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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8년부터 5년간 꽃동네에는 300억원이 넘는 국비와 지방비가 지원됐지만, 정확한 회계감사는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자체는 시설점검으로, 복지부는 서류정산으로 막대한 돈을 매년 지급했을 뿐이다. 음성군청이 밝힌 지난 5년간의 지원금 내역.
ⓒ 오마이뉴스 김영균
국내 최대 사회복지단체인 충북 음성 소재 '꽃동네'의 오웅진(57) 신부가 거액의 부동산투기와 후원금 횡령혐의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원인에는 관계기관의 관리감독 소홀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꽃동네가 위치한 충북 음성군 일대에서는 꽃동네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를 감독해야 할 음성군과 복지부 등 관계기관은 제대로 된 회계감사를 단 한차례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 한푼이라도 국민들의 세금이 지출된 곳은 응당 회계감사를 받도록 돼 있는 것이 예산행정이 기본이다. 그러나 꽃동네만큼은 이같은 기본적인 행정감시의 '사각지대'에 수 년째 방치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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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측은 여기에 한술 더 떠, 복지부나 국회의원들의 수 차례에 걸친 회계장부 공개 요구도 듣지 않았다. 지난 98년 꽃동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오 신부가 증인으로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적이 있다. 이 때 김홍신 의원이 오 신부에게 "후원금 규모가 96년 한해 88억원이라는데, 맞느냐"고 질문하자 오 신부는 "국정감사 대상이 아니다"며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설립 이후 지금까지 꽃동네에 들어간 국가예산과 후원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또 구체적으로 그 돈이 언제 어디에 얼마가 쓰였는지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꽃동네 내부의 몇 몇 핵심인사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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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국고 등 300여억원 지원, 확인은 매달 한 번 형식적 진행

알려진 바대로 꽃동네는 한해 약 75억원의 국고·지방비 보조금(2002년 음성군 합산), 매월 1000원씩 납부하는 후원회원만 85만명, 장애인생활시설 등 4개 시설에 수용인원 4000여명(음성·가평 지역 합산 추정) 등 사회적·경제적 규모면에서 모두 '국내 최대'로 일컬어지고 있는 시설이다.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 동안 꽃동네에 국가나 자치단체로부터 지원된 지원금(후원금 제외)만 해도 무려 301억7천69만2000원(음성군 합산). 이 금액은 2000명에 가까운 사법연수원생들(5급 공무원 수준)이 올 한해 국가에서 받을 임금 총액에 해당하는 액수다. 또 서울시가 24곳의 뉴타운을 추진하며, 한 곳마다 평균적으로 3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맞먹는다.

꽃동네와 같이 지방에 있는 사회복지시설의 감독 권한은 일차적으로 해당 자치단체에 있다. 음성에 위치한 꽃동네의 경우, 음성군청이 이에 해당하며, 지방비와 국비도 지원되고 있으므로 충북도청과 보건복지부 역시 투명한 재정의 감독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관리를 맡고 있는 일선 자치단체나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해마다 수십억원을 지급하면서도 그 동안 형식적인 시설점검이나 서류 정산만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기관은 그 동안 꽃동네측에서 작성한 정산 서류를 정확한 확인작업도 없이 그대로 이용, 복지 예산의 결산에 사용해 왔다. 꽃동네측이 올린 서류가 정확한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작업은 음성군청이 매달 한번씩 형식적으로 장부와 서류를 대조하는 작업뿐이다.

@ADTOP8@
'꽃동네'는 문화관광국 책임, 복지시설은 사회복지과 책임?

복잡한 행정체계 역시 정확한 관리감독이나 투명한 시설 운영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 충북 음성군 꽃동네 안내도. 꽃동네는 26년의 역사와 방대한 넓이를 자랑하지만, 그 외 자금내역 등이 일반에게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천주교 안팎에서는 '투명 경영'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우선 음성 꽃동네의 경우, 사회복지재단이 아닌 '천주교 청주교구 유지재단'이라는 종교재단으로 등록돼 있고, 이를 관리할 책임은 문화관광부와 도청 문화관광국에 있다. 그러나 꽃동네 내부에 있는 4개의 시설은 사회복지시설로서 그 책임이 보건복지부 관할이다.

아울러 장애인생활시설, 부랑인요양시설, 노인요양시설, 정신요양시설 등 총 4개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금을 지급하고 결산하는 주무부서도 복지부 내부에서 각기 다르다.

이를테면, 장애인요양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의 경우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에서, 노인요양시설은 노인복지정책과에서, 부랑인요양시설은 복지지원과에서 관리하는 상황이다.

현재 꽃동네로 들어오는 후원금은 모두 '유지재단' 명의의 계좌로 입금돼 꽃동네 쪽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동네의 수입 가운데 국가와 자치단체의 보조금은 각 시설로 들어오고, 후원금은 재단으로 들어오는 이원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꽃동네 사회복지시설로 들어오는 전체 수입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게 돼 있다. 따라서 이 예산을 감사해야 할 책임부처를 정확하게 규정짓기도 힘든 상황이다.

천주교 일각에서는 오 신부가 이러한 이원적 체계를 이용해 법적 책임을 피해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지난 98년 청주교구 소속 한 신부는 이와 관련해 "꽃동네가 (사회복지법인으로) 독립하지 않고 천주교 청주교구 유지재단으로 소속되어 있는 이유는 천주교의 제도적 보호를 받고, 천주교의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이해관계를 최대한 이용하려는 저의가 분명히 숨어있다"고 일침을 가한 적이 있다.

자치단체 "회계감사는 권한 밖"- 복지부 "모든 권한 위임"
책임 소재 모호…, 회계부정 가능성 커


한편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감독 권한이 애매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음성 꽃동네 속에 있는 4개의 복지시설에 대해, 해당 자치단체는 권한 밖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회계감사를 하지 않았고, 복지부는 인력부족과 '일차적인 감독권은 자치단체에 있다'는 등의 원칙적인 이유로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있었다.

꽃동네 복지시설을 담당하고 있는 음성군청 사회복지과 담당자는 "한 달에 한번씩 보조금에 대한 정산을 하고, 3개월에 한번씩은 시설점검을 나간다"고 말했으나 "보조금 정산과 시설점검 외에는 따로 회계감사를 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 담당자는 또 "영수증을 첨부한 정확한 회계장부는 해당 시설에서 보관할 뿐 군청에는 그런 장부가 없고 대부분 정산 서류를 가지고 처리한다"며 "회계감사의 경우 군청의 권한 밖"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청 복지환경국 사회복지과의 김혜숙씨도 "꽃동네의 복지 시설과 같은 경우 1년에 1회, 매년 2월이 되기 전 서류를 가지고 정산을 한다"며 "일반적인 영수증 같은 것은 (시설에서)자체적으로 보관하고, 다만 도청을 통해 꽃동네로 들어가는 민간단체 보조금은 증빙서를 첨부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역시 국고보조금의 결산에 군청이나 도청이 올린 정산 서류를 이용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울러 인력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직접 해당 시설에 대한 감사를 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것이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천기선씨는 "복지부 행정감사규정에는 큰 복지시설일 경우 3년에 1회씩 감사를 가게 돼 있지만, 인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그 많은 시설을 모두 다닐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이 때문에 필요한 경우나 특별한 경우에 의해서만 감사를 나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천씨는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해당 지자체에 운영 전체에 관한 많은 권한이 위임돼 있다"며 "실질적인 지도 감독 권한은 각 시도에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일선 지자체는 권한 밖이라는 이유로, 또 중앙 부처는 인력 부족과 권한 위임 등을 이유로 해서 어느 관계 기관도 정확한 감독을 하지 않았고 형식적인 감사 절차만 되풀이 해왔다는 얘기다. 이는 곧 언제든지 회계 부정이 일어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꽃동네 오 신부의 막강한 뒷배경이 관계부처로 하여금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음성군의 한 주민은 "선거철만 되면 대통령 후보부터 국회의원, 군수, 군의회 의원까지 모두 찾아가서 굽신거리는데 감히 누가 꽃동네의 회계를 문제삼을 수 있겠느냐"며 "지역에서는 '꽃동네 군수, 꽃동네 의원'이라는 말이 이미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박스기사 참조).

"공무원들, 꽃동네 관심 끊는 것을 상책으로 여겨"
<연합뉴스> 보도, 오 신부 뒷배경에 공무원들 '부담'

꽃동네 오웅진 신부는 잘 알려지다시피 전두환, 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들과 막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앙 무대의 정치권 실력자들과도 깊은 관계에 놓여 있으며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학계, 종교계 인사들도 오 신부의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잡고 있다.

정계인물만 해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과 현직 김대중 대통령,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꽃동네 자문위원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노재봉 전 국무총리를 비롯, 고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 김수환 전 추기경, 정진석 서울대주교, 박홍 전 서강대 총장 등도 오 신부의 '지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꽃동네의 문제점을 인지하고서도 함부로 건드리거나 감히 맞서지 못한다는 것이 일각의 분석이다.

1월 22일자 <연합뉴스>는 '음성 꽃동네 회계감사 허술'이라는 기사의 일부에서 위와 같은 실태를 보도했다. 다음은 해당 기사의 관련 부분.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행정기관의 관대함도 작용했겠지만 설립자인 오 신부의 든든한 정치적 배경(?)이 무엇보다 부담스러웠다는 것이 지방공무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전직 대통령을 비롯 중앙 정치권 실력자들이 오 신부와 개인적 친분이 있거나 꽃동네를 적극 후원해왔고 80여만명이 넘는 후원자와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 2천200여명의 시설 수용자 등을 확보, 정치권이나 중앙 부처조차 부담스러워하는 꽃동네에 대해 지방 자치단체가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1998년 꽃동네의 방만한 자금 집행 등 시설 운영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충북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나섰던 국회 의원들이 오 신부를 국정감사장에 불러 세워 의혹을 추궁하겠다고 나섰다가 오히려 앞다퉈 오 신부의 `노고'만 추켜세우는 진풍경이 연출될 만큼 오 신부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하게 비쳐졌다.

꽃동네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당시 국정감사는 충북에서 오 신부의 `정치적 위상'만 공고하게 해준 셈이 됐다.

지방자치제의 본격 도입 이후 꽃동네가 몰표 지원 등으로 선거에 개입한다는 말이 돌면서 오히려 자치단체나 출마 예정자들이 꽃동네의 눈치를 살피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 공무원은 "시설 운영 신고 서류가 미비해 보완을 요구했더니 꽃동네 관계자가 `현직 자치단체장이 다음 선거에 나오지 않을 셈이냐'고 오히려 겁을 줬다는 얘기도 있었고 꽃동네에 맞섰던 공무원이 결국 옷을 벗었다는 말도 돌면서 공무원들은 꽃동네에 관심끊는 것이 상책으로 여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도감독해야 할 행정 당국이 오히려 사회복지시설의 눈치를 보는 왜곡된 구조로 인해 언제든 부조리가 발생할 개연성을 안고 있었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 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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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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