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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강성관
13일 오전 평화실천광주전남불교연대(상임공동대표 행법 스님. 이하 불교연대)는 화순 너릿재 정상에서 광주전남통일연대, 인권운동센터, 화순농민회 회원 등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1946년 미군정하 희생 화순탄광 노동자 천도재'를 열고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랬다.

이번 천도재는 46년 학살이 일어난지 58년만에 처음 갖는 것으로 이에 대한 진상규명 활동 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옥 불교연대 평화통일위원장은 추도시에서 "지금 미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한의 북남간의 열망을 짓뭉개고, 북한의 핵위기를 부풀리는 미국은 한반도 평화의 제일의 적"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하는 것, 그것이 오늘 여기에 선, 우리들의 각오이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해방군이라 말하면서 군정을 실시하고 점령군처럼 행동했던 일, 양민을 학살하고 폭압했던 미군의 정체를 우리는 이제 낱낱이 밝혀야 한다"면서 "이 땅에서 미군에 의해 자행된, 모든 양민학살의 진상을 한 점 의혹없이 규명할 때, 바야흐로 이 땅에서 진정한 평화의 새싹은 피어나리라"라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46년 8월 15일 당시 미군정은 광주에서 열린 광복절 1주년 기념식에 참여했던 1500여명의 화순 탄광 노동자들을 강제해산 시키는 과정에서 발포해, 화순 너릿재에서 적게는 7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을 학살했다. 이 사건은 지난 89년 월간 <말>지에 보도된 이후 92년 <한겨레>에, 노근리 학살 사건이 세계적으로 관심이 끌었던 99년 중앙일간지에 보도된 바 있다.

불교연대 상임대표 행법 스님은 "당시 미군에 의해 자행된 학살에 대한 제보가 있어서 확인하는 작업을 했는데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화순에서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지만 그 동안 쉬쉬하면서 은폐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은 평화군으로 들어와서 학살을 자행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으로 다시는 이런 학살과 만행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반도에 드리워진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천도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화순농민회 한 관계자는 "해방 전후와 한국전쟁 전후에 화순지역에서도 많은 민간인 학살이 있었고 그동안 미군 등이 자행한 학살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꺼려하고 무서워해 왔다"면서 "천도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보이지 않은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초조사를 할 수 있는 조사단 구성 등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이 지역에서 자행됐던 민간인 학살문제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군학살진상규명을 위한 전민족특별위원회'는 해방전후와 한국전쟁 전후에 일어났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소하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민특위 광주전남본부는 당시 피해자인 박모씨를 만나 증언을 듣는 등 자료를 수집해 화순탄광 노동자 학살사건을 유엔인권위 제소 사건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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