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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미군기지 내 아파트 건립 반대'를 기원하며 목탁을 치던 진관스님 ⓒ오마이뉴스 공희정


주한미군 용산 기지 내 아파트 건설 논란이 대체부지(수송단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들은 본격적인 반대 농성을 준비하고 있어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본부 등은 26일 오전 용산 미8군사령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주한미군은 한국 국민들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면서 미군 아파트 건립을 공공연히 기정사실화하면서 2020년까지 장기계획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26일부터 29일까지를 용산 집중 투쟁기간으로 선포하고 총력 집중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한미군은 용산 미군기지에 영구히 주둔하겠다는 생각이며, 이러한 사실은 지난 10월 발간된 주한미군 소식지에 '용산 미군기지를 핵심 통제부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알 수 있다"면서 "주한미군은 우리 국민들의 분노와 용산기지 반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체부지와 이전비용'만 제공된다면 용산기지를 반환할 것이라고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번 기간 동안 용산기지 정문과 용산 일대 그리고 서울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선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아파트 건립 백지화 촉구 시민한마당에 참여한 학생들 ⓒ오마이뉴스 공희정


한편 최근 국방부는 서울시가 그 동안 녹지지역이라는 이유로 용산기지 내 아파트 건설을 반대하자 대체부지를 제안했고, 이에 서울시는 주한미군이 용산 기지 사우스포스트 바깥쪽 수송단 부지 등에 아파트를 지을 경우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시계획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 김학재 행정2부시장은 지난 21일 MBC '100분 토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용산기지 이전약속은 원칙적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수송단 부지에 아파트를 짓도록 하는 대안은 바람직한 협상안"이라며 "이 문제를 놓고 국방부와 의견을 나눴고, 긍정적으로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군이 주둔하는 이상 주거문제를 해결해줘야 하고 한 쪽만 보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오마이뉴스 공희정
김동신 국방장관도 지난 20일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일부에서 용산기지 내 아파트건립이 미군들의 용산기지 주둔을 영구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용산기지 이전 문제와 숙소건립문제는 완전히 별개"라면서 "이러한 오해를 씻기 위해 차선책으로 다른 기지에 아파트를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한미군 측 또한 대체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와 국방장관이 이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수송단 부지가 미군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주한미군은 용산기지 사우스포스트에 인접한 수송단 부지 등에 아파트를 짓게 될 경우 아파트 단지와 사우스포스트를 잇는 지하차도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용산기지 미군 아파트 건설은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용산 미군기지 반환 운동본부 김종일 위원장은 "우리 국민들이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용산 미군기지가 자연녹지여서가 아니라 바로 용산 미군기지를 반환하지 않으려는 미군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어느 곳이든 용납할 수 없으며 미군은 용산 미군기지를 즉각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어떻게든 허용하려는 국방부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용산기지 아파트 건립 백지화 촉구 시민한마당'에 참여한 시민들은 집회 후 아파트 건설 예정부지 앞까지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은 부대 인근의 육교 위 통과를 막았다. ⓒ오마이뉴스 공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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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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