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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광장 토론] 박근혜 퇴진, 그 후 우리는?

10년의 투쟁, 그 뒤에 최순실 게이트가 있었다
[박근혜 퇴진, 그 후 우리는 27] 노동자 목소리 귀 담아 들어야 사회 변화 이끌어

17.01.23 10:20 | 김경봉 기자쪽지보내기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 후, 우리는 어떤 공동체를 만들까요? 광화문 광장의 '퇴진 캠핑촌'은 촛불 시민과 시민단체들의 대안 토론 광장을 엽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와 <광화문 퇴진 캠핑촌 광장토론위원회>가 공동기획했습니다. [편집자말]
 
▲ 서울 광화문 광장 박근혜 퇴진 캠핑촌 모습 ⓒ 노순택

이 땅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게 어렵다. 경제가 어려우면, 왜 노동자부터 정리해고가 돼야 하는가? 수 조원 흑자가 났어도 기업이 어렵다고 하면, 그냥 어려운 것인가? 이 땅에 모든 게 자본가의 논리에 따라 운영된다. 아마도 그 뒤에 검은 손이 있나보다. 검은 손을 채워야, 자본가의 주머니가 더 많은 것을 챙길 수 있어서인가? 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 콜트콜텍이 그랬다.

콜트는 일렉기타를 만들고 콜텍은 어쿠스틱 기타를 만드는 곳이다. 콜트는 노조역사가 30년인데, 반해 콜텍은 무노조다. 이유가 있다. 회사는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를 말하면, 듣기 싫어했다. 그래서 대전으로 공장을 옮겨 콜텍이라는 공장을 세웠다. 콜트와 콜텍이 나뉜 이유다.

하지만 콜트에서 발생한 수익은 콜텍으로 다 갔다. 그러면서 회사가 하는 말은 이랬다. "노조가 있는 회사는 적자가 일어난다" 협박이었다. 노조가 없는 콜텍에서 노동자들은 기계나 다름없었다. 노동자들은 노예처럼 일했다.

반면, 사장은 대전 콜텍 공장에 가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황금알을 낳는 곳, 꿈의 공장이라고 했다. 노동자들이 얼마나 처참한지. 인권이라고는 전혀 없고, 심지어 애경사에도 갈 수 없는 것은 나몰라했다. 이런 곳이 노조 없는 콜텍 공장이었다.

그래서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그 즈음 중국에서 연수생이 공장에 왔다. 이유는 세계적인 기타를 만들겠다는 거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노동자들은 몰랐다. 그게 자기 발등을 찍는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연수생들을 열심히 가르쳤다. 하지만 중국 공장이 돌아가자 회사의 횡포가 시작됐다.

교통사고 나서 입원하면 해고 시키고, 사람이 남아돌면, "너 나가"란 한 마디로 해고 시켰다. 300명 가까이 되던 노동자가 80명으로 감소했다. 무자비한 해고였다. 이렇게 살수 없었다. 콜텍에도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러자 회사는 모든 것을 중국으로 이사했다. 주말에 쉬고 출근하니 공장은 텅 비어 있었다. 

▲ 김경봉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는 촛불무대에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져야 한다고 말했다. ⓒ 정대희

투쟁하고 연대한 노동자, 무대에 올라야

10년을 싸웠다. 시작은 나만을 위한 투쟁이었다. 싸움을 이어오면서 사회가 돌아가는 민낯을 보게 됐다. 어느 순간, 나만이 아니라 노동자를 위해서 싸워야 했다. 권력자들이 노동자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똑똑히 봤다. 그래서 이 싸움은 우리만의 싸움이 아니라 전체가 같이 싸워야 하는 것이다. 10년 어려웠다. 가족부양도 제대로 못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평생 못 잊을 거다. 그렇다고 후회 하지 않는다. 힘들지만 같이 싸우면 사회가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쟁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연대투쟁했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오랜 투쟁이 왜 해결되지 않나 돌아보니 그 뒤에는 최순실 게이트, 블랙리스트가 있었다.

콜트콜텍,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투쟁에 연대한 사람들이 다 블랙리스트에 있다. 그렇다면, 블랙리스트들이 포함된 사업장은 어떨까. 안 봐도 비디오다. 

박근혜 캠핑촌이 만들어지고 70일째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주말마다 촛불집회도 진행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촛불을 들고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한때는 그렇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배제되고 일류 가수들만 무대에 오른다는 비판이 있었다. 투쟁하고 연대한 노동자들이 무대에 오르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 이유는 이렇다. 대다수 촛불집회 참여자들이 일반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멋진 가수나 배우가 입은 옷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유명 가수들이 무대에 오르면 시민들이 반응은 크고, 파장도 큰 게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나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존재하는 거다. 이런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금은 자연스레 노동자들도 무대에 오르고 있다. 광장은 이런 거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서로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거란 걸, 우리는 촛불광장에서 배웠다. 투쟁은 힘들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힘이 나고 신이난다.

그래서다. 광장에서 노동자들이 왜 투쟁을 하는지, 거리에 나와 무슨 말을 하는지, 짜증내지 말고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노동으로 시작해서 노동으로 끝나는 게 사회다. 거리에 나온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올바르게 가지 못한다. 같이 함께 하자.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김경봉 콜트콜텍 해고노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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