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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새 영정의 제작을 맡은 화가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최근 고조되자 천안시가 뒤늦게 영정 제작 화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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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17일] 김민수 교수 : 유관순 열사가 두번 통곡한 까닭

지난달 27일 유관순 열사 새 영정의 제작을 맡은 월전 장우성(92) 화백의 친일논란이 보도되자 천안시 홈페이지에는 화가의 교체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50여건이나 쇄도했다.

이재우씨는 "3·1절을 대표하는 유관순 누나의 영정을 친일파의 이미지가 남아 있는 화가에게 맡긴 것은 천안시의 탁상행정"이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친일의혹이 제기되는 이에게 유 열사의 영정을 두 번이나 맡기는 것은 유관순 열사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리며, 영정 제작자의 즉각적인 교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천안시 사적관리소(소장 안대진)는 지난 3일 시 홈페이지에 "영정제작과 관련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는 사과의 글을 게재하고 "영정 제작 화가 선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우성 화백의 친일경력과 행적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에 관련 자료 제출을 부탁한 천안시는 장우성 화백에게도 영정 제작 중단과 함께 소명 자료를 요청, 두 곳의 자료가 취합되면 영정 제작자 선정의 적합성을 원점에서 다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적관리소측은 영정 제작자의 구체적인 재결정 시점은 못박지 않았다.

▲ 장우성 화백이 지난 1986년 제작해 현재 추모각에 봉안돼 있는 유관순 열사 영정.
ⓒ 윤평호
천안시는 지난해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이화여고 총동창회, 천안대유관순연구소, 유관순열사유족대표 등 4개 기관이 "유 열사의 영정이 본래 얼굴과 달라 새로 제작이 필요하다"는 건의서를 제출하자 충남도와 협의, 작년 12월 31일 장우성 화백과 영정제작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제작비는 시와 충남도가 각각 5000만원씩 총 1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천안시가 장 화백에게 유 열사의 새 영정 제작을 맡긴 것과 관련, 일부 미술계 인사들과 민족단체들에서는 장 화백이 1942년부터 1944년까지 전선이 아닌 후방에서의 전쟁지원 차원의 미술전으로 열린 '반도총후 미술전'의 초대작가로 참여하는 등 친일혐의가 제기되는 점을 거론하며 반대의견을 밝혀왔다.

18세 때 이당 김은호의 문하로 한국화에 입문, 평생을 한국화에 헌신한 근대 한국화의 산증인으로 여겨지는 장우성 화백은 아산 현충사와 정읍 충렬사의 이충무공 영정, 예산 충의사의 윤봉길 의사 영정 등을 그린 국내 최고의 영정 제작자로 손꼽힌다.

현재 천안시 병천면 탑원리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 설치돼 있는 유관순 열사 영정은 장 화백이 좌상으로 제작해 지난 1986년 봉안됐다.

장우성 화백이 새로 제작하고 있는 유관순 열사의 영정은 60~70% 정도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회원사인 충남시사 299호에도 게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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