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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민주당 대선후보 제주·울산지역 경선을 사나흘 남겨두고 각 후보 캠프에서는 판세분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언론사들도 어제부터 국민선거인단 여론조사 결과들을 쏟아내고 있다.

각 언론사들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볼 때 현재 제주지역의 판세는 2강(이인제-노무현) 2중(한화갑-정동영) 또는 3강(이인제-노무현-한화갑) 1중(정동영) 구도가 확실해지고 있다.

특히 '이인제 대세론'이 주춤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2순위 연대'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한화갑 고문이 중도하차하고 당권으로 선회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제주, 이인제-노무현-한화갑...울산, 노무현-이인제-정동영/김중권

<한국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후보지지도는 이인제(25.8%), 노무현(17.3%), 한화갑(15.6), 정동영(13.3%) 순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에서는 이인제(28.5%), 노무현(15%), 한화갑(13.5%), 정동영(12.7%) 순이었고, <조선일보>에서는 이인제(20.8%), 노무현(19.8%), 한화갑(14.6%), 정동영(14.%) 순이었다.

이인제 고문 진영은 3월 5일자 <중앙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인제 대세론의 효과가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무현·한화갑 고문의 선전도 만만치 않다. 결국 제주지역 경선은 '2강 2중 3약' 또는 '3강 1중 3약'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울산지역의 경우에는 노무현 고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재 울산지역은 2강(노무현-이인제) 2중(김중권-정동영) 구도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지역 선거인단은 노무현(38.9%), 이인제(26.8%), 정동영(10.7%), 김중권(10.7%), 한화갑(9.5%) 순으로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 조사에서도 노무현 고문이 1위를 차지했다. 후보지지도에서 노무현(25.7%), 이인제(21.9%), 김중권(12.1%), 정동영(8.8%), 한화갑(5.9%) 순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노 고문이 33.8%를 얻어 24.4%를 얻은 이 고문을 큰 차이(9.4%)로 따돌렸다. 두 사람 외에는 김중권(10.3%), 정동영(10.1), 한화갑(5.4%) 순으로 나타났다. 울산지역에서는 기대 밖으로 한화갑 고문의 고전이 예상된다.

각 후보 진영은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막판 득표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초반 판세가 전체 판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하에 모든 조직역량을 제주·울산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울산은 지역감정 나타나" 대 "이인제 대세론은 허세"

이인제 고문 진영에서는 울산지역 여론조사 결과 예상 외로 노무현 고문에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다소 당황하고 있다. 윤재걸 언론특보는 "울산의 경우 지역감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영남후보' 효과를 경계했다. 그는 "(이인제 고문이) 당원·대의원 여론조사에서는 1위인데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노무현 고문이 앞선다"며 "전체적으로 1강(이인제) 2중(노무현, 정동영) 4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 후보진영별 제주·울산·광주 판세 분석

제주 울산 광주
이인제
노무현
정동영
김근태
한화갑
김중권
유종근

노무현 고문 진영은 제주·울산지역 여론조사 결과 '제주 2위, 울산 1위'로 나오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유종필 공보특보는 "이인제 대세론이 허세임이 증명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화갑 고문이 호남출신이기 때문에 제주에서는 당료표를 확보하고 있다. 이인제 고문이 확보한 표를 한화갑 고문이 가지고 가면서 이 고문은 하락하고 한 고문은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노무현 고문의 상승폭이 더 크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인제 대세론이 제주·울산에서 허세임이 증명됐다. 맹목적 대세론의 표들이 명분있는 노 고문 쪽으로 몰리고 있다."

제주지역 1위를 목표로 했던 한화갑 고문 진영에서는 울산지역에서의 지지도가 정동영 고문보다 낮게 나오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용범 언론특보는 "울산에서는 영남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3등 싸움 정도를 벌이겠지만 광주에서는 확실히 1등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돌풍'이 예상됐던 정동영 고문은 여론조사 결과 '제주 4위, 울산 3·4위'에 그쳤다. 다소 기대밖의 결과다. 이에 대해 정기남 보좌관은 "제주에서 막판 부동표를 잡으면 1위도 가능하다"며 "여론조사에 무응답층인 국민선거인단을 상대로 현장에서 효과적인 대중연설을 벌이면 우리가 앞선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무응답층이 지나치게 높다"며 "응답층 상당수가 대의원들로서 대세를 반영하겠지만 결과와 일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고해성사를 한 김근태 고문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것 같다. 대략 '3약'(김중권-김근태-유종근)으로 분류되는 김 고문 진영의 장세환 언론특보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제주에서도 처음에는 강세로 봤지만 이런 식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나면 바로 선거인단에 영향을 미친다. 울산에서 4위 정도 할 것이고, 광주에서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중권 고문 진영은 "무응답층이 많다"며 "여론조사는 사실적인 수치가 아니다"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유종근 후보 진영의 김동민 언론특보도 "제주의 경우 700여 명 중에 300여 명도 대답 안한 설문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며 "우리가 실제 파악한 것과도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대세론' 주춤하고, '2순위연대' 실효성 높아져

제주·울산지역 경선 판세의 가장 큰 특징은 '이인제 대세론'이 주춤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인제 대세론이 꺾이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노갑 전 고문과의 연계문제 때문에 이인제 대세론이 빠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인제 고문 진영에서는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후보가 될 가능성 51.7%)를 근거로 "이인제 대세론이 효력을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인제 대세론 주춤'과 관련 다음과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이인제 고문 진영에서는 확고한 1위를 할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오히려 노무현 고문이 약진하면서 두 사람 간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특히 울산에서는 노 고문이 1위를 해 '노사모'의 위력이 어떤지 실감나게 해주었다. 또한 영남권에서의 '이인제 비토'가 얼마나 강고한지를 보여주었다. 초기의 '1강 3중' 구도에서 현재는 2강 또는 3강 구도로 바뀐 것 같다."

두 번째 특징은 '2순위 연대'의 실효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폴앤폴 조용휴 대표는 "이인제 고문이 35% 이상을 얻으면 사실상 선호투표제는 유명무실해진다"며 "이 고문의 지지율이 35% 이하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선호투표제의 묘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김근태 고문의 열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불법 정치자금 고백'으로 그는 최소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공적'이 돼버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화갑 고문 진영의 한 참모는 "이인제 대세론이 꺾였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며 "게다가 노무현 고문의 약진이 두드러져 선호투표제 연대의 실효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이인제 고문의 득표율이 40%를 넘어서면 선호투표제의 의미가 없어지는데 현재 이 고문의 지지율이 20-30% 정도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2순위 연대가 가능하다. 앞으로 연대 논의가 급류를 탈 전망이다. 그런데 누가 먼저 2순위연대를 제안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정동영 고문이나 한화갑 고문이 먼저 한다면 약발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연대 논의 본격화될 듯

'이인제 대세론의 주춤'과 '선호투표제 연대 실효성 증가' 등은 개혁연대 논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 한화갑 고문의 '당권 선회'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점도 예사롭지 않는 지점이다.

한 고문의 당권선회는 개혁연대 성사의 가장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그의 당권선회가 이 고문 진영에 '반이인제 전선의 구축'으로 비칠 수 있고, 지난번 기자회견에서 당권도전 포기를 선언한 상황이라 '명분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한 고문의 결단이 이루어진다면 김근태 고문도 개혁연대에 적극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정동영 고문의 동참 여부다. 일각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정동영 파워'가 만만치 않음이 여론조사 결과 확인됐기 때문에 중도포기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혁연대론자들은 '반창(反昌)비제(非濟)'의 명분과 서울시장 후보경선 협력 등을 통해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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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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