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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 메인 화면
ⓒ 신소영
SBS 라디오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새벽 2시·FM 107.7MHz)은 제멋대로다. 지난해 4월2일 첫 방송된 고스트스테이션은 인터넷 덕에 태어났다.

미국 뉴욕에서 신해철이 녹음해 서버에 올려두면, SBS제작진이 이를 내려받아 전국에 방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물론 인터넷에서도 동시에 방송된다. 지상파에서는 욕설에 "삐" 소리를 입히고,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과격한 내용은 편집도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원본 그대로다.

그래서인지 고스트스테이션의 경우에는 인터넷을 통해 청취하는 사람도 많다. 젊은 층의 대다수가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심야시간에 주로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시청 행태를 가능케 한다.

아울러 행여나 편집될지도 모르는 일부 방송 내용에 대해 보다 생생한 원래의 것을 접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어찌되었든 애청자에게 있어 고스트스테이션은 일종의 해방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다음넷에 위치한 고스트스테이션 동호회 카페
ⓒ 신소영
시작부터 인터넷이라는 매체와 함께 등장했고, 여전히 지상파와 인터넷을 넘나들며 방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여타 라디오 방송과 구분해볼 수 있다.

고스트스테이션 동호회(http://cafe.daum.net/ghostnation)의 시삽으로 활동하고 있는 변중혁(21·학생)군과 인터뷰를 통해 고스트스테이션만의 자유를 함께 누리고자 한다.

- 고스트스테이션(이하 '고스') 동호회를 만들게 된 계기는.
"작년 4월에 우연히 첫방송을 듣게 되었고 아직 관련동호회가 없을 것 같아서 첫 방송하던 날, 다음넷에 고스 까페를 (http://cafe.daum.net/ghostnation) 만들게 되었다. 고스 까페는 단순히 신해철 개인과 관련한 팬클럽이 아니라 고스트스테이션 청취자들의 모임이다."

- '고스' 동호회의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오프라인에서는 자주는 아니지만 운영자들이 모임을 가지면서 친목을 다지고 있고, 회원들 사이에 번개도 종종 이루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마왕(고스에서 신해철을 마왕이라 부름) 방송 모니터나, 정팅, 사회적 이슈들이나 문제점을 토론한다. 최근에는 소리바다 찬반론 게시판이 생겨서 회원들간에 이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 '고스'를 일주일에 몇 번 정도 청취하는가?
"솔직히 요즘은 자주 못한다. 일주일에 많으면 2∼3번 정도!"

- '고스'가 여타 라디오 방송과 다른 차별성은 무엇이라고 보나.
"억압받지 않으려는(싫어하는) 자유스러움. 마왕의 거침없는 만담과, 인터넷과 공중파 동시방송.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고스만의 분위기. 고스 식구들 사이의 끈끈한(?) 고스애. 고스에서는 청취자를 고스식구라고 부른다."

- '고스'가 지니는 장, 단점이 있다면?
"늦은 방송시간대가 장점이자 단점이라 생각한다. 새벽 2시라는 시간이 사람의 긴장을 풀어주고 고요하며 상당히 편안한 시간인 반면, 고스 식구들 중에는 중·고등학생 혹은 초등학생까지 이 방송을 청취하고 있어서 학교에 가서 잠을 청하는 친구들이 많아진 것 같다. 학교에서 자는 학생들 중에 절반은 고스 식구가 아닐까?"

- '고스'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방송이 되고 있는데, 인터넷 방송이 '고스'의 애청자 확대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나? 혹시 인터넷 방송으로 청취해본 경험이 있는가.
"고스의 특징이자 자랑거리가 바로 인터넷 방송이라 생각한다. 인터넷으로 생방송을 청취할 수도 있고 재방송을 청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인터넷 방송의 묘미는 바로 로스트 스테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삽인 저 또한 로스트 스테이션은 꼭 빼먹지 않고 듣고자 노력한다.(매주 마지막 주 화요일은 SBS 시스템 정기점검 때문에 공중파에서는 방송을 하지 않고 인터넷에서만 방송이 되는데, 이 방송을 로스트 스테이션이라 부른다) 인터넷 방송이라 공중파 방송에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예전엔 주로 섹스나 덩(변) 이야기가 많았는데 요즘도 그런 이야기 많이 하나?"

▲ 방송참여게시판에 쏟아지는 애청자들의 사연
ⓒ 신소영
- 라디오 방송의 특징이라 하면, 청취자들의 사연을 통해 방송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고스'의 경우, 마왕과 청취자(마녀, 천민, 미라..의 이름들로 불려지는) 사이의 소통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
"고스의 경우에는 엽서나 편지를 받지 않고, 대신 고스 홈페이지에 있는 방송참여 게시판에 사연을 올릴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그곳에는 마왕만이 글을 쓸 수 있는 게시판이 따로 있어서 마왕이 고스 식구들에게 하고 싶은 글을 종종 남기곤 합니다. 즉, 고스의 주요 매개체는 바로 인터넷이라 할 수 있다."

- 앞으로 '고스'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갔으면 하는가.
"특별히 고스에 바라는 점은 없고 우리들(고스 식구)만의 이 공간(고스라는 틀)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고스가 방송이 표현할 수 있는 자유의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데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한다."

인터넷을 통해 시작된 방송, 그곳엔 지상파에서 볼 수 없었던 열린 공간을 통한 자유분방함이 있었다. 고스트스테이션 게시판은 비록 인터넷상의 언어로 가득 했지만 개개인의 솔직한 생각들이 있었고, 그것이 하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새로움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아침에 해가 뜨듯 밤이면 찾아오는 유령방송, 고스트스테이션에는 마왕이 있고, 마녀가 있고, 천민이 있다. 자신들만의 자유를 찾아 졸린 눈을 부비는 애청자들이 있기에 고스트스테이션은 오늘밤에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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