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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시대 교육목적은 황국신민화에 있었다. 식민지 종주국이 식민지 국민들에게 민족의식을 심거나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칠 리 없다. 마찬가지로 독재권력이 교육권을 장악한 상황에서는 독재권력의 정당성이나 체제수호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교육이란 이렇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주의가 원하는 인간을 양성하고 사회주의에서는 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인간을 양성한다.

지난 2일 교육부에서는 '외국교육기관설립·운영기본계획및특별법제정안'을 마련해 교육을 개방하겠다고 밝힌 일이 있다. 이 법안을 보면 지난 3월 WTO에 제출한 양허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교육시장을 개방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특별법안에는 경제자유구역 안에 외국대학이나 분교를 설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산잉여금의 해외 송금도 허용하고, 우수 교육기관에 대해서는 세제혜택까지 주겠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세운 초·중·고등학교에 우리 학생들도 자격제한 없이 입학할 수 있으며 졸업시 학력도 국내학교와 동등하게 주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교육을 개방하면 국제경쟁력을 강화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교육시장 개방론자들의 주장이다. 교육을 개방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학교가 능력이 없어 학생들에게 실력을 쌓아주지 못했으니 외국인 학교를 세워 경쟁을 시키면 아이들의 실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학교가 학원에 비해 시험성적이 뒤떨어지고 교실붕괴나 학교폭력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 이유도 교사가 능력이 뒤떨어지거나 학교가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육개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교육이 상품이 될 수 없으며 시장에서 경쟁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학교가 교육의 본질적인 기능을 못하는 이유도 교육자의 무능이 아니라 일류대학에 입학시켜야 출세가 보장되는 학벌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더구나 영어만 잘하면 출세가 보장되는 사회에서 외국인 학교가 들어오면 경쟁력 면에서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교육을 개방하면 교육의 주권조차 지켜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시장을 개방한다는 것은 교육을 상품으로 본다는 뜻이다. 교육시장이 개방되면 고급 상품인 교육은 비싸고 저질상품인 교육은 싸구려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고급상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과 저질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의 차이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된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차등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기회균등'이 무너진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부모의 경제력으로 자녀의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는 신분세습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교육시장이 개방되면 국가의 공적지원이 철회됨으로써 교육비를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교육시장의 개방은 교육비의 인상으로 외국자본에 의해 교육권이 종속되는 교육주권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가족이 다 함께 보는 드라마가 왜 음란하거나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까? 드라마의 내용은 시청률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진짜 주인은 PD가 아닌 광고주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방송이 자본으로부터 자유롭다면 건강한 내용을 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자본에 예속된 방송은 자본의 비위를 거스르고는 살아 남을 길이 없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자본이 키우는 인간은 자본의 논리에 순응하는 인간을 양성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실은 식민지시대나 독재정권 아래서 교육이 그 본질적인 기능을 상실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교육 내용을 가르칠 수밖에 없었던 사실에서 확인된다. 더구나 영어만 잘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풍토에서는 외국인학교가 귀족학교가 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교육시장을 개방하겠다는 것은 교육주권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교육시장을 개방한 정부는 국민의 기본권인 '교육받을 권리'를 포기한 정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기회 균등'을 포기한 정부, 교육주권을 포기한 정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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