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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일보사장실. 조 사장이 유권자연대 임원들의 항의 방문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정세연
"신문 장사가 신문 사러온 사람한테 신문 파는 건 당연하고 사간 사람이 어떻게 하든 그건 그쪽 사정이지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지 않나"

대통령선거 당일인 지난 19일 새벽 대전일보사가 '정몽준 노무현 지지철회' 기사가 머릿기사로 실린 자사 신문 수 천여부를 한나라당 대전중구지구당에 판매한 것과 관련 대선유권자연대 대통령선거보도감시위원회(이하 감시위원회)가 항의면담하자 대전일보 조준호 사장이 밝힌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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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위원회는 조 사장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한나라당과 대전일보사간 담합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보다 키웠고 무책임하고 언론윤리마저 망각한 매우 실망스러운 답변"이라며 향후 강도를 높여 대응해 나갈 입장임을 밝혔다.

▲ 대전일보 조준호 사장. "선거운동 기간내내 형평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 정세연
감시위원회는 30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일보사를 항의 방문하고 선거일 당일 대전일보사의 신문 판매 행위에 대해 "특정정당의 당선을 도울 목적으로 담합해 이루어졌다는 확신을 갖지 않을 수 없고 한나라당 불법선거운동에 이용하려는 것을 알면서도 신문을 판매한 것은 미필적 고의에 해당된다"며 독자들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감시위원회는 이어 조 사장에게 전달한 항의서한문을 통해 "모든 책임을 지고 사장과 편집국장이 퇴진할 용의는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19일 아침 출근해서 보고를 받았는데 한나라당측에서 신문은 사가려는 것을 보고 민주당 사람들이 쫓아와 시비가 붙은 것으로 별문제가 없는 사안"이라며 "(대전일보) 기획실 사람들이야 신문장사니까 신문 사러온 사람한테 신문 파는 건 당연하고 사간 사람이 어떻게 하든 그건 그쪽 사정이지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어 "선거운동이 종료된 후 신문을 팔았다고 하는데 정오가 되기 전에 신문을 팔았고 실랑이가 정오를 넘겨 벌어진 것 뿐"이라고 답했다.

조 사장은 이어 "이번 일은 (대전일보) 사주가 한때 한나라당에 속해 있어 한나라당을 편들었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특정 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지할 이유가 없고 선거보도 과정 내내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감시위원회는 이같은 조 사장의 해명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매우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 논란이 된 투표일인 19일 오전. 대전일보사옥 윤전실 불이 훤히 켜 있고 창문으로 한나라당에게 판매할 신문이 무더기로 쌓여 있다. (오전 1시 45분경)
ⓒ 심규상
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실제 신문을 사고 팔다 발각된 시간은 정오 무렵이 아닌 선거일 당일인 19일 오전 1시 15분경"이라며 "당시 대전일보 윤전실에 불이 훤히 켜져 있었고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신문이 나오자 마자 신문을 옮겨 싣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니터 결과 대전일보는 대선 보도사에 가장 큰 오점으로 기록될 '충청도 핫바지' 보도에 버금가는 '노무현 인천발언'을 보도하는 등 균형 있는 보도태도를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감시위원회는 항의면담이 끝난 직후 "불법선거운동에 이용할 목적으로 신문을 사러 온 특정정당 사람들에게 신문을 무더기로 팔고서도 어떻게 사용할 지는 알 바 아니라는 조 사장의 언급은 언론윤리마저 저버린 매우 실망스러운 답변"이라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강도 높은 대응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 한나라당에 판매한 문제의 신문. 이 신문은 투표일인 19일 새벽 대전시내 아파트 단지 곳곳에 무더기로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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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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