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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인범이 아닙니다

검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진범 체포
군산지청 "용인 거주중인 김OO 체포, 군산지청으로 압송 중"

16.11.17 14:19 | 글:박상규쪽지보내기|사진:이희훈쪽지보내기|편집:김지현쪽지보내기

▲ 지난 2000년 8월 10일 새벽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한 위치에서 촬영한 한 택시의 모습. ⓒ 이희훈

[2신 : 17일 오후 4시 34분]
검찰, 진범 김OO씨 체포... "구속수사 불가피한 상황"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 김OO씨를 체포했다.

김형길 군산지청장은 17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경기도 용인에 거주중인 진범 추정인물 김OO을 체포해 군산지청으로 압송 중"이라면서 "구속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광주고등법원은 이날 오전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10년을 복역한 최성필(가명)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2003년 군산경찰서에 한 차례 체포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모든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사건 당일 그를 숨겨줬던 친구도 자백했다.

하지만 당시 군산지청 정OO 검사가 구속 수사 지휘를 하지 않자 김씨는 곧 자백을 번복하고 범행을 부인했다. 김씨는 별다른 증상 없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경찰 수사를 피하기도 했다.

익산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모든 진실이 16년 만에 드러날지 관심이 모인다.

[1신 : 17일 오후 2시 19분]
15세 소년, 16년만에 무죄... "검찰은 진범 체포하라"

▲ 17일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무죄 선고 이후 광주고등법원을 걸어나오는 박준영 변호사(왼쪽), '가짜 살인범' 최성필(가명, 가운데), 황상만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 ⓒ 이희훈

먼길을 돌고 돌아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익산경찰서가 위법한 수사로 제작한 '가짜 살인범'은 16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지난해에 폐지됐다. 검찰은 과거 자신들이 풀어준 진범에 대한 수사를 다시 시작할까?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노경필 부장판사)는 17일,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피고인 최성필(가명)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최씨는 살인 누명을 벗었으나 재판부는 "유감"의 뜻만 전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검찰이 확보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가 충분하지 않다"라며 "10여 년 전 이뤄진 재판에서도 (재판부는)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했을 것이나 결과적으로 재심 청구인이 한 자백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하고 좀 더 세심한 배려와 충분한 숙고가 필요했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위법한 수사를 진행한 경찰과 잘못된 기소를 추진한 검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진범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뒤바뀐 살인범으로 큰 충격을 받은 사건 피해자 유가족에게도 사과나 위로의 말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심 공판 때 증인으로 출석한 과거 익산경찰서 소속 경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박준영 변호사 "무죄선고 이유 설명 없었다... 자신들 잘못은 변명으로 일관"

▲ 17일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가운데, 무죄선고를 이끌어낸 박준영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그는 "무죄를 선고하게 된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라며 "재판부의 비겁한 태도로 인해 무죄를 받고도 크게 즐거워 할 기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이희훈

최성필씨를 도와 이 사건의 재심을 추진하고 무죄를 이끌어낸 박준영 변호사는 "무죄를 선고하게 된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라며 "재판부의 비겁한 태도로 인해 무죄를 받고도 크게 즐거워 할 기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경찰의 위법 수사와 법원의 오판 때문에 15살 아이가 10년을 교도소에서 살다가 나왔는데, 어떻게 배려의 말을 한마디도 안 할 수 있느냐"라고 재판부를 비판했다.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2000년 8월 10일 2시께 발생했다. 당시 택시기사 유OO씨는 자신이 모는 택시 안에서 강도가 휘두른 흉기에 12번 찔려 사망했다. 사건 발생 사흘 뒤 익산경찰서는 15살 최성필을 범인으로 체포했다.

익산경찰서 형사들은 최군을 체포했을 때 경찰서가 아닌 여관방으로 데려가 강압과 폭행으로 허위자백을 이끌어내는 등 위법한 수사를 했다. 경찰이 확보한 범행도구, 최군의 옷 등에서는 사망한 택시기사의 혈흔이 검출되지 않았다. 자백 이외에 최군의 유죄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최군은 1심 재판 때 "경찰의 폭행으로 허위자백을 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1심에서 최군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는 당시 소년범에게 선고할 수 있는 법정최고형이었다. 최군은 2심에서 허위로 범행을 인정했다. 법원은 5년을 감형해 최군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003년 6월, 군산경찰서 황상만 형사반장이 진범 김OO을 체포했다. 김씨는 모든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사건 당시 김씨를 숨겨줬던 친구도 자백했다. 둘의 진술은 사건 당시 상황과 일치했다. 범행 도구였던 피 묻은 칼을 봤다는 진술도 여러 명에게 확보했다.

그럼에도 당시 군산지청 정OO 검사는 경찰이 요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았다. 김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 얼마 뒤 김씨는 자백을 번복하고 범행을 부인했다. 끝내 진범 김씨는 구속되지 않았다. 가짜 살인범 최성필씨가 계속 교도소에서 생활했다. 진범을 체포했던 황상만 형사반장은 좌천돼 지구대에서 정년퇴직했다.

진범 잡았던 황상만 "재수사 시작해 진범 잡아야"

▲ 17일 광주고등법원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 법정에 들어서는 '가짜 살인범' 최성필(가명, 가운데)씨. 오른쪽으로 박준영 변호사가 앉아 있다. ⓒ 이희훈

대법원은 "최군의 무죄를 입증할 새롭고 명백한 증거가 나타났다"며 작년 12월 이 사건의 재심을 확정했다. 이 말은 '택시기사를 살해한 범인은 최성필이 아닌 김OO이다'라는 취지다.

최씨가 16년 만에 무죄를 받은 직후 황상만 전 형사반장은 "2003년 진범을 수사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검찰-법원에서 마무리한 사건을 다시 손 대는 내게 '바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며 "법원의 재심 무죄 판결로 내 수사가 옳았다는 게 입증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황 전 반장은 "진범을 풀어주고 15살 소년에게 누명을 씌운 공권력은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검찰은 하루 빨리 재수사를 시작해 진범 김OO을 체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성필씨는 무죄 선고 직후 "그동안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이제는 누명을 벗고 떳떳하게 살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공은 다시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과연 자신들이 풀어준 살인범을 다시 잡아들일까?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17일 오후 현재, 이 사건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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