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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그런 경험있지 않은가?
침대에서 자다가 떨어진 경험.

이 영화의 20자 평을 하라고 하면 나는 "깊이 자가다 갑자기 침대에서 떨어진 느낌의 영화"라고 말하겠다.

영화의 전반부는 일본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나, 러브레터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비슷한 느낌의 일본영화를 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을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아내를 병으로 잃은 한 아버지가 그로부터 7년 후 자신의 또 다른 반쪽을 찾기 위해 친구의 도움으로 공개오디션을 열게 되는데...

여기서 정말 참한 여자를 발견한다.
남자는 이 어린여자에게 빠지는데 이 참한 여자는 영화의 중반부부터 절대 참하지 않은 여자로 둔갑하면서 관객들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마련한 침대(?)에서 떨어지며 소리를 지른다.

"꺅~~~~~~~"
"엄마야~~~~~~~"
"뭐야 이 영화?..."
"거 참. 감독 영화 되게 재밌게 만들었네..."
"이 감독이 누구냐?"

처음 영화가 상영되기전 관객과의 대화를 하기로 예정되었던 영화 오디션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불참 소식을 알렸을 때는 별반응이 없었던 관객들은 여기저기서 그의 당황을 금치 못하게 하는 영화에 점점 매료 되어가고 있었다.

중후반부 영화의 스토리는 이 엽기적이고도 참한 여자의 잔악무도한 행위예술이 펼쳐진다.

"끼리끼리끼리~~~~"

관객들은 기겁을 하는 장면에서도 이 참한 여자는 아주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이 "끼리끼리끼리"의 의성어는 여자가 잔인한 살상을 즐기며 내는 소리다.

여기서 잠깐, 엽기적인 장면 한번 들여다 볼까요?

전화 벨소리와 큰 푸대, 그리고 까만 긴머리의 참한 여자가 묘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이어 구르는 푸대, 까악~~~~~~~~~~~~~~~~~~~~ 이 장면 압권이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철사톱으로 목이건, 혀건, 발목이건, 손가락이건 사정없이 "끼리끼리끼리" 소리를 내며 즐거이 자르는 이 참한 여자.
자신이 토한 것을 먹이는 장면
혀가 움직이는 장면
참한 여자의 찌르기 권법, 사정없이 눈이며, 배를 찌른다.

별로라고요?
일단 보세요. 별론지.

여자는 줄곤 중얼거린다.
"나만 사랑해야 해요. 저만 사랑하죠? 저만 사랑한다구요? 그러나 그건 다 거짓말이야. 남자들은 다 거짓말장이야..."

그것을 이유로 이 참한 여자는 텔미썸딩의 잔인함 보다도 더하게 남자를 괴롭힌다. 그러나 죽이진 않는다. 다만 괴롭힐 뿐이다. 꿈인듯 싶으면 사실이고, 사실인 듯 싶으면 꿈인 그 현장을 알수 없는 영화, "오디션"

"이 영화 언제 끝나?
너무나 잔인하지만 그것이 웃음으로 터지게 했던 이 영화의 특이함에 관객들은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아쉬웠다. 이 영화의 궁금증을 그대로 남겨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다면 정말 좋은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을 남긴채 사람들은 영화관을 떠났다. 그러나 그 자리를 채우는 영화음악 역시, 놓칠 수 없는 이 영화의 매력중의 하나였다.

한편 프로그래머 정성일씨가 영화상영전에 "일본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감독"중의 하나라고 밝힌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우나기, 나라야마 부시코의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와 오누치 히데오 밑에서 수학했으며 청춘물부터 야쿠자 영화나 판타지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폭넓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농담삼아 사람들은 말한다.
올 여름을 강타할 공포영화로 한번 배급해보자고.
뜨지 않고서는 못배기는 영화임을 확신하다.
강력 추천!!!
이 영화 안보면 눈이 뒤집힙니다.

덧붙이는 글 | 오디션에 대한 의견을 올리신 글이 있기에(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여기 몇가지 올립니다. 

오디션이라고 밝힌 분은 오늘 난 영화 <오디션>을 보고 정말이지 뭐라고 얘기를 해야 될지 몰랐다. 아직도 생생한 그녀의 "끼룩끼룩~~" 소리가 귀에 맴돈다. 전혀 상상치 못한 공포가 나의 몸을 감쌌다.
전에 보고 느꼈던 호러영화와는 다른 무언가가 분명 존재했다.

전주에 사는 아줌마라고 하신 분은  
오늘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일본영화'오디션'봤다.
난 여기에 깔린 동영상을 봤는데도 전혀 내용을 감을 못 잡고 있었다.
근데 막상 보니 정말 끝내주더군. 

한 남자를 완전 고통의 지옥으로 몰아넣고, 눈에 침을 깊이찌르지를 않나,발을 자르지 않나... 재혼하려는 홀애비들 정말 끔찍하겠더라구. 거기서 아름답고 끔찍한 그녀의 주문 같은 말 '끼리끼리(깊이,깊이)'가 악몽에서 되살아 날것 같아서 남자들이 불쌍하더군. 아가씨들 내숭떠느라 '악!악!'거리는게 못 마땅했지만, 정말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해. 

관객을 고문시키는 영화가 왠지 끌리는 건 왜일까? 아줌마만 느끼는 비틀린 쾌감일까? 좌우지간 젊고 예쁜 여자만 좋아하는 남성 족속들, 이 영화를 보고 느끼는게 많았을 거다. 발 조심해야 할 껄...흐흐... 

연기를 끔찍하게 잘해 준 바짝마른 귀여운 여배우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이 아무것도 모르는 늙다리 영화학도에게 너무나 충격적인 경험을 선사해준 감독및 전주국제영화제에게도 감사드린다.(마치 상 받는 듯한 톤으로...) 

아무튼 아가씨들은 애인하고 볼 영화는 못된다구... 아줌마는 남편과 같이 봐두 될껄? 좀 잔인하긴하지만 (머리통,손 ,발, 혀같은거 절단 하는거 말야), 뭐 인생이란 것도 알고보면 잔인한거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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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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