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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 머슴 출신 홍범도는 어떻게 신출귀몰 영웅이 되었나

'나무고아원'을 처음 알게된 것은 작년에 가입한 인터넷동호회에서다. 그 동호회 어느 회원의 홈페이지를 방문했는데 그 곳이 '나무고아원'이었다. 게시판에 글을 남긴 것을 계기로 그 분과 인연을 맺었다. ('나무고아원'도 함께)

이번 오월에 하남에 이팝이 한창이니 놀러오라는 초대를 받았다. 마침 어린이날도 다가오고 하여 어린이날 선물 겸 아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려고, 5월 4일 '나무고아원'을 향해서 출발했다.

아이들 옷은 흙이 묻어도 괜찮은 편한 옷으로 입히고, 김밥과 음료수를 준비하고 휴지와 수건을 챙겼다. 군자역에서 남편을 만난 시각이 오후 2시 10분. 다시 지하철을 타고 천호역에서 내려 30-1번 버스를 타고 하남시청 앞에서 내렸다. 그 곳에서 택시를 타고 약 5분 정도를 가니 '나무고아원'이다. 그 때 시각이 3시 10분. 군자역에서 그 곳까지 한시간 정도 걸렸다.

설렌 가슴을 안고 들어섰는데 좀 황량했다. 마치 사춘기 소년 소녀 같은 나무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그늘 있는 곳이 없어 솟대가 옆에 있는, 계단 위에 앉아 김밥을 먹었다.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제4초소가 있었다. 아주 마음씨 좋게 생기신 분께 '나무고아원'을 어떤 식으로 둘러보는 것이 가장 좋은가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여쭤보니, 친절하게 '나무고아원'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고 아주 자세하게 어느 곳을 어떻게 보고 어떤 방향으로 가라 하셨다. 천천히 걸어가며 '나무고아원'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비가 온 다음이라 길 가운데는 물웅덩이가 군데군데 있었고, 연못도 몇 군데 있었다. 아이들은 아주 작은 것에도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 아빠와 손잡고 오는 둘째 아이는 아예 땅바닥에 주저앉아 무엇인가를 열심히 보고 있었고, 가자고 하는 아빠까지 앉혀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큰 아이는 이제 막 한글을 깨우친지라 나무들 앞에 서 있는 이름표를 읽고, 나무엔 별 관심을 안 주고, 웅덩이에 있는 작은 우렁이 두 마리에 정신이 팔린다.

자운영 꽃이 많이 피어있어 아이들 손목에 풀꽃 시계를 만들어 주었더니 좋아한다. 연못 위에는 굉장히 큰 소금쟁이가 스케이트를 타듯이 미끄러지며 다니고, 아이들은 작은 돌멩이들을 연못에 던지며 "퐁당" 소리를 들을 때마다 까르르 웃었다. 그 곳을 떠나려하질 않아서 억지로 손을 잡아끌어야 했다.

나무들 옆을 지날 때마다 들리는 새소리는 아주 경쾌했다. 그리 크지 않은 나무들인데도 새들의 보금자리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나 보다. "푸드덕"소리가 들리더니 꿩 한 마리가 날아갔다. 가다보니 흰 꽃이 만발한 곳이 있는데 그 꽃 사이를 오리들이 뒤뚱거리며 걸어다니고 있다. 아이들은 역시 나무보다는 그 오리들을 보고 좋아한다. 아이들이 오리 뒤를 따라가니 놀라서 황급히 연못 속으로 들어간다. 유유히 헤엄을 치면서 다닌다. 오리를 보다가 이 번에는 꽃 속에 있는 무당벌레를 본다. 돋보기를 가져오는 건데 미처 준비를 못했다. 책 속에서 본 곤충을 눈으로 보니 신기한가 보다.

얼마 전에 천자문을 옛날 이야기처럼 해주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하늘 천 땅 지 검을 현 누를 황" "하늘색은 검고 땅색은 누르다."
아이들이 이 말을 듣고 처음으로 한 질문은
"엄마 밤하늘은 검은 색인데 땅색은 모르겠어요. 누르다가 뭐예요?"
기껏 해 준 대답이 "운동장의 흙색이야" 했다. 땅을 밟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 가만 생각하니 우리 아이들은 흙을 밟아 본 날이 별로 없다. 주변 대부분의 걸어다니는 곳은 콘크리트로 덮여 있으니까.

'나무고아원'에는 자전거 도로를 제외한 곳은 모두 흙 길이다. 숨쉬는 땅이라서 그런가..그 흙 위의 생명들은 모두 살아 움직이며 스스로들의 일상을 채워가고 있었다. 우리들도 그 속의 한 생명이 되어 누른 흙색을 맘껏 보면서 우리들의 하루를 채워 가고.

어느 나무에 '외과수술'을 했다는 이름표가 보인다. 그 곳에 있는 나무들은 저마다 상처가 있어서 무슨 수술을 했다는 사연이 적혀있다.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 하여튼 그 곳에서 본 나무들은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나무'에 관한 내 생각을 참 많이도 무너뜨렸다. 나무도 이렇게 갈 곳이 없으면 이 곳에 와서 뿌리를 내리고 살 수도 있고, 우람한 나무가 아니라도 새들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고, 아픈 나무는 수술해서 살리고.

솟대가 예쁘게 솟아 있는 계단을 올라가니 시원하게 펼쳐진 한강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나무울타리가 곱게 이어진 길은 팔당대교까지 연결되어 있어 끝이 없어 보였다. 울타리 아래로 자전거 도로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가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새가 물위를 스치듯이 날아간다.

다리가 아플 때쯤, 커다란 미루나무가 만들어 준 그늘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우릴 초대해주신 분이다. 위치를 물어 보시는데 설명하기가 곤란하다 하니, 뒤쪽 나무울타리에 붙어 있는 번호를 확인하란다. 26번이라고 하니 기다리라고 하신다.

그 곳에 앉아 하늘을 보니 낙하산이 해파리처럼 헤엄치며 떨어지고 있었다. 프로펠러가 두 개나 붙어 있는 굉장히 튼튼해 보이는 헬리콥터가 연신 낙하산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스카이다이빙.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일. 번지점프와 스카이다이빙. 하지만 남편은 아주 즐거워하며 설명을 해 준다. 누가 리더 같은지, 제일 위에 있는 낙하산과 제일 아래에 있는 낙하산의 시간차는 얼마인지 등등...

남편은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한여름에 군대에 갔다. 그 몸집으로는 절대로 공수부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걸프전 덕분에 그 몸집으로 공수부대 장교로 군 생활을 보냈다. 처음에는 낙하산을 타고 떨어질 때마다 '죽음'에 대한 만일의 대비를 마음 속으로 했다고 한다. 그 즈음에 내게 보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낙하산 타고 떨어지기 수 분 전에는 여러 가지 상념이 생기는데, 그 중 두 가지가 가장 마음에 걸린다. 한가지는 아프신 외할머니를 잘 돌보지 못한 것과 민숙이에게 좀 더 잘해 주지 못한 것이다. 무사히 훈련 끝나면 생명수당 받은 것으로 예쁜 옷 사줄게..'

남편은 그 때 휴가 나와서 정말로 근사한 옷을 사 줬고, 그 옷은 지금도 옷장에 있다. 공수부대 장교로 복무하면서 남편은 참 많이도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렸고, 그 햇수가 많아지자 기념하는 상장도 받았다. 그러니 낙하산을 보면 감회가 새롭겠지.

우리가 그 곳에 앉아서 쉬는 동안 하늘에선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 낙하산이 떨어졌다. 자꾸만 떨어지는 낙하산을 보며 "왜 떨어져요? 아빠?" 라며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잔뜩 궁금해서 물어보는 둘째 아이에게 남편이 가만 눈을 마주치다가 해 준 말은 "무거우니까!"였다. 엄마는 하하하 웃는데 큰애와 작은애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고 있던 분이 오셔서 그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가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나무고아원'을 만들고 가꾸고 계신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나무고아원'이 더 좋아졌다. 50년 계획을 세워 만들고 있는 '나무고아원'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될 거라 한다. 팔당대교에서 김포대교까지 이런 식의 숲을 조성하고 싶다고 한다. 더구나 자전거도로가 그렇게 이어진다면 정말 멋지겠다. 현재의 '나무고아원'을 보니 그 것이 허황한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다. 이용하는 시민들과 하남시와 정부의 변덕만 없으면 얼마든지 가능하겠다.

원대한 꿈을 가진 공무원과 그 꿈을 실천하는 지자체와 시민들. 정말 멋진 공무원을 만났다. '나무고아원'을 그 꿈대로 가꿔 가시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며 아쉬운 헤어짐을 하고 집으로 왔다.

그 날 밤. 우리 아이들은 아주 단잠을 잤다. 어린이날 선물로 마련한 아빠 엄마의 선물. 올 해 우리 집 아이들은 어린이 날 선물로 받은 물건은 없다. 하지만 '나무고아원'에 다녀온 아이들은 아주 행복해하고 만족했으며 다른 것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았다.

나무고아원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세요. 차를 두고 아빠도 하루 운전에서 해방되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세요.

교통편을 보면 기점이 미사동이고 종점이 일원동인 16번( 경기교통,대원고속 버스. 전화번호:02-3436-6611, 'http://www.buspia.co.kr/)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합니다. (서울에서 갈 때.) 16번 버스 배차 시간은 8분에서 10분이고 지나가는 지하철역은 2호선(성내역, 잠실역) 3호선(수서역) 5호선(명일전철역, 천호전철역)을 지나갑니다. 16번 노선정보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16본 종점에서 내린 후 왼쪽으로 가면 '나무고아원'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고 합니다. 자신의 위치는 나무울타리에 붙어있는 번호로 확인하면 됩니다.
의자가 없으니 돗자리 꼭 준비하시고 모자도 꼭 쓰세요. 근처에 가게가 없으니 물과 김밥은 반드시 준비를 하셔야 됩니다. 비닐봉지도 준비하셔서 쓰레기는 꼭 집으로 가져가시고요.

화장실은 나무고아원 안에 정자 있는 근처에 한 곳이 있으니 미리 위치를 확인하세요.

'나무고아원'(http://home.kg21.net/user2/icing/)에 가 보시고, 나무고아원의 탄생배경과 여러나무들의 사연들을 읽어보세요. 게시판에 글을 남기시면 '나무고아원'을 가꾸시는 게시판 관리자신 정연수 님의 친절하고 정성스런 답변도 들을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퇴근도 안하시고 저희들을 맞아주신 정연수 님 감사합니다. 다음에 갈 때는 제가 맛있는 김밥 대접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주신 섬진강칼럼의 김인호님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이 그 사진보고 집에서도 '나무고아원'을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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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치과위생사 .이웃들 이야기와 아이들 학교교육, 책, 영화에 관심이 많습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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