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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팥을 먼저 삶은 물은 버리고 다음으로 채를 걸러 끓이고 있다
ⓒ 조성주
22일은 동지입니다. 며칠 동장군의 위세가 제법 대단하여 날씨가 영하권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런 날씨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 이런저런 정리를 하면서 보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동지가 가까이 다가오다 보니까 주말 아침부터 새알이 가득한 팥죽생각이 간절합니다. 흔히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지며 팥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봅니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팥죽 만들기에 대한 정보는 이러했습니다.

먼저, 붉은팥을 잘 삶아서 그것을 채로 거른물을 먼저 끓이고
둘째, 새알심은 찹쌀가루를 곱게 빻아 익반죽을 하여 만들고
셋째, 팥을 끓인 물에 새알심을 넣고 불린 쌀을 넣어 걸죽하게 한다.
넷째, 맛을 낼때는 약간의 소금과 설탕으로 맛을 낸다.

▲ 물새알 산새알처럼 손안의 새알심이 귀엽기만 하다.
ⓒ 조성주
이렇게 정보를 수집하고 팥을 삶기 시작했습니다. 팥을 손으로 만져서 쉽게 으깨어 질 정도까지 삶았는데 거품이 많이 나더군요. 아마 끓으면서 기포가 생겨서 그런가 봅니다. 처음에 먼저 팥을 삶고나서 그 물은 버리라고 해서 처음 물은 버리고 채에 거른 물을 넣고 삶았습니다.

▲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 때는 익반죽을 하는데 뜨거운 소금물로 하면 좋다.
ⓒ 조성주
새알심을 만들 때에 익반죽을 한다고 해서 끓인 소금물로 찹쌀가루를 반죽을 했는데 찬물로 하면 찹쌀이 딱딱해 진다고 그러더군요. 찹쌀반죽은 물렁물렁해서 쉽게 찹쌀로 된 새알심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 끓는 팥물에 새알심을 넣고 나무주걱으로 저으면 새알심이 익어 둥둥 뜨게된다.
ⓒ 조성주
새알심을 만들자마자 끓고 있는 팥죽물에 넣으면서 천천히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끓였습니다. 이 때에 뜨거운 팥죽에 데이지 않도록 손을 조심해야 합니다. 고무장갑을 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새알심을 담아 한 그릇 먹으니 또 나이를 먹는구나 아쉽지만 그 맛은 더할 나위없이 맛있다.
ⓒ 조성주
새알이 익으면 둥둥 뜨게 되는데 불린 쌀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보온밥통에 있는 밥을 넣어도 무방합니다. 팥죽에 밥알이 있으면 더 맛나기 때문이죠.

이렇게 두어시간 시간을 내어 만들어낸 팥죽은 먹음직하였습니다. 한숱갈 떠서 입안에 넣으니 새알심이 가득 입안에 와 닿습니다. 맛을 내기 위해 적당한 소금과 설탕을 넣으니 제법 맛이 납니다.

아마 내 나이만큼 새알심을 먹고나니 제법 많이 먹었다는 생각입니다. 팥죽의 붉은 빛이 악귀를 몰아낸다고 하니 먹으면서 조상들의 생각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렇게 잘만든 팥죽은 아니지만 제가 만든 새알심을 먹으니 참 좋습니다.

자 여러분도 동짓날 맛나는 새알심을 드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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