: 9일 오후 3시50분]

열린우리당 "발의 자체는 막지 않겠다, 하지만 표결은..."


열린우리당은 야당의 탄핵소추결의안 발의 자체를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결의안을 제출 단계에서부터 '물리적 저지'에 동원되는 모습은 구차해 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탄핵안이 본회의 보고를 거쳐 표결될 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적극 저지할 계획이라는 것이 9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온 김부겸 원내 부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조차 못할 것으로 관측하는 의원들이 다수이다. 천정배 의원은 야당의 탄핵소추결의안 제출과 관련 "발의가 가능하겠느냐"고 되물으면서 "그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스스로 떠안아야 하는데 쉽게 나서겠느냐"라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난 정동영 의장도 탄핵안 대책과 관련 "결정을 아직 하지는 않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몸싸움에 이를 정도의 긴박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의총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발의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발언들도 있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사과하면 탄핵안을 발의하지 않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행정부 권력, 최고책임자의 직무를 중지시키는 중대한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 안 하겠다는 식의 발언은 건달들이 시비 거는 시비조"이라고 깎아내렸다.

김부겸 원내 부대표도 "수업시간에 학생이 떠들다가 경고를 받았는데, 사과하지 않으면 퇴학시키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야당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국민들도 법적 양식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본회의에 대통령 탄핵소추결의안이 공식 보고되면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 9일 오전 홍사덕 총무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대한 소장파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서서 권영세, 전재희, 남경필 등 소장파 의원들이 홍 총무의 말을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9일 오전 홍사덕 한나라당 총무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발의에 대한 소장파의 의견을 듣기위해 간담회를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보강 : 9일 오후 3시45분]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 '탄핵 반대' 소장파 설득에 나섰으나 실패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9일 오전 11시 박진·오경훈·권오을·전재희·남경필 의원 등 탄핵안에 소극적이거나 반대하는 소장파 의원들과 만나 의견을 나눴으나 각자의 의견만 확인한 채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다수는 탄핵안 발의에도 반대하고 있어, 실제 탄핵 발의 및 의결을 거칠 경우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 총무는 이날 오후 1시 소장파와의 회동 내용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당내 사정상 정상적인 탄핵 표결이 있다 해도 3분의 2를 넘기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물리적인 저지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야당으로서 당당하게 임하되 그런 함정에 들어가지 않는 본회의 운영전략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밝혔다.

홍 총무는 탄핵안 발의에 대해 "오늘 발의하는데 물리적 어려움은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 당론이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탄핵안에 반대하는) 소장파 의원들을 함께 아우러야 한다"고 신중론을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 일각에서 제시하는 임시국회 회기 연장에 대해서는 탄핵안 처리와 관련해서 하루 이틀 정도라면 몰라도 그 이상은 불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홍 총무와의 회동에 참석한 인사들은 박진·오경훈·권오을·전재희·남경필·박종희·권영세·안상수·심재철·정병국·김무성 의원 등이다. 이들 가운데 김무성 의원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신중론을 펴며 탄핵안 발의에 반대했다. 원희룡·정병국 의원 등은 탄핵안 발의 투표가 진행되면 반대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지금은 시기상조다, 아직 탄핵 분위기가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류해야 한다"며 "오히려 거야의 횡포로 비춰질 수 있고, 탄핵추진으로 인한 국정혼란의 책임을 한나라당이 져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진 의원은 "총선에서 심판하는 것이 정도인데 대통령이 계속 불법행위를 반복한다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탄핵 대신) 사퇴결의안 같은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국민은 남 탓하는 야당이 더 밉다"
강창희 한나라당 의원, 탄핵 추진 반대 성명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추진에 대해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당 중진인 강창희 의원도 노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나서 주목된다.

강 의원은 9일 성명을 내고 "총선을 30여일 남긴 이 시점에서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국민을 위해 바람직하지도 않은 탄핵 발의는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모든 벌은 그 죄에 합당하게 주어졌을 때만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며 "대통령의 총선개입에 대해 선관위가 위법성을 지적한 것으로 탄핵까지 요구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선뜻 동의하지 않는 것은 그 죄에 비해 벌이 과중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강 의원은 "만일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국가신인도는 일순간에 하락하고, 국론은 사분오열되고 말 것"이라며 "사상초유의 청년실업에 100년만의 폭설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에게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한계를 넘어선 지금도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전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눈으로 보면 불안한 대통령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남의 탓만하는 야당이 더 밉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1신 : 9일 낮 12시55분]

민주당 유용태 총무 "탄핵안 오늘 넘길 생각 없다"


▲ 9일 오전 민주당은 상임중앙위 회의를 열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를 거듭 확인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서를 읽고 있는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상임중앙위원.
ⓒ 김태형
민주당은 9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이날 오후께 발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민주당은 9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 상임중앙위원·상임고문단 연석회의를 갖고 '9일 본회의 탄핵안 발의' 당론이 변함없음을 재확인했다.

다만 민주당은 한나라당 입장과 열린우리당의 대응 상황을 고려해 대처해나가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탄핵안 발의시점과 국회 운영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유용태 원내총무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이 물리적으로 막는다면 발의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고, 열린우리당도 법안 제출 자체를 막겠다는 태세여서 탄핵안이 과연 9일 발의될 수 있을지는 아직 유동적이다.

김영환 민주당 대변인은 9일 오전 연석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탄핵안 발의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은 한나라당의 선택과 관계없이 오늘 발의하는 것으로 명확히 정리됐다"며 "(탄핵안은) 한나라당에게 구걸하거나 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고 밝혀 오늘(9일) 중 탄핵안을 발의할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변인은 또 탄핵 발의에 반대하는 당 소속 의원들과 관련, "탄핵안에 서명하지 않은 당 소속 의원들도 시기 등을 고려한 것이지 탄핵안 발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므로 (끝내는) 서명에 동참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단적인 예로 추미애 상임중앙위원도 탄핵안에는 서명하지 않았지만 탄핵안 문안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확고한 당론이 정해졌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대변인은 "탄핵안 발의시점과 국회운영에 관한 일체를 원내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장전형 민주당 부대변인도 "탄핵안을 오늘 발의하는 것은 명쾌하다"며 "탄핵안에 서명하지 않은 의원들도 오늘 서명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 시작 후 적당한 시점에 탄핵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또 "탄핵안 발의를 오늘(9일)을 넘기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유용태 원내총무는 이날 회의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이 물리적으로 저지한다면 (탄핵 발의를) 오늘보다 늦출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할 생각은 없다"고 답해 반드시 9일 본회의에서 발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처럼 확고한 입장을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탄핵안의 9일 오후 발의는 상당히 유동적이다.

우선 발의에 필요한 의석수가 136명 이상인데, 한나라당은 아직 명확한 선택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1시께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마지막 선택'을 할 예정이다. 물론 홍사덕 한나라당 총무는 지난 8일 "120명 이상의 의원들이 탄핵안에 서명했다"고 밝힌 바 있어 현재까지 발의 정족수는 채워져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결정족수가 되는 181명까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합쳐도 아직 10명 정도가 부족한 형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열린우리당의 '방어 작전'도 돌발 변수다. 열린우리당은 8일까지만 해도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김근태 원내총무)라고 했으나, 9일 오전 "물리력 동원은 하지 않겠다"(정동영 의장)고 밝혀 과연 어떻게 대응할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처럼 '탄핵 발의'로 가닥을 잡은 이상 열린우리당도 두 손놓고 방치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열린우리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법안 제출 자체를 막는다면, 9일 탄핵안 발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원내총무들이 '물리적 저지=국회 난장판=국민 감정 자극'으로 이어지는 열린우리당의 작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홍사덕 한나라당 총무는 이미 8일 "열린우리당이 (탄핵안 국회표결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탄핵안을 발의할 수 없다"며 "물리적으로 저지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국회가 난장판이 되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만든 올무 속에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밝혀 사실상 탄핵안 발의를 포기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유용태 민주당 원내총무도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이 불법 폭력으로 막았을 때 우리쪽이 정상이고 저쪽(열린우리당)이 비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매스컴과 국민들은 서로 몸싸움하는 양비론으로 비판할 것"이라며 "홍 총무가 신중을 기하자는 것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고 밝혀 열린우리당의 대응에 따라 탄핵안 발의의 속도를 조절할 뜻을 밝혔다.

열린우리당도 이날 오후 1시경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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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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