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논란이 많았던 중국 지린성(吉林省) 지안(集安)시 소재 태왕릉(太王陵)이 광개토대왕릉임을 확증하는 유물이 발견됐다. 이번 발견은 임나일본부설을 반격하는 결정적 증거로도 사용될 것으로 보여, 학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조법종 우석대 교수(43.사학)는 최근 중국 지안시 지안 박물관을 답사한 결과 "2003년 5월 태왕릉에서 출토된 청동 방울에 '신묘년호태왕(무)조(령)구십육[辛卯年好太王(巫)造(鈴)九十六.()안은 현지 해석]'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것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호태왕은 광개토대왕의 완전한 묘호인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의 끝의 세글자로, 광개토대왕을 일컫는 다른 이름에 해당한다. 태왕릉에서 나온 청동 구슬에 '호태왕'이라는 글자가 새겨졌다는 것은 능의 주인이 '호태왕'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광개토대왕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조교수는 "이번에 발굴된 방울은 높이가 5-6㎝, 위 지름이 2.5㎝, 아래 지름이 3㎝인 종모양 원통형"이라면서 "금동제 장식품 30여점과 함께 발굴됐다"고 말했다.

그는 "방울에는 특별한 장식문양은 없고 '신묘년호태왕(무)조(령)구십육'이라는 한자가 세자씩 사방을 돌아가며 음각으로 뚜렷이 새겨져 있었다"며 "서체는 광개토대왕비나 호우총의 글자체와 비슷했으며, 크기는 1㎝가 채 안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문장은 '호태왕(광개토대왕)의 무당이 만든 96번째 방울'로도 해석될 수 있다"면서 "방울이 특별한 일을 기념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큰 만큼, 광개토대왕비의 '신묘년조'를 정인보 선생식으로 해석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나일본부설의 근거인 광개토대왕비의 '倭以辛卯年來渡海破百殘羅 而爲臣民' 즉, 왜가 신묘년부터 바다를 건너와 백제, 신라를 정복하고 신민으로 삼았다는 내용의 이른바 '신묘년조'를, '파(破)'까지 한 문장으로 끊어 '고구려가 신묘년에 일본을 무찔렀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발견된 방울은 왕에 대한 다양한 호칭, 태왕릉의 피장자 문제, 임나일본부설 등을 새롭게 해석하는 결정적 자료"라면서 "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리모델링을 거쳐 10월1일 개관한 지안박물관에는 새로 발굴되거나 보고서에만 나와있던 비공개 유물이 전체 전시물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4월말까지 관광객의 출입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