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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광장 토론] 박근혜 퇴진, 그 후 우리는?

탄핵가결, 죽 쑤어 개 주는 일 없어야
[박근혜 퇴진, 그 후 우리는?⑬] 광화문 촛불광장, 작은 시·군 광장으로 연결돼야

16.12.12 19:23 | 문재훈 기자쪽지보내기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 후, 우리는 어떤 공동체를 만들까요? 광화문 광장의 '퇴진 캠핑촌'은 촛불 시민과 시민단체들의 대안 토론 광장을 엽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와 <광화문 퇴진 캠핑촌 광장토론위원회>가 공동기획했습니다. [편집자말]
▲ 정세균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명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 이날 본회의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찬성 234인 반대 56인으로 가결 됐다. 국회는 의결서 등본을 헌법재판소 심판민원과에 송달하고, 권 위원장은 정본을 헌재에 접수한다. 이때부터 헌재는 최대 180일 동안 탄핵 결정을 위한 심리에 착수한다. ⓒ 사진공동취재단

'수구 반동의 아성, 헌법 재판소'

국회 탄핵소추안 결정 후 넘어야 할 벽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기다리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발언이 나온 배경이다. 헌재가 탄핵을 부결하지 않아도 사퇴를 하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탄핵은 정지된다. 그렇다면, 국회의 탄핵소추안 결정은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탄핵소추안으론 부정한 권력의 연장을 막을 수 없다는 거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한국 정치제도가 얼마나 독선적인 것인지. 얼마나 동요하고 무력한 제도인지를 보여준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오직 우리 민중의 직접적 참여 통로가 활짝 열려야 가능하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촛불을 든 민중들의 힘은 민주 혁명의 광장을 만들었다. 이 힘은 어디서 왔는가? 광장이 세상을 바꾸는 지금 우리는 그 원동력을 제대로 봐야 한다. 복잡하지 않다. 원동력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리고 그 뿌리는 불의에 저항하고 모순을 폭로하고 투쟁을 감수한 역사의 결과이다. 4.16 세월호 참사, 304명의 죽음에 대한 전 국민적 분노, 평화로 위장한 경찰 벽에 도전하다 참살당한 백남기 농민 열사의 죽음, 민주노총과 공공노조를 축으로 한 과감한 총파업의 힘이 합쳐져 지배 권력의 내분을 만들었고, 지배계급의 음모에 찬 내분은 치명적이고 치욕스런 지배자들의 본질을 폭로했다. 이에 분노한 전체 민중의 결집,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결집이 광장을 만들었다. 다시 확인하는 역사의 진실,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들의 단결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탄핵 이후 필요한 것은 박근혜의 즉각 퇴진과 부역자들의 청소 투쟁이다. 지배자들, 돈과 권력을 쥔 자들은 자기들의 바지 사장이 천사의 얼굴을 한 악마, 고귀한 멍청이길 원한다. 

히틀러와 괴벨스, 박근혜와 김기춘은 데칼코마니다. 여기에 빌붙은 유산 잔당의 정치적 판검사, 국정원, 지식인, 언론인이 있다. '박근혜 요물정권'의 기괴함과 무능으로 가장 이익을 본 자들은 재벌과 그리고 역사적 면죄를 받은 일본, 사드 등 무기를 마구 파는 미국이다. 박근혜는 바지 사장에 불과하다. 탄핵된다고 한들 '헬조선'을 벗어날 수 없다.

한국 현대사의 치욕스런 첫 번째 비극은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했다는 거다. 그 교훈을 살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을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 나아가 박근혜와 박근혜 정치를 만든 부역의 법 제도를 다 뜯어 고쳐야 한다. 구호를 만들면 이렇다.

'박근혜와 그 부역 세력을 해체해야 한다. 새누리당을 해체하자. 국정원을 해체하자. 수구언론을 해체하자. 독점재벌을 해체하자. 정치경찰과 검찰을 해체하자. 분단 증오의 상징 국가보안법을 해체하자.'

낡은 것을 부수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길이다. 이제 정말 새로운 세상을 그려야 한다. 이를 위해 이제 우리의 낡음, 우리 안의 소심한 안주도 깨야한다.

해방과 전쟁 이후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새로운 민중의 전형은 전태일 열사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했지만, 스물한 살에 불과했지만 전태일 열사는 자신의 일기에 꿈꾸는 사회를 이렇게 썼다.

'인간의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고, 천지만물 살아 움직이는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는 사회'
'어떠한 인간적인 문제이든 외면하지 않는 인간으로 서로간의 기쁨과 사랑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어서, 내일이 존재한다는 것을 즐거워할 수 있는 사회'

서로를 적으로 등 돌리는 경쟁사회에서 경쟁을 내몰고, 모든 소중함을 단지 돈으로 계산하는 세상을 사람 중심의 세상으로 바꾸자고 했다. 지금 촛불 광장은 바로 참세상을 위해 투쟁하다가 자신을 헌신한 전태일의 꿈이 이뤄지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 

촛불 광장은 새로운 역사적 물길의 시원(始原)이다. 하지만 없던 길을 내기 위해 우리는 다시 역사를 되돌아 봐야한다. 지배자들은 성찰을 모른다. 피지배자 민중들을 개-돼지로 보기 때문이다.

민중들은 일상에서 역사의 교훈을 쉽게 잊는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 촛불을 들고 일상을 넘어 역사와 사회 속에 불의에 항거하고 정의를 세우는 지금 이 시간 속의 우리가 소중하다.

4.19 혁명 후 민주당 장면 정부의 우유부단한 우경화는 5.16 쿠데타가 되었다. 80년 봄 우리들의 투쟁은 민중의 힘의 부재로 광주의 희생만 남고 전두환 정권을 남겼다. 87년 6월 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은 위대했지만 독단에 빠진 권력욕과 분열은 노태우 정권을 남겼다.

미 장갑차에 희생당한 중학생들을 위한 촛불은 다행히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만들었지만 사람 중심의 미래에 대한 진정한 꿈은 추진되지 못했고, 투기자본과 재벌 등에 포위되어 불의한 공권력에게 폭력의 면허증만 보장하며, 이명박근혜 정권을 만들었다. 죽 쒀 개주었다는 것이 또 하나의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다.

죽 쑤어 개주지 않기 위해 대의정치·대리정치의 함정을 피해야 한다. 기존 야당과 정치인에 대한 단순 정권교체라는 얄팍함도 벗어야 한다. 전혀 다른 포부로 다음 세상을 꿈꿔야 한다.

서울 광화문의 촛불 광장은 작은 시·군 지역의 광장으로 연결돼야 한다. 불통과 무능의 기성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만들기 위해 2백만 촛불에 담긴 민중들의 염원은 각 지역과 현장에서 새로운 정치적 광장을 열고 그 광장이 민주공화국의 실체이자 권력임을 선언해야 한다.

지배자들의 악취 나는 밀실이, 보수 여야당의 이득을 나눠 갖는 타협이 아니라 촛불이 만든 광장이 시민정치 혁명의 중심이 돼야 한다. 서양속담에 '빵만을 원하면 빵조차 얻지 못한다. 빵 이상을 원해야 빵이라도 얻는다'고 했다. 우리가 단호하고 분명할수록 우리의 요구가 더 혁명적일수록 다음에 올 대한민국의 정치는 그 질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이미 독단과 부정부패의 정치를 심판하고 있다. 동요하는 무능한 야당도 밀고 왔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이후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다. 그 미래에는 돈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세상, 재벌이 아니라 민중이 행복한 세상, 노동자 민중이 정치의 주인인 세상이 될 것이다. 그 세상을 위해 오늘 우리는 촛불을 놓지 말자. 비겁 무능한 현실정치의 시간표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어느 광고판에서 본 문구가 떠오른다. '무엇을 걱정하는가? 기도할 수 있는데' 나는 오늘 이렇게 결론을 말한다. '무엇을 걱정 하는가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우리가 촛불을 놓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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