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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독재자 후세인을 잡고, 대량살상무기를 없애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의 필연적 희생, 이것이 해방입니까? 대량살상무기는 찾았나요? 후세인은 잡았나요?
ⓒ 노순택
지금 이거 ‘선동’하는 겁니다.

원칙과 상식의 자세로 우리 사회를 산다는 것이 얼마나 ‘바보’스런 짓인지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당신. 정치1번지 종로에서 당선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도, 부산 바닥에서 낙선의 쓴 잔을 움켜쥐며 눈물 흘렸던 당신.

그런 당신의 걸음에서 이 부패한 한국정치의 회생 가능성을 엿보았다면 우린 너무 순박했던 것일까요? 심지어 저는 한때 ‘바보 노무현을 중심으로 수많은 바보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아름다운 뉴스를 타전하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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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분이 소낙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자신이 속한 당에서 정당한 승부를 겨뤄 대통령 후보가 되고서도 내부의 적과 싸워야 했던 당신, 선거를 하루 앞두고 터진 대형사건 앞에 까맣게 가슴이 탔던 당신. 아, 정말이지 상식도, 원칙도 없는 흙탕물 속에서 당신은 꿋꿋하게 싸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당신…

누구보다 거울을 많이 보며 자신을 돌이켜 볼 줄 아는 사람일 것 같은 당신, 청와대에는 거울이 없습니까? 이 짧은 8개월의 시간동안 당신의 얼굴, 참 많이 변했어요. 아름다웠던 원칙과 상식의 표정은 간 데 없고, 그저 ‘국익’으로 포장된 지배자의 독선만 가득하군요.

지구상의 유일한 전쟁국가, 지난 200여 년의 역사를 거쳐 오며 160여 건의 크고 작은 전쟁을 일으켰던 나라, 남의 나라에 있는 ‘소량’살상무기를 파괴하기 위해 더 가공할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어 퍼붓고, 그걸 만들어 파는 장사꾼인 ‘네오콘’이 사회의 핵심권력을 움켜쥔 나라…

그 스스로가 ‘악의 축’ 따위의 말을 할 자격이 없으며, 더러운 몸뚱이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만 아름다운’ 나라 미국의 전쟁을 돕는 것이 대체 어떤 원칙과 어떤 상식에 부합하는지 거울에게 물어보세요.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할 수 없다”는 유엔무기사찰단의 보고를 깡그리 무시하고, 폭탄부터 때려 부은 부시 행정부가 이제 와서 유엔을 존중하겠답시고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모습에서 혹시 상식을 찾고 계신가요? ‘나노 현미경’을 들이댄들 ‘나노’만큼의 상식도 찾을 수 없는 게 지금 미국의 행태입니다.

심지어 네오콘이 어떻게든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정보마저 조작했다는 증거와 증언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는 이스라엘에는 침묵하면서, 미운털 박힌 데다가 석유자원마저 풍부한 이라크의 보잘것 없는 군사력(이라크의 군사력은 1991년 걸프전 때 사실상 와해됐으므로)에는 눈이 휘둥그레졌던 것일까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벌이고 있는 '홀로코스트'에 대해 침묵을 넘어 동조하면서 후세인 정권이 자행하는 인권탄압은 폭탄으로 진압해야할 천인공노할 짓거리였을까요?

혹시 알카에다와의 연관? 이는 부시 행정부마저 “후세인이 알카에다와 직접 연관됐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자백했는 걸요.

9·11 테러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희생자 가족모임조차 비난해 마지않는 이 전쟁에서 대체 어떤 명분을 찾고 계신 겁니까?

오호라, 한반도의 안전을 보장받았다고요? 정말 보장받았습니까? 자신들이 도장 찍은 ‘제네바 협정’을 먼저 위반한 게 누군지 생각해 보세요. 자국의 화학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교토의정서’(기후협약)를 파기한 게 누군지 생각해 보세요.

개가 똥을 참는 게 쉽지, 미국이 전쟁을 참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당신과 맺은 약속 따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미국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을 저울질 할 것입니다.

한반도의 운명이 위태로울수록 우리에겐 작지만 소중한 도덕적, 윤리적 명분이 필요합니다. ‘큰 강도’를 돕던 ‘작은 강도’가 어디 가서 “사람 살려” 할 수 있겠느냐 말입니다.

이라크의 운명은 이라크인의 손에...

유신독재가 아무리 지독했던들, 그 어떤 한국인도 “한반도에 폭탄을 퍼부어 이 지독한 유신독재를 종식시켜 달라”고 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미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한 수많은 민간인들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그들에겐 물론 도움이 필요하지만, 총부리를 겨눈 채 이라크의 석유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너희를 도우러 왔다”고 말하는 건 언어도단입니다.

▲ 당신의 '거울'이 여기 있군요.
ⓒ 노순택
국익이 우선이라고요? 전쟁도 비즈니스라고요? 아, 글쎄 거울을 좀 보세요. 원칙과 상식으로도 정치를 할 수 있다던 당신의 얼굴에 ‘정치도 비즈니스, 전쟁도 비즈니스’라고 써 있지 않은지….

건강한 노동 없이도 카드 하나 있으면 ‘잠시나마’ 인생 폼 나게 살 수 있다는 건 아이들도 아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들 몇 쯤 죽여도 상관없다는 건 오늘의 국제 정세가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는 사실이고요. 이 강도질에 한국도 동참? 이참에 도덕 교과서, 윤리 교과서를 전면 개정하거나 폐기하는 것도 검토해 볼 노릇입니다.

국민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 파병문제를 검토하겠다던 당신, 저 지독했던 노동법 날치기 보다 더 재빠르게, 아니 얍삽하게 당신은 파병을 선언했습니다. 시민단체 지도자들을 청와대에 불러다가 차 한 잔 마신 다음날 기습선언해 버린 당신, 정말 대단한 여론수렴을 하셨습니다그려….

설마, 당신은 저 아름다웠던 촛불의 행렬을 잊은 건 아니겠지요?
미선이와 효순이의 죽음에 대한 규명, 책임자 처벌의 호소를 넘어 “더 이상 아프간에도, 이라크에도, 북한에도 제2, 제3의 미선이와 효순이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양심의 목소리가 당신의 당선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는지 모르십니까?

시청 앞에 모였던 수많은 시민들은 폭력에 당당하게 맞서는, 평화를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줄 아는 대통령을 원했던 것입니다. 헌데 우리의 착각이었나 봐요.

당신은 억울하겠지요. “사실은 나도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분루(忿淚)를 흘리겠지요. 그러나 평화는 ‘앉아 있는 양심’이 아닙니다. 평화는 ‘행동’을 촉구하는 것이죠. 양보하거나 잠깐 참고 넘어갈 성질의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 참혹한 전쟁의 상흔을 안고 있는 나라, 게다가 베트남의 쓰라린 경험마저 안고 있는 우리나라가 아닙니까.

영국의 토니 블레어는 이제 토니 블‘라이어’로 불린다고 합니다. 한때 상식과 원칙을 지키려 행동했던 ‘아름다운 바보’의 얼굴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거울을 보세요.

당신의 행보가 실망스러울수록 나는 한국의 보수정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느끼곤 합니다.

저 지금 말입니다.

지난 4월 2일 국회에서 (비전투병)파병동의안이 통과되던 부끄러운 날, 그걸 저지하기 위해 국회 앞으로 달려갔던 분들, 이번엔 곱절이 되어 달려가야 한다고 지금 선동하는 것 맞습니다.

‘달력사진’이나 찍어대는 사진가의 쓴소리를 우습게 넘기지 마세요. 이처럼 컴퓨터가 널리 보급된 시대엔 모니터도 강력한 미디어가 될 수 있는 법입니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원칙과 상식을 목말라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있으니까요. 달력은 계속됩니다.

▲ 지난 4월 2일 이라크파병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던 날, 시민학생들이 국회 앞을 가로막은 전경버스에 올라 "전쟁반대"를 외치고 있다.
ⓒ 노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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