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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위에 대통령 '최순실 국정농단'

"하라는 공부 안 하고 시국선언에 참가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태어나 두 번째 촛불을 들었습니다

16.11.11 14:21 | 이다희 기자쪽지보내기

▲ 지난 10일 천안시 신부문화공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가서 우비를 입고 "이게 나라냐"라 적힌 팻말을 들었습니다. ⓒ 정대희

저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지난 10일, 태어나 두 번째 촛불을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부모님 손을 잡고 나갔습니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집회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10일), 두 번째 촛불 집회에 갔습니다.

친구들을 따라간 게 아닙니다. 혼자서 갔습니다. 순전히 제 의지로 결정한 일입니다. 왜냐고요? 학생이지만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학생도 알 거는 다 압니다.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지켜보며, 이건 나라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통령 연설문을 고쳤네, 국정에 개입했네, 특혜 입학을 했네, 기업 목을 비틀어 강제모금을 했네... 글로 다 적을 수 없는 국정농단 사건이 매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배웠습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잠시 권한을 이임 받아 행사한다고. 그런데 최순실은 누구인가요? 국민에게 권한을 이임 받은 사람도, 공무원도 아닙니다. 누가 그에게 '비선실세' 노릇을 하라고 했습니까?

모르긴 해도 우리 반 반장 친구가 반장 노릇을 한다면, 아마 다른 친구들이 난리가 날 것입니다. 하물며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친구가 대통령인 양 국정을 쥐락펴락했는데, 국민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래서입니다. 이번만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촛불집회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서울 광화문만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수많은 촛불이 모이고 있습니다.

버스를 탔습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천안시 신부문화공원으로 향하는 차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신부문화공원에서 내렸습니다. 어느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우비를 건넸습니다. 같은 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촛불과 우비를 받아 챙겼습니다. 공원 한복판에선 이미 누군가 마이크를 잡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습니다.

저만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저기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촛불을 나눠주던 친구에게 물으니 준비한 촛불 100개가 벌써 동이 났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촛불을 들었습니다. 때마침 들려오는 목소리. 크게 공감했습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시국선언에 참여했습니다. 대통령도 하라는 국정은 안 하고 있는데, 뭐가 잘못된 것입니까?"

친구들이 달라졌습니다. 손석희 아나운서도 모르던 아이들이 '최순실'은 압니다.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학교가 아니라 촛불집회 현장에서입니다. 어른들에게 말합니다. 학생이 왜 시국선언에 참여한다고 타박하지 말고 학생이 공부만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세요. 촛불집회서 마이크를 잡는 게 쑥스러워하지 못한 말입니다.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고 희망하며, 이렇게라도 용기를 내 펜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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