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얼마 전 서울 연합뉴스에서 선생님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 기사를 읽고 저는 너무나 반가워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함세환 선생님이 딸을 낳으셨다니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이 있겠습니까?

3년 전에 북으로 소환될 때 선생님의 연세가 69세였으니 지금은 72세가 되셨겠군요? 하여튼 저는 그 소식을 듣고 기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데도 따님을 낳으실 수 있다니 이건 우리 민족이 내려준 축복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국방위원장이 다른 장기수 선생님의 자식을 축복이라고 이름 지어 주었다니 정말 이름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함선생님의 딸은 그럼 뭐라고 지어야 할까요?

중앙방송은 함세환씨의 언급을 인용, "내가 장가를 들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하였다"며 고 소개했더군요. "자식까지 보게 되었으니 꼭 꿈을 꾸는 것만 같다"고 말했습니다.

함세환 선생님은 1932년 황해남도 옹진군 옹진읍에서 태어나 빨치산 활동을 시작하셨죠? 그때 나이 17세, 빨치산의 상대가 일본군이었다가 나중엔 인민군으로 한국전쟁에 뛰어 들으셨고, 53년 충북 괴산에서 체포돼 34년간 감옥에서 살다 2000년 9월 북한으로 송환돼셨습니다.

나중에 국방위원장의 소개로 40대 여성과 결혼을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67년 동안 총각으로 사시다 드디어 소원하던 북에 가셔서 결혼도 하셨으니 이젠 소원 성취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아직 이루지 못한 소원이 있지요? 한평생 싸워왔던 조국의 통일, 이제 남과 북만 통일되면 선생님의 소원은 다 이룬 셈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한반도의 분위기는 별로 좋아 보이지가 않습니다. 국내는 이라크 파병문제 때문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국외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해 전 세계가 시끌시끌합니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저와 같이 일도 많이 하러 다니셨고 뭐든지 가리지 않고 노동을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저는 지금 조치원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아들 성욱이 성안이도 많이 커 성욱이는 여기에서 유치원에 들어갔습니다. 전 어머니와 외할머니까지 다 모시고 집도 짓고 시골에 정착을 해 잘 살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가시기 전 여기저기 농사지을 곳을 찾아 다니고, 농사 짓는 걸 조금씩 배우던 때가 그립습니다.

선생님이 유성에서 농사 지을 때 저한테 땅콩이며 고구마며 손수 농사를 지으신 걸 나누어 주시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선생님은 북에 저는 남에 남아 서로 오가지 못하는 사이가 되었군요. 아직도 이곳은 선생님이 사시는 북이 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선생님과 이렇게 통신을 해도 저는 간첩이 되는 겁니다.

지금은 북핵위기라고 합니다. 미국이 이라크 다음은 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니 미국이 북한을 폭격을 해 북한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남한의 보수 수구들도 있습니다.

북에 가시기 바로 몇 시간 전에 핸드폰으로 저한테 말씀하셨죠.
"잘 지내라. 다음에 또 만나자."

우리 선생님을 다시 만날 날이 있을까요? 빨리 북핵 문제도 해결되고 철도도 이어져 우리가 다시 만나 얼싸안을 날이 올까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차를 타고 북에 선생님을 만나러 우리 성욱이 성안이를 데리고 여행을 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북미간에 협상이 잘만 되면 내년이라도 철도가 열리고 선생님과 만날 날이 있겠지요.

어제 뉴스엔 미국과 중국과 북한이 우선 만나 협의를 한다고 나왔습니다. 한국에서 보수집단들이 한국이 배제되었다고 또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이부영 의원이 또 정부를 몰아치고 있더군요. 그렇지만 잘 되리라 믿습니다. 조만간에 선생님을 뵙고 여기 소식을 전할 날이 있겠지요. 그때까지라도 선생님 몸 건강히 잘 지내세요. 그럼 오늘은 이렇게 두서없는 편지 줄이겠습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