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4대강 사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임대'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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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정부의 펄스 방류, "천연기념물 남생이도 죽었다"
[현장] 준공 5년 만에 시궁창으로 변한 금강, 물속 생명이 죽어간다

17.03.24 11:46 | 글:김종술쪽지보내기|편집:박정훈쪽지보내기

▲ 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 펄밭. ⓒ 김종술

속도전으로 밀어붙인 4대강 '펄스(pulse) 방류'(일시적으로 수문을 개방해 물을 방류하는 것)가 산란기 강의 생명을 죽이고 있다.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한다. 천연기념물 남생이도 죽었다. 허벅지만 한 잉어부터 조개들이 썩어간다.

지난 22일 공주보 수력발전소 쪽 승강기식 수문이 올려졌다. 보의 점검과 보수를 위해서다. 강바닥에 쌓인 시커먼 펄층이 빠져나간다. 숨쉬기가 거북할 정도로 악취가 진동한다. 수위가 1m 정도 낮아졌다.

23일 모니터링을 위해 다시 찾아간 공주보. 4대강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는 박용훈 작가가 찾았다. 녹조가 덕지덕지 뒤덮은 콘크리트 수문 위에는 작업자들이 보수작업을 하느라 분주하다. 물 빠진 강변엔 야생동물의 발자국만 찍혀 있다. 강변엔 쓰레기를 줍기 위해 마대자루를 든 작업자들만 바쁘게 움직인다.

'펄스 방류'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 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펄밭. 푹푹 빠지는 자리에서 건져 올린 붉은 깔따구는 환경부가 지정한 수 생태 4급수 오염지표종이다. ⓒ 김종술

수상공연장도 물 밖으로 드러났다. 시커멓다. 강바닥에 쌓인 펄층도 드러났다. 푹푹 빠진다. 장화를 신어도 걷기가 힘들다. 지나간 자리엔 붉은 생명체가 꿈틀거린다. 환경부가 지정한 수 생태 4급수 오염지표종인 붉은 깔따구다.

주변엔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류 사체가 떠올라 있다. 수자원공사는 보트를 이용하여 빠른 속도로 강물을 휘젓고 다닌다. 둥둥 떠다니는 녹조류 사체를 흐트러뜨리기 위해서다. 코를 찌르는 악취는 더 심해졌다. '죽음의 강'이 눈앞에 있다.

"같은 장소인데 전혀 다른 느낌이다."

▲ 위쪽 지난 2009년 박용훈 작가가 공주보 상류에서 찍은 사진. 아래쪽 같은 장소에서 오늘 찍은 사진이다. ⓒ 김종술

▲ 사진을 찍기 위해 뒤따르던 박용훈 작가가 펄밭에 빠져서 옴작달싹 못하고 있다. ⓒ 김종술

공주를 상징하는 연미산과 강변의 아름다운 모래톱. 거대한 노송이 가득한 솔밭까지 역사, 문화·경관적 가치가 뛰어나 고마나루 일대는 국가명승 제21호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기에 사진을 찍고 있는 박용훈 작가가 변해가는 모습에 말을 잃었다.

녹슨 철근부터 각종 버려진 쓰레기가 수북하다. 곳곳에 수거된 마대자루가 쌓인다. 미처 피하지 못한 조개들은 허연 속살을 드러내 채 죽었다.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453호인 남생이로 추정되는 파충류가 죽어있다. 인근에서 확인한 숫자만 20여 마리다.

군데군데 드러난 자갈은 녹조를 뒤덮어 썼다. 또다시 악취가 진동한다. 허벅지만 한 잉어가 죽어서 물가에 떠밀려 왔다. 야생동물의 흔적인지 반쯤 사라진 잉어도 추가로 발견되었다. 강의 생명이 깨어나는 시기인 3월. 물을 빼고 채우는 수위 조절은 '사형 선고'나 진배없다.

▲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453호인 남생이로 추정되는 파충류가 죽어있다. ⓒ 김종술

▲ 죽어서 강변에 떠밀려온 잉어. 야생동물의 흔적인지 일부가 사라졌다. ⓒ 김종술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펄밭. 뒤따라오던 박용훈 작가가 빠졌다.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더 깊이 빨려 들어간다. 4대강 사업 5면 만에 죽음의 강으로 변해버린 것.

사진을 전달받은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남생이가 맞다고 한다. 4대강 삽질에 물고기 죽이더니 이젠 파충류까지 씨를 말리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생명이 죽어갈 것이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의 펄스 방류는 강의 현실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인간의 편의에 의한 수위조절이 아닌 생태계를 위한 완전 개방만이 해답이다. 그런데 녹조를 줄이겠다고 수위를 조절해서 생태계 교란만 가중하고 있다. 완벽한 수문개방만이 수질 개선과 물속 생명의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70~80% 반대를 무릅쓰고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다.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자 국토부는 녹조를 줄인다는 이유로 수문을 여닫고 있다. 산란기 강의 생명들은 물을 빼고 닫는 수위 조절에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방적 통보는 화를 부린다. 지금이라도 4대강 해법을 찾기 위한 민관조사단이 필요한 시기다. 

▲ 공주보 수문이 개방되고 수자원공사가 긴급하게 투입한 작업자들이 강변 쓰레기를 줍고 있다. ⓒ 김종술

▲ 공주보가 보이는 상류. 드러난 자갈밭이 온통 녹조로 물들여있다. ⓒ 김종술

▲ 물 빠진 공주보 상류는 온통 뻘밭이다. 죽은 나뭇가지만 나뒹구는 강변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지고 있다. ⓒ 김종술

▲ 작업자들이 공주보 콘크리트 고정보 위에 설치된 전도식 가동보의 유압실린더 실 뚜껑을 열고 정비를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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