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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4부(주철현 부장검사)는 금란교회 당회장 김홍도 목사가 수십억원 이상의 교회 돈을 유용, 자신의 불륜관련 고소사건에 대한 합의금과 전도사인 자신의 아들을 위한 교회 건축자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김 목사가 교회 돈에 대한 이자 수천 만원을 자신의 부인 명의 통장에 입금시킨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당한 액수의 교회돈을 개인적으로 관리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계좌추적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조만간 김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 달 30일 검찰에 출두하고 있는 김홍도 목사(오른쪽 끝).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교회돈으로 불륜관련 사건 합의금"

"교회는 여전히 권위주의 시대"

대형교회 목사들의 교회공금 유용과 불륜, 세습 등은 그간 교계내에서도 많이 거론돼온 문제다.

지난해 J성결교회의 이아무개 목사의 불륜사건은 큰 파문을 던졌다. 당시 이 목사는 불륜의혹을 부인했으나 상대방 여인이 결정적인 의혹을 제기하자 결국 목사직을 사임하고 교단을 떠났다. 대형교회인 S교회의 한 목사는 교회돈으로 아들에게 교회를 지어 줘 물의를 빚기도 했으며, 서울의 K교회 K목사는 아들에게 교회를 넘겼다.

교회개혁운동을 목적으로 지난해 창립된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득훈 목사는 "비리 문제들이 교회 내에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실질적인 권력을 일부 목사들이 갖고 있고, 교회 감독조직들도 이런 문제를 외면하고 있어 교계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사건들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얼마나 부끄러운 상황인지 깨닫고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회는 상당히 민주화하고 있는데 비해 교회는 20∼30년전의 권위주의적인 모습 그대로"라며 "교회내부의, 아래로부터의 비판과 저항운동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 황방열 기자
검찰은 김홍도 목사를 지난달 30일 횡령 등의 혐의로 소환 조사한 뒤 11일까지 3차례에 걸쳐 검찰에 불러들여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11일 조사에서는 김 목사의 비리의혹을 MBC에 제보했던 곽아무개 장로를 폭행하도록 돈을 주고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지난 7일에는 법원으로부터 김 목사와 김 목사의 부인, 금란교회 전직 사무국장 등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섰으며, 혐의내용의 상당 부분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검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김 목사가 99년 배아무개 여인과의 고소사건에 대한 합의금 2억원 중 1억원을 교회돈으로 지급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김 목사를 고소한 전 금란교회 장로 유아무개씨도 "김 목사가 자신과 불륜관계에 있었다는 배아무개 여인과의 고소사건에 대한 합의금 일부를 교회 돈으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특히 배씨의 고소사건 중재에 나섰던 조아무개 목사로부터 김 목사의 혐의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김 목사는 불륜관련 고소사건에서 위증을 한 사실이 인정돼 2000년 6월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김 목사는 교회 신도였던 배 여인과의 불륜관계가 있었다는 말을 교회 몇몇 장로들에게 고백한 사실이 있었음에도 1999년 3월 18일 북부지원 재판에서는 이를 부인했다. 이와 함께 김 목사가 교회돈 3900여만원을 가구구입비 등 사적인 용도로 유용해 업무상 배임죄가 인정돼 벌금 700만원이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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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에게는 금란교회, 아들에게는 남양주교회 대물림 의혹

검찰은 또 김 목사가 교회내의 허가절차 없이 현재 전도사인 아들에게 교회를 지어주기 위해 경기도 남양주시 양지리 땅 1500평을 16억원에 아들 이름으로 계약해 교회 돈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 김 목사는 최근 검찰조사에서 "현재의 금란교회는 큰사위에게 넘겨주고, 현재 전도사인 자신의 아들에게는 남양주에 별도로 교회를 지어줄 생각"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검찰은 김 목사가 교회 돈 수억원을 유용해 부인 명의로 강원도 인제에 '2층 별장'을 지었다는 것과, 해외유학 중이던 사위의 학비 일부도 교회 돈으로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 목사는 또 지난 96년 금란교회가 소속된 감리교단의 감독(지역대표자) 선거에 출마해 교회돈 수억 원을 빼내 유권자인 목사와 장로들에게 뿌렸다는 혐의도 제기됐다.

김 목사의 최측근이었던 전 금란교회 장로 곽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당시 나를 비롯해 몇 명이 100만원짜리 양복 티켓과 20만원짜리 007가방에 100만원을 담아 돌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목사의 측근인 고아무개 목사와 안아무개 목사를 불러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자신의 비리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던 MBC <시사매거진 2580>이 방송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던 이아무개씨에게 방송을 전후해 교회 돈 수억원을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김 목사, 교회 임원회의에서 의혹부인... 찬반투표도

한편 김 목사는 지난 9일 저녁 8시 30분경 금란교회에서 열린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해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금란교회 집사 이상이 모이는 임원회의에 참석한 금란교회 한 신도는 "임원회의가 긴급하게 소집됐으며 1700여명 정도가 참석했다"면서 "먼저 김 목사가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를 6개로 항목으로 정해 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도는 당시 김 목사의 해명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감독회장 선거비용] "처음에는 출마했다가 형님(광림교회 김선도 목사)이 나중에 출마해 포기하려 했더니 이미 준비가 다 됐기 때문에 사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계속 하다가 떨어졌고, 두번째 출마해서는 90% 이상 지지로 당선됐다. 2번 선거에서 쓴 금액은 현찰로 준 게 아니고 지방에서 온 분들에 대한 여비와 숙식비를 내 준 것이다."

[광고료 및 변호사 비용] (MBC 시사매거진 2580에 대한 반박) "당시 방송으로 우리 금란교회의 명예가 실추됐기 때문에 교회 돈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배 아무개 여인과의 합의비용] "배씨와는 커피2∼3잔밖에 같이 먹은 게 없는데 계속 도와달라고 떼를 쓰고 귀찮게 해 그렇게 했다."

[이00, 신00, 최00, 김00 합의건] (배임죄로 김 목사를 고소했던 사람들) "이들이 나를 고소하고 많이 괴롭혔다. 교회돈을 이들에게 준 게 아니고 내가 너무 괴로워하니까, 교회 장로들이 은행에서 1000만원씩 대출을 받아 3억원을 만들어줬다. 아직도 이 빚을 갚고 있는 분들이 있다."

[양지리 개척교회 부지 매입건] "노후에 아들과 함께 개척교회를 하려고 산 것이다. 우선은 아들 이름으로 등재했는데 이번에 잔금을 치르면서 (금란)교회로 바꿨다."

[인제수련관 건축건] "인제에 아주 낡은 집이 하나 있었는데, 너무 헐어서 설교하고 기도하는 장소로 쓰려고 다시 지었다. 말썽이 나고 하니 교회 이름으로 넘기겠다."


이 신도는 "그러나 이 임원회의에서 김홍도 목사는 정확한 액수나 당시 상황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 않아 참석자들 대부분은 그 설명만으로는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신도는 또 김 목사의 해명과 관련 찬반투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김 목사가 이 같은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퇴장한 뒤 이아무개 장로가 사회를 맡아 6개 문항의 각 항목마다 참석자들에게 손을 들어 김 목사의 해명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찬반의사를 표하게 했다. 반대의사를 표한 참석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뒤 다시 A4용지 절반에 6개항목을 적고 각 항목에 찬반 표시 칸을 인쇄한 용지를 참석자에게 돌려 찬반의사를 적어 내도록 했다. 교회는 1700여명중 부분반대를 포함해 200여명이 반대의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교회측은 이 과정 모두를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했다. 교회가 이런 행사를 가진 것은 김 목사 변호사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들었다. 검찰에 이날 회의 내용을 제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 중랑구 망우리의 금란교회 전경.
ⓒ 뉴스엔조이 제공
이에 앞서 오후 6시30분 경에는 부목사와 장로 4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임원회의를 통해 동일한 절차를 밟았다. 이는 금란교회측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습방향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날 과정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와 투표용지는 그 뒤 검찰에 제출됐다.

김 목사측, 반론 요청에 답변 없어

<오마이뉴스>는 검찰수사와 관련해 김 목사측으로부터 반론을 듣기 위해 10일 오후 2시30분경 김 목사 비서실과 김 목사의 형사변호인인 김기수 변호사에게 의혹사항을 적어 팩스로 보낸 뒤 11일 오전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금란교회 비서실의 장아무개씨는 "담임목사께는 전달이 되지 않았고, 비서실장은 (보내준) 팩스를 봤다"며 "오늘은 금요일이라 교역자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고 구역예배 등의 업무를 본다"고 말했다.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기사가 나갈 수밖에 없다"는 질문에 "그건 알아서 하라"고 답했다.

김기수 변호사실에서도 "변호사께서 지방출장중이라 직접 보지는 못했고, 팩스의 대략적인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답변은 없었다. 이와 같이 양측 모두에게 반론을 요청하는 서류가 전달됐으나 구체적인 반론이 전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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