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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고사가 한 달도 채 못 남았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매스미디어들은 제철을 만난 듯이 수능 00일 전을 예고하면서 전문가들의 득점비결 기사를 싣는가 하면, 마치 인도주의자라도 되는 듯 수험생들의 건강관리 요령을 친절하게도 안내해 준다.

수리탐구Ⅰ이 당락의 열쇠라느니, 수리탐구Ⅱ의 공통사회는 시사문제 무엇 무엇을 미리 이해해야 한다는 둥, 자상하게도 안내해 준다. 어떤 신문사나 방송국에서도 청소년들의 고통과 입시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이나 대책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마치 당연한 연례행사라도 되는 양, 자녀를 위해 교회나 절을 찾아 기도하는 모성애의 애절한 모습을 보도하기에 바쁘다.

수능을 며칠 남겨 둔 고 3학생들의 교실에는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마저 감돈다. 하루가 다르게 핏기를 잃어 가는 수험생들의 교실에는 교육이란 불가능하다.

새벽같이 등교하여 밤 10시가 되어 학원으로 독서실로 향하는 고 3학생들은 지쳐 스러지기 전까지는 버텨야 한다는 오기만 남아 있다. 살아남기 위한 입시전략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다.

심지어는 수학문제까지 외우는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원하는 대학에 붙을 때까지 3수, 4수조차 마다하지 않는다.

전국의 고등학교 졸업생을 할 줄로 세우는 입시제도야 말로 기성세대가 만든 제도 중 가장 비인간적이요, 비교육적이다. 이미 수학능력고사란 대학교육을 받기 위한 수학이 가능한가의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이 아니다.

지금의 수능시험이야말로 청소년들이 가진 잠재능력과 창의력을 말살하는 서열 정하기 과정이다. 전국의 수험생을 한 줄로 세우는 수능이야말로 학교에서 암기한 지식만으로 부족하여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하고 학원이며 족집게 과외로 찾아다녀야 하고 그것도 부족하여 능력 있는 학부모들은 개인 교섭까지 받으며 끝없는 살아남기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2002년부터는 수능이 자격고사제로 바뀐다고 한다. 2002년부터는 대학의 수용능력이 모든 지원생을 받아줄 수 있기 때문에 시험걱정이 없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순진한 소수의 착각에 불과하다.

올해부터 초등 1,2학년에서 시행되는 7차 교육과정에는 그런 내용은 없다. 수요자중심, 수월성의 추구라는 시대변화를 반영한다는 개정된 교육과정에는 수준별 교육과정, 자립형 사립학교와 같은 철저한 경쟁논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이 되면 몇몇 우수한 학생을 키우기 위해 대부분의 학생이 희생해야 하는 새로운 경쟁이 기다리고 다.

교육부와 학교에서 어련히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학부모들이 기대하던 시대는 지났다. 내 제자, 내 자녀가 어떤 내용을 학습하는가, 왜 경쟁에서 시달려야 하는지를 교사와 학부모가 모르고 지내는 동안 친구가 적이 되는 비인간적인 교육으로 교육이 황폐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류대학에 몇 명을 더 입학시키는가'가 우수한 학교가 되는 현실에서 교육다운 교육은 없다.

이제 더 이상 아이들을 입시지옥에 팽개치는 비인도적인 어리석음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7차 교육과정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아이들이 또 다시 경쟁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한 줄로 세우는 교육으로 병든 교육을 살리는 길은 교육의 주체들이 나서서 잘못된 제도를 바로세우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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