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각 10시 인터뷰가 시작됐다.
인터뷰 참가자는 박종운씨를 비롯하여 오연호 기자(37세), 윤성환 기자(서울대, 26세), 성낙선 기자(39세), 배을선 기자(27세), 박종근 기자(동국대, 27세) 이렇게 6명이 테이블에 앉았다.


- 우선 게시판에서 올라온 질문 먼저 하겠다. 한나라당에 입당하기로 결심하기 전에 박종철 열사 무덤앞에 엎드려 동의를 구했는가?

"1월14일이 박종철열사 13주년이었다. 일요일인 1월 9일 많은 동지들과 마석 모란공원에 참배갔었다. 150명 가량. 박종철 열사의 선배입장에서 그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정신으로 정치를 해야 되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최근까지 강동구청에서 근무했었다. 정치를 생각하면서 개인적으로 가까왔던 이부영, 안상수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정당의 제도화 민주화가 과제라는 얘기를 많이 했었다. 그걸 위해 정치를 하는 거다."

- 또다른 질문이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데 "당신이 한나라당에 간 것은 민주당에서 불러주지 않았기 때문 아닌가"이다. 민주당에서 공천을 주었다면 그쪽으로 갔을 것 아닌가?

"질문을 긍정적인 입장에서 내가 어떤 이유로 한나라당을 선택했느냐라고 물어야 옳을 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정당민주화와 관련해 실망과 실패와 좌절 등을 겪었다. 하지만 그가 미워서 반사적으로 한나라당을 택한 것은 아니다."

- 말지 3월호와 한 인터뷰를 보니, 한나라당이 그나마 정당민주화를 하는데 있어서 더 좋은 조건이라고 했는데 최근 공천파동 과정 등을 통해 보면 이회창 총재가 너무 독재적으로 했다면서 탈당파들이 신당을 만들고 있지 않았나. 한나라당이 왜 정당민주화를 하는데 더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하나?

"공천당시 외부인사를 두 명 포함시켰다. 그리고 당내에 주요당직자,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원내총무, 각 지역별 지부장과 또다른 한명까지 해서 공천심사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로 한데 대해서 아무도 이의가 없었다. 또 이 속에서 나온 결론에 승복하겠다는 사전 전제가 있었다. 공천과정도 그런대로 민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도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민주적이라고 보는가?

"어디보다 민주적이라는 것은 마음으로는 가질 수 있지만 그렇게 말을 할 수는 없다."

(열린 인터뷰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아침에 기자회원에 가입했다는 윤석환씨가 아래 두 질문을 이었다.)

- 청년진보당 소속 서울대 학생들이 한나라당 앞에서 박종운씨 공천을 비판하는 시위를 했었다. 386의 시대정신은 민주주의와 진보를 위해 투쟁하는 것인데,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고 반인권 전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당이다. 왜 한나라당에 가려 하느냐. 그 때문에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청년진보당 당원들이 당사에 몰려가 시위하고 내 모형을 만들어 화형식까지 한 것을 다 알고 있다. 나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서 그런 후배들의 시선을 특히 염두에 두고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 선배로부터 덕담을 듣자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국가보안법을 당론으로 하고 있는데, 정형근 이사철 등 반인권 전력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돼 있고, 올해 초 이 총재가 당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보여지듯 색깔론을 무기로 하는 정당이다. 왜 하필 그런 정당을 택하게 됐냐는 거다.

"남북문제를 볼 때 국가보안법을 남한이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본다. 보수세력이 국가보안법 폐지에 불안해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그들을 설득시켜야 한다. 사상과 이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폐지해야 하지만 현실적 고려도 해야 한다."

- 정형근씨의 사법처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정형근, 이사철의원때문에 한나라당에 간 것이 아니다. 그 사람들이 내 판단의 전제가 된 것이 아니고 이부영 총무, 홍성우 변호사, 민중당 출신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원했던 것이다. 이사철, 정형근 의원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정형근 의원이 박종철 고문에 관여했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여러사람에게 물어봤지만 다들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 정형근 의원이 박종철 사건에 어느정도 개입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박종철 사건 은폐를 위한 관계기관대책회의에 실무책임자로 관여했다는 것이 말지의 취재결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박종운씨는 정형근 의원에게 당당하게 사죄하라고 요구해야 하지 않는가?

"그게 사실이라면 사죄를 요구하겠다."

- 박종철씨와 본인과의 관계는 구체적으로 어떠했나?

"박 열사는 대학 써클 대학문화연구회의 후배였다. 당시 언어학과 학생이었는데, 나와 이름이 비슷해서 인척관계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진 않다."

- 말지 인터뷰를 보면, 한나라당 입당을 결심하면서 박종철 열사 아버님의 허락을 받았다는 말이 나오던데?

"허락을 받은 것이 아니라 상의를 한거다"

- 그래서 "당신의 길을 가도록 하라"는 답이 있었나?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내가 어느 당에서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셨다."

-박 열사 아버님이 답으로 오케이를 하셨다는 건가?

"내가 얘기한 것에 수긍을 하신거다. '아버님, 제가 이런 뜻을 가지고 이부영의원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을 때 수긍을 한 거다.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격려금도 주시고 그랬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