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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5월 23일 9시 25분> 10시에 자진사퇴 예정, 검찰 간부들 "자진사퇴 건의"

▲43시간 만에 사퇴한 안동수 법무장관. 사진은 <경향신문> 5월24일자 1면
안동수 법무장관이 23일 오전 10시경 "자진사퇴"를 발표할 예정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더이상 어쩔 수 없다"면서 "후임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젯밤 검찰 고위간부들은 '상명하복 조직'으로는 이례적으로 안장관에게 자진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동아일보>는 보도했다.

법무부 공보관실은 "오늘 오전 9시 40분 현재까지 장관의 사퇴에 대해 전혀 통보받은 것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안 장관은 23일 새벽 1시 30분께 방배동 자택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면권자가 요구하면 당연히 사퇴해야 할 것이나 지금은 물러나야할 상황인지 아직 판단이 안선다"며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언론에 보도 등을 보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신 대체>5월22일 오후 11시 50분: 왜 사퇴가 불가피한가

안동수 법무장관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문제는 그의 주장이 거짓말이 아닌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미 법무장관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정권재창출 충성서약 초고'에 대해 안 장관 본인은 "쓰지도 보지도 못했다"면서 "같은 사무실의 동료 이경택 변호사가 쓴 것이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한 나라의 법무장관의 이런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1. 하룻밤 사이의 장관-여직원 주장 '일치'한 이유

의혹의 핵심은 왜 하룻밤 사이에 초고를 누가 썼느냐에 대한 장관과 여직원의 말이 '일치'하게 되었는가이다.

21일까지만 해도 장관과 여직원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다. 여직원은 21일 문제의 초고를 장관이 "직접 작성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지만 22일에는 "그건 착각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결국 장관이 직접 작성한 것은 현재 아무런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 초고의 두 번째장이며 문제가 되고 있는 첫 번째장은 이변호사가 작성한 것으로 두사람의 입장은 하룻밤 사이에 '정리'됐다. 이 여직원의 번복과정에서 위로부터의 압력이 있었는가를 규명하는 일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핵심 대목이다.

그러나 이 여직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장시간 인터뷰에서 "어떤 압력을 받은 적도 없다"고 거듭 밝혔다.

2. 이 변호사, 초고 원본 작성했다는 시간에 골프치고 있었다?

또 초고 원본을 손으로 작성했다는 이변호사의 말도 믿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는 23일자 가판에서 이 변호사는 애초에 "21일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에 안장관이 취임사 초안을 작성해보라고 전화로 부탁해와 오후 3시30분쯤 내가 손으로 쓴 내용을 안장관 여직원에게 타이핑시켰다"고 했으나 21일 오후 그는 골프를 치고 오후 4시쯤 사무실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변호사는 또 21일에는 "장관 지시로 내가 초고 2장을 다 작성했다"고 했지만 22일에는 "문제가 된 초안의 첫장(정권재창출 운운한 것)만 내가 작성했고 두 번째 장은 장관이 작성했다"고 말을 바꿨다.

3. 초고 원본의 행방

변호사 사무실 여직원 윤 아무씨는 22일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 변호사가 손으로 직접 써서 나에게 타이핑을 부탁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타이핑 후 이 변호사가 쓴 것은 사무실내의 폐휴지함에 버렸다"고 말했다.


안동수 장관 퇴진 불가피

어쨌든 신임 법무장관의 퇴진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초고를 누가 작성했느냐'를 떠나 '법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휘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

청와대는 22일 이 파문에 대해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야당측의 안 장관 해임요구를 일축했지만 다른 장관도 아닌 법무부 장관이 '거짓말 의혹'을 받고 있다는 것은 집권말기로 향하고 있는 김대중 정권의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설혹 거짓말이 아니라 하더라도, 초고를 이변호사가 써줬다 할지라도 그 "정권재창출" 운운하는 초고가 국민들에게 공개된 이상 안 장관이 법무장관직을 정상적으로 해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국민은 그 초고가 안 장관의 측근에 의해 "평소 안장관의 생각을 담아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법무장관직으로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릴만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22일 밤 늦게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와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 등 여권 핵심관계자들은 22일 저녁 시내 모처에서 극비 회동, 이번 파문이 국정운영에 미치는 부담 등을 검토하고 안 장관 거취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23일자 사설에서 "안장관은 스스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법을 농단해서라도 충성 다하겠다는 선언"

한나라당은 권철현 대변인은 22일 오전 '안동수 법무장관을 즉각 해임하라'는 내용의 논평을 내고 "안 법무장관의 취임 일성이 '정권 재창출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충성서약이라니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또 "법집행을 엄격히 하고 법을 바로 세워야할 장관이 '법 잣대를 맘대로 농단해서라도 충성하겠다'는 공식선언"을 했다면서 "국민과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인 동시에 법을 지키고 연구하며 다루고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동료변호사가 작성한 것이지 안 장관이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중요한 것은 취임사에서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안 장관이 관련되지도 않은 메모내용을 문제삼아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여직원 윤씨와의 일문일답.

- 이 문서를 누가 작성한 것인가.
"(아래 문서 사진 참조) 문제가 되고 있는 첫 장, 정확하게 이야기해 첫 장부터 두번째 장의 맨 첫줄인 '감사합니다'까지는 이경택 변호사께서 글씨로 써서 나에게 타이핑을 하라고 준 것이다. 두번째 장의 '감사합니다' 이후는 안동수 변호사님의 책상 위에 타이핑되어 있던 것이다. 그것을 같이 보관하려고 내가 가져다가 타이핑을 해서 합쳤다."

- 정리하면 첫 장은 이경택 변호사의 친필을 타이핑한 것이고, 두번째 장의 '감사합니다' 이후는 안동수 장관의 책상 위에 있던 것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 두번째 장의 경우 이미 타이핑되어 있던 문서를 또 타이핑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분량도 많지 않고 같이 보관하려고 그랬다. 내가 알아보기 편하게. 왜냐면 이것과 그것이 (용도가) 비슷한 것 같아서다."

- 그렇다면 이경택 변호사가 준, 글씨로 직접 쓴 문서를 보여주면 문서 작성자에 대한 논란이 끝날 것 아닌가.
"내 말이 그 말이다. 하지만 어제 문서작성 후 이미 버렸다. 기자들이 하도 꼬치꼬치 캐묻고 유도질문을 하길래 내가 '그럼 그 친필 문서를 찾아다 드릴까요'하니까 '그럴 필요없다, 지금 나오는 문서가 그때 쓴 것인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더라."

- 어제는 기자들에게 '안변호사가 김밥을 먹으면서 직접 썼다'고 하지 않았는가.
"안변호사님께서 임명장을 받으러 가시기 전에 내가 김밥을 가져다 드렸는데 그 때 변호사님이 컴퓨터 앞에 앉아 계셨다. 그 후에 안변호사님은 나가시고 책상 위에 그 문서가 있어서 내가 그렇게 추정을 하고 말한 거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정말 나의 실수인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어제 안변호사님이 전화하셔서 '너는 왜 이변호사가 쓴 것을 내가 썼다고 그랬느냐'고 혼났다. 다 내 잘못인데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 사건 이후 안장관을 만난 적이 있는가.
"없고, 어제 그 이야기 하시려고 전화만 한 번 하셨다."

1신-5월 21일 20시 40분: 충성서약 파문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21일 신임 법무장관에 임명된 안동수(安東洙.60) 변호사가 '취임사 초고' (혹은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충성서약"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안동수 신임 법무장관은 편지 형식의 초고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대통령님께 목숨을 바칠 각오로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공직이 제 인생의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대통령님을 위해 이 한목숨 다바쳐 충성을 다하여 열심히 소임을 다함으로써..."등의 표현을 썼다.

A4 두장짜리인 이 초고는 21일 신임장관으로 임명된 직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초고를 팩스로 한 방송사 기자에게 '실수'로 전달한 안동수 변호사 사무실(민주당 서초을 지구당) 여직원 윤 아무씨는 "이 초고를 안 변호사가 직접 김밥을 먹으면서 썼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 "그런 초고 본 적도 없다"

그러나 안 신임장관측은 "이 초고는 그야말로 초고일 뿐 아니라 안 장관의 보좌역인 이경택 변호사가 작성해 여직원 윤 아무씨에게 타이핑을 맡긴 것이며 안 장관이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며 이 초고를 본 일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정권재창출'을 다짐한 이 초고가 '취임사 초고'인지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 혹은 대통령 앞에서 말할 내용을 담은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초고의 서두는 "저 개인은 물론이고 가문의 영광인 중책을 맡겨주시고 여러 가지로 경력이 부족한 저를 파격적으로 발탁해주신 대통령님의 태산같은 성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꿈만 같고 실감이 아직 나지 않습니다"라고 적은 것으로 보아 임명장을 받을 때 '대통령 앞에서 할 말을 미리 정리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안 신임장관은 충남 서천 출생으로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고시 사법과(15회)에 합격, 오랫동안 검사생활을 했다. 최근까지 민주당 서초을 지구당 위원장을 맡아왔다.


다음은 '초고' 사본(전문)을 촬영한 것.

▲문제가 된 신임 법무장관의 '초고' 1


▲문제가 된 신임 법무장관의 '초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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