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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근, 낙동에 살어리랏다

스스로 몸을 태운 스님의 충고, MB는 새겨들었어야 했다
4대강사업 중단 소신공양 문수스님 8주기를 맞으며

18.05.31 11:31 | 글:정수근쪽지보내기|편집:김도균쪽지보내기

5월 31일은 4대강사업 중단을 외치며 소신공양하신 문수 스님 8주기가 되는 날이다. 8년 전 오늘 스님은 낙동강 지류인 위천의 둑방에서 결가부좌를 한 채 당신의 몸을 불살랐다.

검게 타버린 스님 옆에는 유서가 놓였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사업을 즉각 중지·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 문수스님이 소신공양하신 낙동강의 한 지류인 위천 둑방. 당시 현장은 이렇게 검게 그을려 있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당시는 4대강사업이 시작되어 본격적인 '삽질'이 진행될 때다. 생명의 강에 수백 수천 대의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같은 중장비들이 들어가서 강을 도륙하던 시기다. 곳곳에서 생명의 신음이 난무했다. 죽음의 탄식과 비통이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었다.

이 생명들의 신음과 비통한 울음을 누구보다 아파하며, 이들의 절규를 결코 외면할 수 없었던 스님은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몸을 불사른 것이다. 부처님 전에 자신을 바침으로써 전대미문의 이 미친 '삽질'이 중단될 수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삽질을 강행했고 그 결과 4대강은 지금 죽음의 수로가 되어버렸다. 매년 맹독성 조류가 창궐하고, 물고기가 떼죽음한다. 강은 썩은 펄로 뒤덮이고 산소조차 고갈되어 그 어떠한 생명도 살 수 없는 공간으로 전락했다. 뭇 생명이 몰살당했던 것이다.

무수한 생명에 대한 살생행위가 국가에 의해 자행된 것이다. 스님은 4대강사업의 본질을 간파했다. 강에는 무수한 생명들이 살아간다. 물고기를 비롯한 수생생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물을 마시고 살아야 하는 야생동물들의 특성상 야생동물 또한 강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강과 습지가 뭇 생명의 보고인 이유다.

▲ 4대강사업으로 온몸에 피를 토하고 죽어가고 있는 낙동강의 잉어. 4대강사업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런 강을 도륙했으니 그 원성과 원망이 얼마일 것인가. 스님은 이들의 신음과 탄식을 듣고만 있을 수 없었고,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자신을 바침으로써 이 미친 살생행위를 중단시키려 한 것이다.

사람이 자신의 몸을 불태운다는 것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행위다. 그것은 절박함과 간절함 그리고 위대한 정신성의 총화다. 자신의 몸을 태워가면서까지 이 사업의 부당함을 알렸건만 이명박 정권은 콧방귀도 끼지 않고 사업을 강행했다.      

그 결과 강은 죽었고, 이 미친 사업을 벌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금 영어의 몸이 되어 있다. 이명박씨는 스님의 사자후를 새겨들어야만 했다. 스님이 남기신 유서에는 이명박 정권의 본질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이명박 치하의 대한민국은 부정부패가 만연했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아닌 부자와 재벌을 위한 사회였다. 그 진실들을 우리는 지금 속속 목격하고 있다.  

강의 부활을 막는 국토부는 하천관리에서 손을 떼야 한다

스님이 소신공양하신 지 8년 그러나 스님이 몸을 불태운 낙동강은 아직도 깊은 죽음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대한 보로 막힌 낙동강은 죽어가고 있다. 강의 죽음, 이것을 막고자 스님은 당신의 몸을 불살랐다.

▲ 2010년 영결식 당시 스님의 다비장 앞에 내걸린 스님의 영정.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이사가 스님 다비장 앞에 추모의 절을 올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제 강을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공존의 장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보를 철거하고 강을 강답게 만들어야 한다. 강과 그 안의 생명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어야, 건강한 강물도 얻을 수 있다. 물은 우리 생명의 근간이다. 건강한 강물을 얻기 위해서라도 강을 원래 모습대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강의 부활은 거대한 보로 막힌 강에게 자유를 허락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강의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해야 강이 되살아날 수 있다. 수문이 열린 금강에서 우리는 강의 부활을 똑똑히 목격했다.

그러나 강의 부활은 아직도 요원하다. 여전히 강의 부활을 막는 세력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4대강을 죽음의 공간으로 만든 일등 조직은 국토교통부다. 국토부는 이명박씨의 철저한 도구가 되어 강을 도륙했다. 국토부가 강의 죽음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국토부는 국민 앞에 지난 과오를 철저히 사죄하고 다시는 4대강사업과 같은 생명 살상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도 시원찮을 국토부는 그러나 아직도 이 나라 하천을 도륙하고 있다. 지방판 4대강사업인 지방하천 정비사업, 생태하천조성사업 등을 통해 이 나라 하천을 여전히 도륙하고 있다. 

▲ 국토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지자체에 의해서 강행되고 있는 지방하천정비사업의 현주소. 강의 생태계를 초토화키시고 인공의 수로로 만들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강을 생명의 공간이 아니라 인공의 수로로 만드는 제2의 4대강사업이 도처에서 자행되고 있다. 강에 대한 철학도 비전도 없는 국토부에 의해서 전국의 하천이 지금 죽음의 수로로 전락해가고 있다. 

국토부가 이 나라 하천관리에서 손을 떼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조직 이기주의에 매몰된 국토부는 여전히 이 나라 하천관리를 움켜쥐고 있다. 국토부는 문재인 정부의 물관리일원화에 반대하며 하천관리를 여전히 움켜쥔 채 놓으려 하지 않는다. 이번 정부조직법 개편에서 하천관리권을 국토부가 그대로 움켜쥐게 된 배경이다.  

국토부는 언제까지 이 나라 하천을 망치려 드는가. 국토부는 이 나라 하천관리에서 즉각 손을 떼야 한다. 오직 조직 보위에만 매몰된 국토부에 이 나라의 근간인 하천관리를 맡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문수 스님의 숭고한 뜻 받들어 농민들도 더 탐욕을 부려서는 안 된다

농민들 또한 더 몽니를 부려서는 안 된다. 4대강사업 이전에도 4대강 인근의 농민들은 강에 기대어 농사를 잘 지어왔다. 강이 있었기에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그들은 누구보다 강의 혜택을 받은 이들이다.

그런 그들이 지금 죽음의 수로로 변한 4대강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한 4대강 재자연화에 반기를 들고 있다. 4대강사업 이후 얻게 된, 넘치는 물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물은 독성 녹조로 범벅되고 산소조차 고갈된 죽은 물이다. 이런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 또한 결코 건강할 리 없다.

독성 조류가 범벅된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도 조류 독소가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시틴'이라는 이 조류 독소는 청산가리의 100배에 해당하는 맹독을 품고 있다. 그 농작물을 우리 국민이 먹고살고 있다. 국민의 몸에 독성물질을 주입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2015년 5주기 추모제 당시 군위 지보사 앞 문수스님 사리함 앞에 추모객들이 절을 올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탐욕에 눈먼 농민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4대강 전에도 농민들은 얼마든지 농사를 지어왔다. 강이 옆에 있기에 다른 농민들보다 수월하게 농사지어 강의 혜택을 누구보다 누린 이들이다. 그런 그들이 지금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탐욕에서 헤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강은 인공의 수로가 아닌 공존의 공간이다

강은 물만 가두어놓은 인공수로가 아니다. 그곳에서는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 공존의 공간이다. 이들이 건강해야 건강한 강물도 얻을 수 있다. 이 대자연의 이치를 설파하고자 문수 스님은 8년 전 낙동강의 한 둑방에서 몸을 불사른 것이다.

스님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야 한다. 더 탐욕을 부려서는 안 된다. 강이 살아야 인간도 살 수 있다. 낙동강의 한 둑방에서 당신의 몸에 스스로 기름을 들이붓고 불을 댕길 수밖에 없었던 스님의 그 간절하고도 절박한 '마음'을 알아야 한다.

스님이 소신공양하신 지 8주기인 오늘, 스님이 온몸을 불사르며 전하고자 했던 그 간절한 염원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스님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뭇 생명의 목숨을 지켜야 한다. 그러므로 4대강 재자연화는 필연이다. 이를 막는 세력들은 스님의 숭고한 뜻을 막는 이들에 불과하다.

국토부는 하루빨리 하천관리에서 손을 떼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탐욕에 매몰된 농민들은 더 몽니를 부려서는 안 된다. 그래야 강이 살고 우리 인간이 산다. 스님의 사자후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2010년 문수스님 소신공양 소식을 듣고 곧바로 달려간 군위 위천 둑방은 여전히 온기가 남아있었습니다. 그 온기를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몸을 불살라 세상을 품어주는 듯한 그 따뜻한 온기. 스님의 뜻이 길이 전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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