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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광장 토론] 박근혜 퇴진, 그 후 우리는?

이재용 부회장님, '두 아이 아버지'로 할 수 있는 말입니까
[박근혜 퇴진, 그 후 우리는⑫] 국정농단 문제, 정경유착과 함께 풀어야

16.12.12 19:15 | 권영은 기자쪽지보내기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 후, 우리는 어떤 공동체를 만들까요? 광화문 광장의 '퇴진 캠핑촌'은 촛불 시민과 시민단체들의 대안 토론 광장을 엽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와 <광화문 퇴진 캠핑촌 광장토론위원회>가 공동기획했습니다. [편집자말]
▲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찬성 234표, 반대 56표로 가결되자, 국회앞에 모여 있던 시민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 권우성

"대통령 즉각 탄핵! 구속! 내각 총사퇴! 새누리당 해체! 재벌 총수 구속! 이재용 구속! 박근혜 정책 폐기!"

지난 9일 촛불의 힘으로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10일도 수많은 국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이렇게 외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에 물러나는 것으로는 언론, 정치, 검찰, 재벌 등 사회 곳곳의 문제들이 쉽사리 고쳐지지 않기 때문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 몇 명에 내 권리와 운명을 내맡길 것이 아니라,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자각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변화의 시작점에 섰습니다. 

국정농단 사태는 정경유착과 한 뿌리입니다. 재벌총수가 지배하고 있는 재벌 대기업 체제는 정치권력과 대자본의 사적 결탁을 낳고 민주주의를 파괴해왔습니다. 국민이 소비자였을 땐 한 없이 살갑게 굴던 기업은 노동자의 이름으로 불릴 땐 함부로 대한다는 것을 여러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재벌 기업 건물 앞에는 언제부턴가 농성장이 들어서고 죽음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친 결과입니다. 재벌은 노동자의 아우성에 색깔을 입히기도 합니다. 반대로 노동권과 인권은 발가벗깁니다. 세계인권선언의 날(10일), 재벌에 짓밟힌 소중한 인권을 생각해봅니다.

반올림은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433일째(12월 12일 기준) 노숙농성 중입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도 노동자들이 비닐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삼성과 현대자동차 앞은 향내가 진동합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가냘픈 외침. 다른 누구도 아닌, 이제 우리가 지금 여기서 듣고,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에겐 그만큼의 힘이 있고, 바꿔야 할 이유가 있고, 또 그러할 마음과 뜻이 있다고 믿습니다.

노동자 짓밟은 재벌의 피해자 코스프레

▲ 지난 1월 13일 오전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앞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 농성장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를 모델로 한 '반도체 소녀상'이 놓여 있는 가운데, 삼성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가 휠체어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 권우성

저는 반올림 활동가입니다. 지금부터 삼성과 재벌 대기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최순실에 준 500억 원, 고 황유미씨에게 준 500만 원.'

들어보셨나요? 삼성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삼성은 황유미씨 아버지에게 500만 원을 내밀었습니다. 반면, 삼성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정유라에게는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말을 지원하고 비선실세 최순실에게도 수백억을 건넸습니다.

"그런 결정을 한 적이 없다."
"경위조차 모른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조사에 참석해 한 말입니다. 수백억 원의 돈을 전달하고도 이런 식입니다. 이건 무능한 게 아니라 잔인한 짓입니다.

"청와대가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렵다."

국정조사에 참석한 재벌총수들의 말입니다. '피해자 코스프레'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두 아이의 아버지'로 '황유미씨를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입니까.

이게 다가 아닙니다. 2015년 7월 23일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위한 조정위에서 삼성이 1000억 원을 기부해 직업병 피해자에게 보상과 재발방지대책안을 마련하라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곧 급반전됩니다.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7월 24일 혹은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이틀에 걸쳐 재벌 총수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짐)에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합니다. 이후 독일의 최순실에게는 돈이 건네지고, 이재용의 경영 승계 작업은 진행되었고 등기이사로 선임되기까지 합니다.

승계 문제에 걸림돌이 될 법한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올림과 대화에 나섰다가 정부의 지원 하에 안정적으로 경영 승계 작업이 이루어질 것을 확인한 뒤 조정위 권고안을 거부한 것이 아닐까요. 직업병 피해자들과의 대화도 멈추었습니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자신들의 승계와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하다가 더 이상 쓸모가 없자 무참히 버린 것입니다.

검찰의 공소사실 및 언론보도 등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들을 독대한 후 노동개악 5법, 경제활성화법안, 경제활성화법안이 통과됐다는 것입니다. 재벌은 배불리고 국민과 노동자는 굶주리게 만든 법안. 이게 최선이었을까요?

'모른다' 들으려고 청문회에 부른 것이 아니다

▲ '최순실 게이트' 관련 재벌총수 청문회가 열린 6일 오전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가면을 들고 재벌총수 구속과 전경련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이번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문제, 간접고용 노동자인 삼성전자 서비스 문제, 삼성휴대폰 부품 생산하다 메탄올로 실명한 노동자들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재벌들이 뇌물 바치고 각종 이권을 챙길 때, 고스란히 피해와 손실을 감당한 이들입니다.

국민들이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듣고 싶던 것은 '모른다', '대가성이 없었다'는 변명과 거짓말이 아닙니다. 재벌총수들은 정경유착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죗값을 치르겠다는 답을 했어야 합니다.

삼성그룹이 과거 행한 구조적 불법을 답습하는 이재용 체제. 계속되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노조탄압과 노동자 기본권 유린.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국민연금 동원은 지배경영권 세습을 위해 시민들의 노후 안정을 희생시키는 정경유착. 이 모든 것은 박근혜 퇴진과 함께 청산해야 할 적폐들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공범인 재벌총수의 처벌과 구속을 실현하기 위해, 삼성직업병 피해자와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닦기 위해 우린 계속 촛불을 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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