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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직후에 대구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보안법 위반 사범 등 1172명이 부산형무소로 이감 중 '대량학살' 가능성이 <국민일보>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 12일 대구경북지역 유족회와 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12일 오전 9시 '대경연합'(민주주의민족통일대구경북연합) 지하강당에서는 한국전쟁 전후에 학살당한 피해자들의 유족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족과 단체 대표들은 "한국전쟁 직후 군경에 인계된 형무소 재소자들이 대량 학살됐다는 지난 10, 11일 <국민일보> 보도를 보면서 비탄과 절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구형무소의 경우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명단 1402명 외에 1172명이 더 밝혀졌다"면서 "이에 따라 정부와 국방부가 법적 안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해온 민간인학살특별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그 동안 유족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끊임없는 민간인학살관련 문서공개 요청에 대해 그때마다 '보도자료 없음'이라고 되풀이해 왔다"면서 "수구반동 기득권 세력의 조직적 은폐 행위였으며 진상규명을 바라는 유족과 대다수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유족들은 정부가 △한국전쟁 당시 군경에 의한 민간인 학살사건 사죄 △관련 자료 일체공개와 책임자 처벌 △국회 상임위 계류 중인 민간인학살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전쟁전후 피학살자 대구경북유족회' '대경연합' '민주노총 대구본부' '전농경북도연맹' 등 12개 단체가 참여했다.

<국민일보>가 보도한 '대구형무소 집단학살 사건' 이란?

"정부에서는 관련 자료 없다더니..."
- 대구유족회 이복녕 (73) 회장

▲ 이복녕 회장 ⓒ 오마이뉴스 이승욱

- 이번 자료 발견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지금까지 찾지 못했던 자료들이다. 구체적인 명단이 언급된 자료는 1402명에 대한 자료뿐이었다. 이번 자료 발견으로 추가 피학살자들이 확인돼, 대구경북지역에서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22만여 명에 대한 조사도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따지면 아직 우리가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 민간인학살과 관련해 정부당국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정부는 관련자료가 없다는 말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이번 자료 발견으로 결국 민간인 학살과 관련한 자료가 정부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또 국내에 없다면 미국에는 분명히 관련 자료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비공개 시한이 지났지만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내놓지 않고 있다."

-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우선적인 해결과제는?
"우리가 단순히 보상금 받겠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억울하게 죽은 죽음에 대해 명예회복은 돼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는 위령제나 발굴 사업에 지원을 해줘야 한다. 발굴 작업에만 드는 비용도 경산코발트 학살지 발굴만 해도 최소 1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특별법이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 관련 특별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아는데...
"지난 2월 25일에 국회 상임위에 '민간인학살특별법'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명예회복, 진상규명을 위한 통합특별법)이 상정된 적이 있었지만 결국 정치인들의 정쟁으로 무산됐다. 무엇보다 정치인들이 나서서 이 특별법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지난 11일자 <국민일보>는 하루 전날 보도한 부산형무소 학살의혹 사건보도에 이어 대구형무소 재소자를 대상으로 벌어진 대량학살 사건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한국전쟁 직후인 지난 50년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간에 걸쳐 대구형무소에서 부산형무소로 이감된 1404명의 명단을 추적해본 결과 당시 부산형무소 재소자 명단에는 1172명이 누락돼 있는 것으로 분석돼 이들이 대량학살로 인해 사망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정부기록보존소에서 발견된 부산형무소, 대구형무소 재소자 인명부와 재소자인원일표 등의 자료를 토대로 비교,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경북 지역에서 민간인학살과 관련해 60년 국회 '양민학살사건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조사를 토대로 확인된 인원은 1402명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자료들이 발견됨으로써 양민특위 조사결과와는 별도로 1172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대구형무소 재소자 중 전쟁직후 대량 학살된 인원은 총 2574명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이번 <국민일보>는 대구경북지역 외에도 부산, 마산, 대전형무소에서도 각각 414명, 1681명, 1800명이 사라졌다고 보도하며, 이와 관련해서 "6.25 당시 형무소 재소자들이 이감을 명목으로 군경에 인계돼 조직적으로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자료 발견은 지금까지 민간인학살 피해유족들과 양민특위 자료에 기록된 대구경북지역 학살자가 22만여 명에 달한다는 주장에 근거를 한층 더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한편, 대구형무소에서 이감돼 사라진 1172명의 대부분은 △보안법 △이적죄 등 좌익사범이 대부분을 이루는가 하면 △강·절도 △살인미수를 비롯해 일반 범법자들도 들어가 있다. 또 형량도 다소 가벼운 형량인 25일 구류의 형을 받은 재소자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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