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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재 민주당 의원이 2일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삼성그룹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했을 것이라는 현직의원의 폭로가 나와 큰 논란이 일 전망이다.

김경재 민주당 의원은 2일 국회본회의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이 자리에서 처음 밝히는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지난 2002년 12월초 후보단일화 이후 홍보본부장이었던 나도 (다른 본부장들과 같이) 각 기업으로부터의 모금을 배정 받았는데 현대와 삼성, 그 외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기업 한 곳 등 3곳이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시 삼성의 모 임원에게 자금을 제공할 용의가 없느냐고 물으니 돌아오는 답변이, 대통령 후보에게 가서 (돈 받을) 사람을 지명해 주면 정치자금 (제공)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당시 명륜동의 노 후보 자택을 방문해 이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돈 받을 사람 지명 요구... 노 대통령에게도 보고"

이와 함께 김 의원은 "이 내용은 나중에 이상수 당시 총무본부장에게도 보고했고, (명륜동 자택을 방문할) 그 때 운전기사가 지금도 내 운전기사다"라며 "필요하다면 법정에 증인이라도 서겠다"고 밝혀 자신의 폭로가 거짓이 아님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노 대통령이 (나에게) 그 일을 해 볼 생각이 있느냐고 해서 나는 생각이 없다고 했다"며 "(돈 받을 사람의) 명단을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후배인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에게 주기로 했는데도 노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봉화마을 까마귀도 웃을 일"이라고 말하며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돈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지만 확실치 않아 그 부분은 밝히지 않겠다"고 말해 삼성과 노 대통령 사이에 돈 심부름을 한 인물도 알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또 당시 민주당이 현대그룹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과정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현대는 내가 전화를 했는데 정몽구 회장이 출장중이어서 통화를 못했고, 다음날 이상수 본부장에게도 통화를 못했다고 얘기했다"며 "그런데 이틀 후 이상수 본부장이 내게 '현대에서 돈을 갖고 왔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주장했다.

▲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경재 의원이 이처럼 폭로하고 나섬에 따라, 폭로 내용이 향후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이 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밝힘에 따라 노 대통령이 삼성 비자금 수수에 직접 관여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긴급현안질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하며 강금실 장관에게 "수사기관을 총괄하는 법무부장관은 이 문제를 수사할 용의가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또 "내일(3일) 중선관위 회의 결과를 지켜보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유지담 선관위원장부터 탄핵을 시작할 것"이라고 으름짱을 놨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수사의 단초가 있다면 수사하겠다"면서도 "국회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일부 도움도 됐지만, 근거 없는 이야기도 많았다"고 밝혀 단순한 폭로만으로는 수사에 돌입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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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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