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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신:10일 오전 9시 45분>

이상수 "검찰총장에 내가 전화했다."


▲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은 10일 SK그룹 수사 외압설과 관련, "내가 전화했다"고 실토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태원 회장이 구속된 이후 김각영 검찰총장에 전화를 걸어 갑작스럽게 조사를 하는 배경이 뭔지 물어보고 경제계에 미칠 파장과 충격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어 전화한 이유에 대해 "경제계에 미칠 당 안팎의 우려가 높았고, 당 간부들과의 논의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총장은 "SK그룹이 우리 당에 후원금을 상당히 많은 낸 기업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상수 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검찰 총장에 전화해서 갑작스럽게 수사를 하는 배경이 뭐냐, 경제 관련 우려를 전달했다. 그랬더니 검찰총장이 별다른 특별한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 SK와 몇몇 대그룹에 대한 수사를 형사 9부에서 하고 있었고 현대상선 문제로 수사가 중단했다가 현대상선 수사가 유보되는 바람에 재개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 인사가 마무리 되기 전에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경제계에 주름살이 없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좋은데 수술을 잘못하면 환자가 죽을 수도 있다, 신중하고 균형 잡힌 속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 정부가 검찰을 핸들링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 않나."

- SK의 누가 부탁을 한 것인가.
"부탁을 받고 한 것이 아니고 당 안팎에서 우려가 높았다."

- 당에서는 누구와 상의를 했나.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없고, 당 간부와 얘기를 했다."

- 후원금을 낸 기업에 SK도 포함돼 있나.
"정확히 얘기하면 100대 기업 중 과거 우리 당에 후원금을 낸 곳, 그 그룹에 연락해 선거를 앞두고 우리 당이 힘드니 도와 달리는 취지였다. 후원금은 영수증을 처리했으므로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 SK도 후원금을 냈나.
"상당히 많이 낸 기업에 속한다."

- 후원금과는 연관이 없나.
"없다. 떳떳하게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수사 기간에 검찰총장에 우려를 전달한 것이다."

- 언제 전화를 했나.
"최태원 회장이 구속된 직후인 것 같다. 대그룹 수사를 확대하고 전방위로 하겠다는 얘기가 나올 때이다."

- 수사검사에는 직접 전화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수사검사에 얘기를 하지 않았다. 난 총장에게 얘기했지 그에 대해서는 모르겠고, 난 알 수가 없다. 상식 밖이다."

-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전화를 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인가 이례적인 것인가.
"이번의 경우는 우리 경제계의 의아심이 컸다. 특별히 있었던 일이다."

-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알게 된 것은 어떤 경로인가.
"전반적으로 친구들을 통해서나 그런 곳에서 많이 들었다. 교류의 폭이 넓은데 다들 우려가 팽배했다."

- 왜 SK에 대해서만 전화를 했나.
"특정회사의 얘기가 아니다. 대기업 전반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하는데 수사가 가져올 파장과 충격을 우려했다."

- 검찰총장에 대한 통화가 수사에 영향일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현재 정부와 검찰간에 협의 차원의 통로가 없다. 집권당 총장으로서 우려를 전달하고 배경을 알고 싶어 연락을 한 것이다. 그 점에 대해 떳떳하다. 누구를 도와주려는 차원도 아니다."

- 만약 삼성이 수사를 받으면 전화를 그렇게 할 것인가.
"지금 상황이 또 있겠나."

- SK가 상당 정도의 후원금을 낸 것과는 상관이 없나.
"관계가 없다."

- 당 간부와의 회의에서 이러한 우려를 전달해야 한다는 식의 중지가 모아졌나.
"당신이 연락하시오라는 것은 없었다. 검찰이 왜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제2의 외환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재벌그룹에 대한 개혁 얘기가 있으나 정부와 검찰간의 교감이 없다, 그런 것을 고려해 물어 본 것이다."

- 당연히 할 만한 일이라고 보는가.
"그렇게 판단하기 어렵다. 어려운 상황을 토대로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우려의 목소리가 SK로부터 전달된 적이 있나.
"SK와 연락할 겨를이 없었다. 유일한 사람이 김창근 본부장인데 구속된 상태가 아닌가."

- 균형 잡힌 수사라고 표현하는데 그 의미가 뭔가.
"그런 분위기로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미이다. 검찰총장이 대학 선후배간이라 비교적 자유로운 사이이다. 나는 법사위원이었고. 그 당시 그런 분위기로 얘기했을 것이다."

한나라당 "이상수 사무총장 엄벌"...숨죽인 민주당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의 SK 수사 전화 시인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이 총장을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희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이 특정사건의 검찰수사와 관련해 은밀하게 검찰 수뇌부에 전화를 했다면 압력이 틀림없다"면서 "이 총장의 면피성 자백만으로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이 총장은 검찰외압에 관한 한 화려한 전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검찰은 이 총장 등 외압에 가담한 사람들을 가려내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 또한 검찰독립을 외치는 검사들 앞에서 '외압을 가한 사람이 있으면 내게 고발하라'고 약속했던 만큼 일번백계의 차원에서 이 총장에 대한 수사를 엄명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숨을 죽이고 사태의 파장을 지켜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무런 공식 논평도, 발언도 자제하고 있다.

전날 이석환 인천지검 검사의 "여당 중진과 정부고위직의 외압" 발언이 전국에 생중계 된 점, 이상수 의원이 신주류의 핵심이자 당의 사무총장이라는 점, 지난 선거 당시 선대위 총무본부장으로 활동한 점, SK 그룹이 대선 당시 민주당에 후원금을 많이 낸 점 등 주변 정황이 민주당의 운신의 폭을 더욱 좁히고 있다.

특히 며칠전 "100대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모금" 발언 이후 또 이 사무총장이 관련된 사안이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신주류 내부에서도 부적절했다는 반응이다.

신기남 의원은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당 사무총장이 하고 공개를 했다면 외압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그래도 앞으로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일반적으로 이런 저런 전화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견제시를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삼가야 하며 검찰도 전화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강요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 이병한 기자


<제1신 : 9일 저녁 8시55분>

▲ 토론 도중 물을 마시는 이석환 검사
ⓒ 청와대 제공
노무현 대통령과의 토론회에 참석한 이석환 검사(인천지검)가 "SK 그룹 관련 수사를 하면서 수사진에 외압이 있었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서울지검 형사 9부에서 SK그룹 관련 수사를 담당, SK(주) 최태원 회장을 직접 조사해 구속시킨 바 있는 이 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수사과정에서 외압이 들어오는 사례를 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SK그룹 수사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말이 돌기도 해, 상황에 따라서는 이 검사의 이날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검사는 "나는 SK그룹 수사팀에 있다. 여러 난항이 있다. 그 난항이 검찰의 현 주소를 말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변호인이 아닌 외부인으로부터 외압이 있다. 여당 중진인사도 있고 정부의 중진 인사도 있다. 다칠 수 있다고 한다. 수사지휘팀에 그런 외압이 있다. 그게 검찰의 현 주소"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검사의 발언에 대해 "지금은 인터넷 시대인데 얼마든지 그런 얘기 알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얘기를 말해 달라. 장관에게, 대통령에게 얘기를 해 달라"고 답했다.

한편 이 검사의 폭로와 관련, SK 관련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서울지검 형사9부장은 "외압성 연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검사는 SK 그룹 수사를 담당했으며 최근 인천지검으로 옮겨 금융감독위원회로 파견돼 있다.

검찰은 당초 최태원 SK㈜ 회장과 김창근 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 2명 외에 1명을 추가 구속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최 회장 등 2명만 구속기소하고 8∼9명을 불구속기소하는 선에서 10∼11일께 SK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지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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