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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광장 토론] 박근혜 퇴진, 그 후 우리는?

여의도 국회가 못 따라가는 '진짜 정치'
[가상 시나리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직접민주주의는 진화 중

16.12.22 10:01 | 송경동 기자쪽지보내기

이 기사는 <광화문 퇴진 캠핑촌>의 '광장신문발행위원'에서 발행한 3호 신문 글입니다. 시민들의 꿈과 열망을 담아 '가상'으로 구성한 것입니다. 광장신문발행위의 동의를 얻어 <오마이뉴스>에 이 글을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첫 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016년 11월 혁명'은 계속 진행 중이다. '광장'으로 표현되는 '주권자들에 의한, 주권자들을 위한, 인민의 직접 민주주의 정치'가 일주일 단위로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미 청와대 정치는 광장의 민심에 의해 '직무정지'와 '탄핵' 당한 지 오래였다. 광장은 그간 위임해뒀던 모든 권력을 회수하고 모든 법 위의 '최상위법'으로 작동해 왔다. '초헌법기관'인 광장의 명령에 따라 매주 검찰 공소장 내용과 법원의 판결이 달라졌다. 보수 언론들까지 광장의 목소리를 주요하게 실어야 했다.

'뒷북' 여의도 정치

가장 늦은 건 여의도 정치였다. 지난 12월 9일 여의도 정치는 서둘러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이미 죽은 시체 위에 염 하나 보태는 꼴이었다. 수백만의 항쟁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정치권은 초기부터 갈지 자 행보였다. 당시 국회 앞 풍경도 상징적이었다. 이날 국회는 청와대 관저 100m 앞까지도 아무런 제지 없이 진출했던 시위대가 국회 마당에 평화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완강하게 막았다. 300명밖에 안 되는 '특권 귀족정'이 박근혜를 대신해 '광장'과 맞선 첫 번째 사례였다.

현재도 여의도 정치는 조기 대선에서 정권을 잡는 일에만 골몰할 뿐, '박근혜-최순실-재벌 게이트'의 실질적인 몸통 구조를 청산하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박근혜 즉각 퇴진과 구속에 이어 줄기차게 광장이 요구해 온 것은 새로운 '사회변혁 공약'과 그 이행이었다.

광장이 우선적으로 요구해 온 정리해고·비정규직법 등 '흙수저'법 폐기, 의료·보건·교육 등 공공부문 민영화 정책 폐기, 국정교과서 폐지, 전교조 법외노조화 철회, 위안부 합의 철회, 사드 배치 철회, 한일군사협정 폐기, 제주 강정 군사기지화 중단, 핵발전소 폐기 등 생태사회 구성을 위한 정책 제시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등 정치공작에 대한 전면 수사와 민주노총 위원장 한상균을 비롯한 모든 양심수의 석방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장'은 이렇게 이미 죽은 박근혜만을 제물로 삼고, 얼굴 바꾸기 가면극으로 민심을 거스르고 있는 여의도 정치에 대해서도 분노하며 11월 혁명을 연착륙, 체제내화, 보수화시키려는 여의도 정치에 맞서 2차 시민혁명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탄핵 가결 이후 '이만하면 됐다'고, 기존 제도 정치권에 줄이나 대려는 일부 상층 시민사회 활동가들에 대한 위탁과 기대도 접은 상태다.

[가상 시나리오] 진화하는 광장'들'...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둔 9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 모인 시민들이 '박근혜(가명 길라임) 감옥'을 만들어 놓고 탄핵안 가결을 요구는 집회를 열고 있다. ⓒ 권우성

진전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꺼지지 않는 광장의 들불이 박근혜의 대표 공범이었던 황교안 직무대행과 '내각 총사퇴'를 이루고 과도내각을 만들어 낸 일, 재벌총수 집단 구속, 그리고 탄핵 반대표의 다수를 이루며 '의회 쿠데타'에 나섰던 새누리당의 해체.

혁명의 초기에 '중고생이 앞장서서 혁명정부 수립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현했던 (가칭)중고생혁명정부수립위원회는 '더민주당이 더 밉다, 우리에겐 새로운 꼰대와 권력자들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1% 독점재벌 금수저 사회 폐지' '이윤보다 인간을' '모든 폭력과 차별에 반대'하는 분명한 입장을 가진 기성세대들과만 연대하겠다고 한다. '자기 집 없는 사람들의 혁명위원회'는 '모든 부동산 가계부채 탕감과 부동산 투기 금지', '두 채 이상 집 소유 금지, 1세대당 100평 이상 땅 소유 금지' 등의 의제에 찬성하는 정치세력과만 연대하겠다고 한다.

백남기 농민 정신계승 '녹두장군투쟁단'은 '다국적 식량자본에 맞선 식량주권 실현' '모든 농가부채 탕감과 토지 혁명' 등을 외치며 다시 서울 진격을 예고한다. 농민들은 전국 모든 농민지역에 동학농민혁명 당시 코뮌의 일종이었던 '집강소'를 설치해 직접 민주주의 정치의 교두보를 만들어간다.

도시 지역에서도 구별·동별로 '마을평의회'들이 만들어져 문화와 토론과 투쟁이라는 혁명의 삼중주를 연주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조직된 사업장과 미조직 사업장에서도 관성화된 구조를 넘어 밑으로부터 실천을 도모하는 '노동자평의회'가 들어서서 공장 울타리를 넘어선다.

'국정원도해체당'은 헌법 위의 초법이었던 공작정치의 원흉, '국가보안법 폐지, 한반도 평화헌법 기초'에 동의하는 세력과 연대한다. '평등한 세상 소수자위원회'는 '모든 가부장적 법제도 폐지',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청소년, 이주민 등 소수자 차별적 법제도 폐지', '평등한 광장'의 실현을 위해 나선다.

'상상력에 권력'을 표방하는 행동주의 그룹 모임은 '권태는 반혁명이다', '사장은 우리를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사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예술은 죽었다. 그 시체를 소비하지 말라'는 68혁명 당시의 낙서들을 인용하며, 온갖 잘못된 전통과 금기, 규제로부터의 자기 해방을 천명하며, 모든 권력의 사유화와 제도화에 반대한다.

수사권·기소권을 갖춘 세월호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시민모임인 '평형수들'은 모든 주체의 평형과 평등을 요구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100대 사회평형 과제를 제출한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투표당'은 현재 여의도 정치가 정략적인 계산 아래 대선 전후로 계획하는 '개헌'에 반대하며, 대선 전 새로운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국민투표를 요구한다. '우리가 다수당'으로 모인 도시 빈민, 장애인, 영세상인모임, 도시세입자모임, 성적 소수자 그룹들 등에서 제기하는 의제들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일으킨다. 그 외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등 수많은 크고 작은 광장'들'이 여의도 정치를 넘는 새로운 정치세력과 구조, 그리고 의제 형성에 나선다.

모든 이들의 참여 속에 '96% 위원회'가 진화한다. '96% 위원회'는 그 모든 주권자들, 주체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의 합중주 무대가 된다. '96% 위원회'는 곧 모든 광장의 주체들이 최소 합의를 이룬 새로운 사회의 가치와 윤리에 대한 보고서를 낸다. 이 새로운 광장의 윤리헌장, 새로운 시대선언에 동의하지 못하는 어떤 정치세력도 11월 혁명의 결과와 열매를 대변할 수 없고, 가질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송경동님은 시인으로 2016년 12월 현재 광화문 캠핑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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