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4대강 사기극 주도한 이명박, 가장 큰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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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게 길을 묻다

"'무안무치'한 박근혜, 철판 깔 얼굴조차 없다"
[촛불에게 길을 묻다-마지막 회]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

17.03.19 07:54 | 글:김병기쪽지보내기|사진:유병문쪽지보내기|영상:정대희쪽지보내기|편집:박순옥쪽지보내기

▲ 명진스님(전 봉은사 주지) ⓒ 유병문

"박근혜의 난이 끝났어요. 국가 지도자의 대국민 광란이었죠. 백성이 학정에 시달리다가 난을 일으킨 적은 있지만 왕이 백성을 상대로 난을 일으킨 사례는 세계 역사상 없어요. 하-하-하."

명진 스님(봉은사 전 주지)과 마주 앉자마자 터졌다. 이러면 안 되는 데... 웃음 때문에 노트북 자판에서 자주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박근혜씨가 들으면 얼굴이 하얗게 질릴 죽비소리인데, 풍자로 승화시켰다. 크게 웃지도 못할 곳이었다. 선승들이 산문을 폐쇄하고 정진하는 해탈의 공간, 경북 문경의 봉암사. 부처님 오신 날에만 문을 여는 상징적인 선도량(禪道場)이다. 

천년고찰에서 시국법문

▲ 명진스님(전 봉은사 주지) ⓒ 유병문

지난 14일 '촛불에게 길을 묻다' 마지막 인터뷰이인 그를 만나러 가는 길, 치솟은 흰 바위산을 보았다. 햇빛이 비치고 볕이 잘 드는 희양(曦陽)산. 멀리서 보니 면벽참선(벽을 향하고 앉아 참선 수행)하는 노승의 머리 같았다. 백두대간의 단전에 있는 바위산 계곡을 타고 비포장 길을 올라가면 봉암사다. 희끗희끗, 봄볕은 계곡의 얼음이 다 풀지 못했다.

대웅전에 들어가서 예를 올리고 나오니, 1200년 전에 만들어진 지증대사 적조탑(보물 제169호)이 보였다. 계단 위쪽 금색전 앞에서 명진 스님이 취재진을 알아봤다. 참선을 마치고 선방에서 나오는 길이었다. 그는 멀리서 두 손으로 합장하며 고개를 숙였다. 간간히 목탁 소리만 들릴 뿐 천혜의 비경 속 봉암사는 웅장하게 침묵했다.

천년고찰의 풍모는 여기까지였다. 명진 스님의 유쾌, 통쾌, 상쾌한 시국법문이 이어졌다. 풍자뿐만 아니라 국어책에 등장하는 은유와 대구법, 역설과 반어법, 중의법이 총동원됐다. 박근혜와 삼성동 사람들을 향해 사정없이 죽비를 내리쳤다.

한바탕 웃다 보니 스님은 어느 순간에 면벽참선하는 희양산처럼 차분하게 돌아앉았다. '내 안의 박근혜'는 없는가? '우리 안에 김기춘, 우병우'는 없는가? 촛불 그 후, 어디로 갈 것인가... 큰 화두 한 개를 우리 앞에 던졌다.      

[탄핵 소식] "하트 뿅뿅으로 알았다"

선도량 봉암사는 오지는 아니지만 스마트폰이 터지지 않는 곳이다. 스님들의 수행에 방해가 되기에 전파를 쏘아서 전화와 인터넷을 차단한다. 명진 스님은 4일 전 박근혜 탄핵 소식을 알고 있을까?

"오전 11시는 법당에서 예불을 볼 때거든요. '어떻게 됐지?' 스님들이 여기저기서 귓속말로 쑥덕거리더라고요. 예불을 마치고 점심 공양을 하고 나오는데, 주지스님이 멀리서 머리 위로 손을 이렇게(하트 모양을 그리며)하고 나한테 뛰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알았죠(웃음)."

그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정적에 익숙한 공간이어서 소리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잠깐 합석했던 주지스님께 물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알고 하트 뿅뿅을 날리셨어요?'

"그게 아니라, 손으로 이렇게 동그라미를 그렸죠(웃음). 이곳 행정을 해야 하기에 주지실에선 인터넷이 터지거든요."

[탄핵 이유, 하나] "오리발을 내밀지 말았어야..."

▲ 명진스님(전 봉은사 주지) ⓒ 유병문

주지스님이 방을 나간 뒤에 명진 스님은 '사이다 법문'을 시작했다.

"인왕산 아래 청와대가 도적 소굴이었죠. '청와소굴'에 박근혜, 김기춘, 우병우, 바깥에 최순실이 있었어요. 나랏돈 빼돌리려고 작당해서 들어간 것이 아닌가 싶어요. '박근혜의 난'은 처벌했지만 범죄단체 조직에 대한 법률 위반도 적용해야 합니다." 

그는 박근혜의 난을 평정한 것은 촛불이지만 특검이 야전사령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권의 개 노릇을 했던 일부 검찰 인맥도 있을 것이고, 개인적인 갈등도 있었겠죠. 하지만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재용을 구속시켜 한국 사회에 핵폭탄을 터트렸습니다. 검찰이고 어디고 삼성 손이 뻗치지 않는 곳이 있을까요. 그럼에도 일을 해낸 특검이야말로 예수님 같고 부처님 같은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부처님의 자비이고 예수님의 사랑이죠."

그는 박근혜 탄핵의 결정적 이유는 '오리발'이라고 했다.

"거짓말하는 사람을 보면 오리발을 내민다고 하죠. 사과하고 검찰과 특검 수사를 받겠다고 한 박근혜씨가 오리발을 내밀었어요. 헌법재판관도 말을 바꾸면서 법을 지키지 않는 마당에 헌법을 수호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들었던 것 아닌가요? 거짓말이 문제입니다. 촛불 광장에서 가면 '닭근혜'라고 적은 손 피켓이 많은데, 정직하게 닭발을 내밀었어야지요."

[탄핵 이유, 둘] "태극기 단체들, 히틀러 시대 나치"

- 탄핵될 것을 예상하셨나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선고문을 읽는 순간에도 가슴을 졸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박씨 측 변호사들이 헌법재판소에서 태극기를 꺼내들 때부터 탄핵을 확신했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 한 국회의원은 나에게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들은 기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변호사들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볼 때 확신했습니다. 그 재판관들은 국가보안법 신봉자들이라고 들었지만, 을사오적처럼 병신년에 탄생한 '병신이적, 삼적'으로 역사에 길이 남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나와 탄핵반대를 외치는 수구단체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히틀러 시대의 나치죠. 허, 참. 내가 말해 놓고도 근사하네(웃음). 군복 입고 광장에 나와서 때려 부수고 경찰차를 탈취하고, 기자들을 마구 두드려 패고.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의 딸 박근혜를 좌빨로부터 지키려고 나온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대포폰으로 이들과 소통했어요. 재벌들이 뒷돈을 대줬습니다. 국가기관이 나서서 폭력을 행사한 나치처럼 청와소굴의 명을 받고 적폐청산 1호인 부패 재벌의 돈을 받아 광장에 나온 부역자들입니다."   

[탄핵 이유, 셋] "저런 짐승 같은 인간을 봤나"

▲ 명진스님(전 봉은사 주지) ⓒ 유병문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말을 남기고 자택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소식도 들으셨나요?
"모처럼 옳은 말을 했습니다. 자기 죄가 없다면 검찰이 친절하고 철저하게 밝혀야 합니다. 야멸차게 조사해야죠. 청와대 압수수색부터 삼성동까지 싹 뒤지고 통화내역도 샅샅이 파야 합니다. 그래야만 검찰이 박근혜의 억울함을 풀 수 있죠.

진실을 밝히려 했다면 진작 검찰이나 특검에서 억울함을 호소했어야지요. '나는 죄가 없으니 청와대도 뒤져라'고 했어야지요. 진실을 밝히겠다는 사람이 1년 사이에 570번도 넘게 대포폰을 씁니까? 청와대가 조폭 집단인가요? 대포폰을 쓴 것은 자기가 한 일이 범죄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증거죠. 그럼 진실도 대포폰으로 밝힐 겁니까?"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죄질은 어떻습니까?
"얘들 대학 등록금이 없어서 금방을 털었다 칩시다. 생계형 범죄이기에 정상 참작이 됩니다. 홧김에 친구를 한 대 쳐서 이를 부러뜨렸다고 해도 우발적 범죄여서 정상 참작이 되겠지요. 이건 국가 지도자가 국민을 상대로 계획한 악질적인 조직범죄입니다. 짐승들끼리 모여 욕할 때 '저런 인간 같은 짐승을 봤나'라고 할 것 같습니다(웃음). 짐승들은 작위적인 범죄를 하지 않습니다." 

[탄핵 그 후, 그들은?] 벌써 용서하자? 미래의 범죄 조장

-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할까요? 친박 정치인과 보수언론들이 '탄핵도 됐는데, 처벌을 감면해주자'는 식으로 나올 수도 있는데. 
"보통사람들처럼 법대로 해야지요. 아직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용서를 말한다면 미래에 대한 범죄행위를 조장하는 것입니다. 다음 대통령도 또 그럴 것 아닙니까." 

- 스님은 예전에 이명박 정권을 '파렴치, 몰염치, 후안무치한 삼치정권'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어떤가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낯짝이 두꺼운 사기꾼이죠. 박근혜는 '무안무치'입니다. 철판을 깔 수 있는 얼굴조차 없는 겁니다. 멍청하거나 사악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멍청하고 사악하기까지 합니다. 이건 최악이죠. 이명박은 사악하지만 멍청하지 않습니다. 4대강으로 국가를 말아먹고도 저렇게 잘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는 자카타경에 나온 부처님 말씀의 한 대목을 인용했다.

"정말로 나쁜 놈에게는 정중함이 필요 없다. 나쁜 놈에게는 법도 소용없고 좋은 말도 소용없는 노릇이다. 그는 선을 증오하고 있으니 그와 맞서 터놓고 싸우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탄핵 그 후, 촛불은?] '내 안의 박근혜' 탄핵해야

▲ 명진스님(전 봉은사 주지) ⓒ 유병문

명진 스님은 지난달 25일 봉암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매주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다. 강원도 거처에서 차를 몰고 3~4시간 거리를 달려왔다. 1500만 촛불 중의 하나였다. 누가 떠미는 것도 아닌데, 촛불을 들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 같았단다. 바지를 세 개나 껴입고 광장에 나간 적도 있단다. 촛불 대중 앞에 딱 한번 섰다. 청와대로 진격하는 차량 위에서다. 그는 잠깐 마이크를 들고 이렇게 말했단다.

"경찰들이 차벽을 설치한 것은 우리가 청와대로 가는 것을 막은 게 아닙니다. 저 안에 있는 미친 사람이 차벽을 넘어 우리를 해칠까봐 막고 있는 겁니다."

촛불도 웃고, 방패를 든 경찰도 따라 웃었단다.
 
"뻔뻔하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에 천연덕스럽게 머리 손질을 했어요. 얘들이 살아있었다면 에어포켓 위에 올라가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을 시간이란 말입니다. 또 가는 곳마다 변기를 갈아댔습니다. 국빈으로 초청받아 머물던 영국 호텔의 조명까지 바꿨어요. 이것만 봐도 정상은 아니거든요."

- 촛불 집회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면?
"엄동설한에 어린 아이들이 들고 나온 손팻말에 '이게 나라냐'라고 적혀 있었어요. 가슴이 찢어지는 이야기입니다."

- 촛불의 의미는?
"과거에 청산을 하지 못했던 적폐들이 많죠. 돈이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과 명예를 쥐겠다는 천민자본주의를 청산하자는 게 촛불입니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는 불교나 유교의 가르침을 국가 통치이념으로 삼았습니다. 근현대에 와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세상을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습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 그리고 탄핵반대 집회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다면 남의 것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반공이죠.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게 무슨 가치입니까. 그게 없으니 돈이나 벌어서 잘살아 보세만을 외친 겁니다.

남을 짓밟고라도 1등을 해서 출세하자는 천박함이 우병우와 같은 괴물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요? 육법전서만 달달 외우지만 공감능력과 인문학적 소양이 없는 괴물들. 순정 만화 한 번 안 보고 무협지나 소설책을 들춰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검찰이 되면 김기춘, 황교안, 김진태 같은 사람이 탄생하지 않을까요? 이런 잘못된 흐름을 광장에서 불태운 게 촛불입니다."

- 촛불 그후,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내 안에, 그리고 우리 안에 박근혜는 없을까요? 우리 마음 속에 출세를 향해 끝없이 내달리려는 김기춘이 있고, 우병우는 없을까요? 이들만 탓하고 넘어가면 우리 내면에 또 다른 박근혜가 나오고 우병우가 나올 겁니다. 사회 곳곳에 숨었던 천민자본주의가 튀어나올 겁니다. 부자 만들어준다는 그 말에 유혹 당해서, 그 욕망 때문에 이명박을 찍고 박근혜를 찍은 것 아닌가요? 내 안의 이명박과 박근혜도 탄핵해야 합니다."

[종교란?] 촛불 들고 탄핵가를 부르고 하야경을 외고

- 내 안의 박근혜를 탄핵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죠?
"불교에서는 탐진치라는 삼독심이 있습니다. 마음속의 독이죠. 탐욕심이 생기면 마음이 뜹니다. 욕심이 채워지지 않으면 성을 냅니다. 그게 진심이죠. 냉정함을 잃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게 '치'입니다. 박근혜가 보여준 거죠. 삼독심은 계정혜로 다스리라고 말합니다. 계는 살생을 하지 말라 등 계율로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 정직함입니다. 거짓 없음이죠. 그러면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이 냉정해집니다. 그게 정이죠. 거기서 지혜가 나옵니다. 엄동설한에 150여일 가까이 광장에서 타오른 촛불은 계정혜입니다."

종교에 대해 물었다.

"종교는 연민이고 측은지심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연민이 종교의 출발이죠. 거기서 자비심이 나오고 사랑이 나옵니다. 가난한 자와 힘없는 사람 편에 서지 않는 종교는 없애야 합니다. 하나님에게 돈을 많이 주면 천국 간다? 이건 모두 사기입니다. 부처님에게 시주하는 공덕보다 이웃에게 보시하는 공덕이 더 큽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씀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얼마 전에 또 이런 말도 하셨습니다. '위선적인 성직자보다 무신론자가 천국에 더 가깝다.' 맞는 말입니다. 촛불을 들고 나가서 탄핵가를 부르고 하야경을 외우는 것이 법당에 앉아 딴 생각을 하면서 염불하고 찬송가를 부르는 것보다 의미가 있습니다."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며] 천일기도

▲ 명진스님(전 봉은사 주지) ⓒ 유병문

그는 "기독교와 천주교는 도시산업선교회와 정의구현사제단 등을 통해서 핍박받는 노동자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가시밭길을 걸어왔는데, 한국 불교의 주류는 권력에 아부하고 기생해서 국가 예산을 더 많이 받는데 힘을 썼다"면서 "이런 풍토를 바꾸려고 오는 10월 말에 치르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 어떻게 선거를 치를 각오인지요?
"금품선거가 만연했어요. 선거인단이 331명인데, 과반수를 얻으려면 170여명의 표를 확보해야 합니다.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빼고 200명한테 엄청나게 많은 돈을 뿌린다는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돈을 써서 자리를 구하는 것은 세속에서도 용납이 안 되는데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는 것이죠. 이런 적폐를 청산하려는 직선제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직선제는 자승 총무원장의 공약이기도 했어요. 간선제가 되더라도 돈을 안 쓰고 선거운동을 해서 수행자들에게 신뢰를 얻겠습니다."

- 총무원장 선거에 앞서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의 발언을 문제 삼아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계종의 잘못된 행태를 조금 비판했다고 징계하겠다고 하는데 그간 종단의 문제점을 낱낱이 공개적으로 드러내야 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자승 원장은 국민과 불자들에게 공약으로 내건 총무원장 직선제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당선되려고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이건 불교에서 중죄인 바라이죄를 범한 것입니다. 이런 것을 우선 징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 총무원장이 된다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요?
"봉은사 주지를 지낼 때 산문을 나가지 않고 천일 동안 기도를 했습니다. 모든 재정을 신도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더니 신도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이런 봉은사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겠습니다. 최근 조계종의 신도 수가 300만 명이나 줄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행정이 아니라 수행이 중심인 승단을 만들어서 신뢰받는 불교로 거듭나겠습니다."

그는 또 "정치권력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손을 잡고 그들에게 힘이 되고 때로는 눈물을 닦아주는 불교가 되겠다"면서 "남북 화해를 위해서도 일제 징용으로 끌려간 분들의 무연고 유해를 금강산 신계사에 모실 수 있도록 북쪽과 합의해서 실천하겠다"고 했다.

명진 스님이 머물고 있는 봉암사의 하루 일과는 이렇다.

새벽 2시 30분 기상, 3시부터 참선, 5시 40분 아침 공양 후 오전 참선 정진, 11시 예불, 11시 40분 점심, 2시까지 포행(산책), 2시부터 오후 정진, 4시 청소 등 울력, 5시 40분 저녁, 9시까지 참선, 10시 취침.

한 달 동안 안거에 들어간 명진 스님도 오후 불식(저녁을 안 먹음)을 빼고는 이 계율에 따르고 있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자주 자리를 비웠다. 특히 참선 시간은 빼놓지 않았다. 저녁 9시 참선을 마친 뒤에 인터뷰를 이어갔다. 다음날 오전 참선을 마친 9시경에 다시 만나 용추계곡을 따라 옥석대에 올랐다.

산길 양 옆으로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솟아있다. 너럭바위 위로 계곡물이 구슬처럼 흘러 떨어졌다. 그 밑의 소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비췻빛으로 빛났다.

"이 계곡이 이렇게 완만하게 30리 길을 이어져 있습니다. 봉암사가 산문을 닫아 걸기 전만해도 저 바위 위에서 솥 걸어놓고 북 치고 장구 치면서 놀던 곳이죠. 문경시는 관광지로 개발하려 했는데, 1981년에 강경한 일부 스님들이 '우리 절집 안에도 기도원과 같이 수행만 할 수 있는 데가 필요하다'면서 막았습니다. 그 때 제가 맨 처음에 제안했죠(웃음). 전국의 절이 온통 관광지가 된 지금, 뼈를 깎는 성찰의 공간 하나쯤은 남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명박근혜 시대에 대오각성한 촛불광장처럼."


"촛불 방송을 지켜주십시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인 명진 스님은 옥석대에 올라 한 마디 덧붙였다.

"촛불 광장에서 언론의 중요성을 다시 알았습니다.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형광등 백 개의 아우라 운운했던 언론들, 부정한 권력을 비판하지 않는 언론들, 그 최후는 참담했습니다. 지난 촛불 광장을 매번 생중계한 오마이TV는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생생하게 전하면서 촛불이 타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재벌의 돈에 휘둘리지 않고,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정론직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우리가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가서 추위에 떨면서 물러가라고 외치지 않는 세상, 정권을 향해 정말 잘한다고 박수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나도 오마이뉴스를 후원하는 10만인클럽 회원입니다."

20차례에 걸쳐 촛불 광장을 생중계한 오마이TV를 지키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자발적 시청료를 내어주시는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에 가입을 해 주십시오.(핸드폰 010-3270-3828)   
   
그동안 '촛불에게 길을 묻다' 기획 인터뷰를 보아주시고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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