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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전국 일주, 지역이 희망이다

"성희롱과 인권침해, 나를 인권활동가로 만들었다"
[2017 전국일주-충남편] 서산인권모임 '꿈틀' 대표 신춘희씨

17.11.09 16:11 | 글:신영근쪽지보내기|편집:김예지쪽지보내기

인권이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기본적 권리를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지니는 기본적 권리를 피부색이나 성별, 종교, 장애인, 연령에 따라 제한받을 순 없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부당한 대우나 차별을 받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각 지자체에서는 인권 조례를 따로 만들기도 한다. 지역에서도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6년 5월, 충남 서산에서 인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위한 '꿈틀'이라는 모임을 만들어졌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나 최근 이들이 집중하는 건 청소년 인권 문제다.

현재 많은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새벽까지 청소년들을 일 시키고, 급여를 자기 마음대로 깎는 경우도 있다. 신춘희 '꿈틀' 대표는 청소년 노동 인권을 지키기 위해 지방노동사무소를 뛰어다니고, 강의를 한다. 지난 8일 신 대표를 만나 인권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충남 서산에서는 평범한 가정의 주부로 살다가 자신이 성희롱과 인권침해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의 인권을 위해 지난해 '인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꿈꾸다'라며 인권모임 '꿈틀'을 만들고 서산지역내 인권과 특히 청소년인권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꿈틀'대표 신춘희씨(사진 가운데) ⓒ 신춘희 제공

- 어떻게 인권 강사로 활동하게 됐나.
"저는 원래 아주 평범하게 아이 낳고 살던 사람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지역의 한 노동인권센터의 간사로 일하게 됐다. 그런데 그곳에서 성희롱과 인권침해를 겪었다. 내가 문제를 제기하자 오히려 협박을 당했다.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국가인권위원회 인권 강사 양성과정'에 다니게 되었다.

처음엔 '내가 인권을 알아야 누명 쓰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긴 교육과정이 끝날 무렵, 평범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내 안에 얼마나 많은 편견들이 있었는지 깨달았다. 내가 인권 강사가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을 느끼길 바랐다."

- 인권은 무엇인가.
"감히 인권을 한마디로 정의하지는 못하지만, 강의할 때는 주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한 줄을 풀어보면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지? 인권을 누릴 권리가 누구에게 있지? 인권에 조건이 있나? 등을 묻다 보면 답이 나온다.

여러 인권 문제 중에 사형 제도를 예로 들어보자. 나는 종교가 가톨릭이다. 가톨릭은 사형제도 폐지 운동을 벌였다.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인권의 관점에서 보면 그 사람이 죄를 지은 것에 대해서는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고, 가장 소중한 권리 중 하나인 자유권을 제한하면 되는 거다. 그 사람의 기본권인 생존권까지 제한할 수는 없다는 게 인권적 관점이다."

"인권 조례 폐지하자고? 역행의 길로 가는 것"

▲ 서산지역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특히 청소년의 인권에 대해 각 학교에서 인권 강의를 하고, 최근에는 청소년노동 인권을 지키기 위해 지방노동사무소에 청소년들과 함께 나의 일처럼 뛰어다닌 서산 인권 모임 ‘꿈틀’ 신춘희 대표 ⓒ 신춘희 제공

- 최근 서산 지역의 인권 상황은 어떤가?
"충남 지역 상황을 보자. 일부 보수개신교단체에서 '충남도민 인권조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서산에도 조례 폐지 서명을 벌이고, (조례) 반대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다. 인권은 늘 진보해왔다. 그리고 더 진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역행의 길로 가자고 주장하니 많이 안타깝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많은 분들이 인권 교육을 받고 그 소중함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서산에는 지곡면 산폐장, 양대동 쓰레기 소각장 등의 환경 현안이 있다. 많은 시민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 안전한 환경에서 거주할 권리 등을 침해당할 수 있다."

- 인권 강사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사실 인권 강사 활동은 어렵지 않다. 새로운 분들을 만나고 그분들과 공감하는 일은 매우 보람된 일이다. 그런데 지역에서 인권 활동을 하는 것은 어렵다. 앞서 이야기했던 인권조례폐지 움직임이 있다. 우리는 '충남 도민 인권조례 지키기 운동'을 해야 하는데, 산폐장 등 지역 환경 현안이 더 시급해 지역 활동을 활발히 못 하고 있다.

또, 함께 열정을 갖고 인권 활동을 하려는 동지들이 없는 것도 어렵다. 인권 모임 '꿈틀' 회원들이 많이 응원해주지만, 고민할 동지들이 없는 건 힘든 일이다. 어딘가에 인권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하고, 언젠가는 만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청소년 인권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충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소속의 강사이기도 하다. 올해 서산 지역에서 상담받아 권리구제 해준 것만 30건이 넘는다. 청소년들이 권리를 찾는다는 건 굉장히 용기를 낸 것이다. 대부분 사업주들은 처음엔 청소년노동 인권에 대해 말하면 당황하다가도 인정한다. 그런데 최근 상담한 사례는 좀 힘들었다. 한 학생이 새벽 2시까지 일하고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았다.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학생에게 업주는 고소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하고, 청소년의 부모님하고 얘기할 테니 빠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청소년 당사자를 만나서 욕설을 퍼붓는 등 인권 침해가 심각했다. 노동청에 진정을 넣기 전에 갈등을 최소화하고 인권 침해를 구제하고자 노력했는데, 사업주가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충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를 통해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다.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이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데 용기를 냈다는 점에서 좋은 선례가 됐다고 생각한다."

▲ 인권강사 신춘희씨가 서산의 한 중학교에서 청소년인권강의를 하고 있다. ⓒ 신춘희 제공

-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가?
"개인적으로 인권 강의와 활동은 반드시 함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권 강의의 주 내용은 '나의 권리, 타인의 권리, 공동체의 권리가 함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강의를 하는데 강사가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건 제대로된 인권 강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들의 손을 잡아주면서, 지역 사회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할 것이다."

- 끝으로 한마디 하자면.
"인권 모임 '꿈틀'의 슬로건이 '인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꿈꾸다'이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결정 속에는 인권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어낸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던 인권을 지금이라도 다시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덜 힘들지 않은 세상에서 살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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