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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북으로 간 뒤 환영행사에 참석했던 당시의 신인영 선생. ⓒ 임종진

"불굴의 통일애국투사이며 신념과 의지의 강자인 비전향 장기수 신인영 동지는 남조선에서 겪은 오랜 감옥살이의 후과로 앓아오던 불치의 병으로 주체 91, 2002년 1월 7일 72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하였다."

어제 1월 10일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신인영 동지의 서거에 대한 부고'를 발표했다.

고 신인영 선생은 작년 9월 2일 6·15남북공동선언의 첫 조치인 비전향 장기수 송환을 통해 비전향 장기수 62명과 함께 부인과 자식들이 생존해 있는 북녘으로 갔다. 하지만 선생은 이미 오랜 감옥생활에서 얻어진 골수암으로 투병 중이었다. 바로 이 불치의 질환으로 인해 타계한 것이다.

고 신인영 선생은 1929년 전북 부안에서 동학농민운동과 독립운동을 한 자랑스러운 가문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변혁운동에 참여했다. 해방이후 사회의 정치적 갈등과 분단상황으로 인해 1948년 서울 상대에 다니다가 변산 유격대활동에 가담하여 한국전쟁을 통해 월북했다.

이후 1967년 그리운 가족을 만나러 왔다가 돌아가던 중 체포되어 32년간 모진 고문과 전향공작에도 굴하지 않고 조국통일을 향한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옥고를 치렀다. 이러한 까닭에 국제사면위원회로부터 양심수로 선정됐다.

"선생님은 사람에 대한 생생하고 따뜻한 인간애를 가지고 계셨다. 그 분은 역사발전의 법칙에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보내는 따뜻한 시선이 절로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하였다. 넉넉한 인간애를 가진 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이 애석하고 슬프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양심수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자이자 고인의 수양딸이기도 한 양계숙 씨의 남편 이득행 씨는 고인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서 아내가 고인의 타계 소식을 전해듣고 "아직도 사실로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울먹였다고 전했다.

지난 8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민족통일대축전에서 선생님을 직접 만났던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장은 "당시 선생님은 '건강은 완벽하다' '건강을 회복했다'라면서 밝게 말씀하셨다"며 뜻밖의 부고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워했다.

권 회장은 또 "조국통일을 향한 험난한 길도 걸어서, 병마도 이길 줄 알았는데 90세가 넘는 노모를 재상봉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북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한 어머니와의 포옹. 그것이 이 모자의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남쪽 장기수 모임인 통일광장 권낙기 대표도 "대축전에서 만난 선생께서 '살아 생전에 어머님께 효도하지 못했다' '마지막 효도로 어머님을 평양에 모시고 며느리와 피붙이인 외손자, 외손녀들을 뵙게 하고 싶다' '어머님이 오실 수 있도록 비전향장기수와 그 가족이 2차 송환되도록 노력해달라'로 부탁했다"고 회고했다.

권 대표는 당시 선생의 이같은 소식을 접한 모친 고봉희 할머님(95세)께서 "인영이가 감옥에 있을 때는 절대 안 죽는다고 생각했지만 감옥에서 나와 내 품에 오니 얼마 지나 파랑새처럼 날아갔다"고 하며 "인영이도 보고, 며느리와 손녀를 보고 죽겠다. 어서 보내달라"하면서 통탄해했다고 말했다.

권낙기 대표는 또한 "통일을 위해 한몸 바친 사람들의 이러한 비극이 없기 위해서 북녘 가족을 만나고자 하는, 고향에 돌아가고자 하는 비전향 장기수들의 2차 송환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환된 장기수 63명 중에서 이미 윤용기 선생과 이종환 선생이 타계했다. 따라서, 연로한 장기수들의 송환과 가족 및 지인들과의 만남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 신인영 선생의 빈소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통일광장 사무실(779-5137)에 마련됐다.

▲북으로 가기 전 연세대에서 열린 장기수 송환문화제에 어머니 고봉희 여사와 함께 무대에 오른 신인영 선생. ⓒ 오마이뉴스 이종호

▲평양에서 가족과 상봉한 신인영(사진 왼쪽부터 며느리, 부인, 신인영씨, 아들) 선생.ⓒ 임종진

덧붙이는 글 | 이창희 기자는 양심수 후원회 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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