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결실을 볼 때가 된 것 같다."

안양 조광래 감독의 2003년도 프로축구 출사표다.

안양 LG는 2000년도 팀 재창단의 일환으로 최태욱, 박용호, 최원권, 김동진 등 고졸 최대어들을 영입하는 등 당대의 파격적인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팀 개편작업을 단행했다.

이 후로 안성훈, 한정화, 김치곤, 조원광, 이준영, 윤홍창, 한동원, 안상현, 고명진 등... 또래대의 최고 유망주들을 싹쓸이 하다시피하며 팀에 영입해 현재 50% 정도가 주전으로 활약할 정도로 이제는 제법 모양새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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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을 끝낸 후, 안양 조광래 감독은 올 시즌을 위해 팀의 라인업에 대대적인 칼질을 시작했다.

우선 팀의 공격 활로를 개척하고 수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이영표(PSV 아인토호벤)의 네덜란드 진출로 인한 공백은 다소 구멍이 커 보인다.

그러나 올 시즌 주장을 맡은 김성재의 크로싱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어 이영표만큼의 화려함이나 날카로움은 떨어지지만 조감독으로서는 위안을 삼고 있는 표정이다.

스타급 선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화려한 득점포를 자랑하며 안양에서 드림을 이룬 박정환과 음주문제로 지난해 마찰을 빚었던 정광민 등은 일약 무적선수로 전략해 버렸다. 팀의 주장이던 최윤열도 잦은 실수가 많았던데다 같은 포지션의 후배들이 급성장함에 따라 포항으로 현금 트레이드 되는 설움을 겪어야만 했다.

또, 지난 시즌 팀 공격의 절반을 차지하던 뚜따(현 수원삼성)를 과감하게 방출한데 이어 꾸준히 팀의 중원을 이끌어오던 안드레마저 방출, 칭다오로 보내버리며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공격수 마르코까지 브라질로 보내버려 기존 용병선수들 가운데 히카르도만을 남긴채 모든 용병을 정리해 버렸다.

이 들을 정리하고 새로이 영입한 용병들 가운데 가장 눈에 뛰는 선수는 일본 출신의 마에조노 마사키요(30).

지난 시즌 브라질 3부리그에서 돌아와 J리그 도쿄 베르디팀에에 입단했으나 팀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며 방출돼 무적 선수로 있던 중 성남으로 테스트차 들어왔지만 계약에는 실패하고 있던 차에 조광래 감독의 눈에 노쇄하는 기미를 보인 안드레를 대신해 낙점받아 안양에 합류하게 됐다.

일본국가대표팀 출신으로 절묘한 킥력을 겸비해 조광래 감독으로부터 리우올스타와의 경기 직후 "마에조노의 킥은 국내선수들 보다 한 단계 위다. 올 시즌 팀의 전문 키커로 활약할 것이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조광래 감독이 브라질까지 직접 날아가서 데려 온 바티스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 뚜렷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는데다 최태욱, 진순진, 정조국등 스트라이커 자원이 풍부한만큼 어떤 활용가치를 지녔는지는 속단하기 이르지만 쉽게 볼만한 용병은 아닐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의 뚜다와 같이 팀과 하나가 되는 모습이 다소 부족해 조감독으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렇듯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함과 동시에 뛰어난 용병선수들을 영입하며 구색을 갖춘 안양으로서는 기존의 정교한 조직력과 스태미너 등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다면, 두터운 선수층으로 게임수가 늘어난 정규리그에 대비한다는 계획은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포지션별 예상 포진도
★ GK: 불혹을 넘긴 신의손이 안양의 골문을 계속해서 맡는다. 지난 시즌 점차 쇠퇴화를 보이며 판단력과 순발력면에서 예전만 못 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나 조광래 감독의 신임은 여전하다. 안양의 차세대 골키퍼로 현재는 신의손을 백업하는 박동석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 시즌 2부리그 최우수선수를 거머쥐었고 국가대표팀 상비군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이미 검증은 끝났다. 강릉시청에서 활약하던 김태수 역시 눈여겨 볼만 하지만 출장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을 듯 싶다.

★ DF: 지난 시즌부터 4-4-2를 과감히 버리고 도입한 3-5-2를 팀의 기본 대형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3백의 조직력이 팀 내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전술적인 축이다. 수비라인의 구성을 보면 왕정현, 이정수 등 스트라이커들이 수비로 전향한 것이 눈에 띤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수비를 막으려는 조감독의 전술적인 전향. 시즌 초반 수비라인에는 김성일-왕정현-이상헌이 우선 낙점받았다. 그러나 청소년대표팀에 나가있던 김치곤이 합류하게 되면 김치곤-왕정현-이상헌으로 주전라인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오랫만에 복귀한 이상헌이 경기감각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경우 이정수나 박용호를, 왕정현이 부진할 경우 대표팀 상비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박요셉이 나설 수 있다. 김동진이나 용병 빅의 수비전향도 가능하고 부상에서 회복중인 박정석과 노장 손현준등 백업진도 튼튼해 시즌을 꾸려나가는데 부담이 적은 편이다. 정성호, 윤홍창 등의 어린 선수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만 하다.

★ MF: 좌우윙백에 중앙의 최원권과 김성재를 배치한 것이 눈에 띤다. 조광래 감독이 윙백들에게 스피드한 공격력보다는 수비력과 정교한 크로싱을 우선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졸 4년차를 맞이하는 최원권은 지난해 부상 이 후 동계훈련 부실등의 이유로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조감독으로서는 경기를 뛰면서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지속적으로 기회를 주고 있다. 반대편의 김성재는 올 시즌 주장까지 맡는등 날이 갈수록 기량은 물론 감독의 신임이 두둑해지고 있다.

중앙의 배치는 다소 이색적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에 히카르도와 마에조노 둘을 놓고 김동진을 뒤에 배치하는 것. 현재 안양으로서는 마에조노의 킥력에 많은 골이 터져 주기를 바라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엘류호에 승선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동진은 어느덧 팀의 키포인트로 성장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전환시 볼 배급 역할을 맡는등 플레이메이커로서의 능력과 상대 플레이메이커 수비, 게다가 공격작업까지 팔방미인의 능력을 보이고 있다.

윙백에는 올림픽 대표팀의 한정화, 안성훈, 박윤화 등이 백업을 하며 공격형에는 경희대를 중퇴한 스트라이커 이준영이 보직 변경을 맡아 조커로 나서며, 수비형에는 용병 빅과 함께 올림픽 대표팀 출신의 구경현이 눈에 뛴다. 16세팀의 송진형, 고명진 등의 성장세도 지켜볼만 하다.

★ FW : 가장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포지션이다. 지난 시즌 막판에 부활을 알리며 선전한 진순진이 우선 한 자리를 기본적으로 차지한 가운데 국가대표 최태욱과 청소년대표 정조국, 용병 바티스타가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합중이다. 우선 조 감독으로서는 바티스타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편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슈퍼루키 정조국을 바로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국가대표선수라는 타이틀이 무색할만큼 팀의 2진 공격수로 밀려버린 최태욱은 자신의 특기인 스피드와 빠른 돌파를 살려 윙백 한자리에 조커로 투입될 가능성도 있으며 진순진이 부진할 경우 언제던지 자리를 꽤 찰 계획이다.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한 이준영, 구경현 등이나 기량이 성장세에 있는 조원광, 17세의 나이가 무색할만큼 지난 시즌 2군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한동원, 장신 공격수 박성호 등의 선수들도 간간히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 설성환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축구닷컴(http://www.chuggu.com)에 가시면 더욱 상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2003-03-27 14:18ⓒ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축구닷컴(http://www.chuggu.com)에 가시면 더욱 상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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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사커뱅크(기자), 축구닷컴(에디터), 풋볼매거진(기자), 한국일보(리포터), 전남드래곤즈 매치데이웹진(발행)을 거쳐 에히메FC(J리그구단), 이룸스포츠(선수관리팀장), 프라임스포츠인터내셔날(부사장)까지 에이전시와 마케팅 업무까지 다양한 스포츠 산업분야 현장을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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