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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근, 낙동에 살어리랏다

강 파괴하는 댐 만들고 잔치판? 살풀이라도 해야
25일 열린 영주댐 준공식... 내성천 망치는 영주댐 만든 게 자랑인가요?

16.10.31 14:45 | 글:정수근쪽지보내기|편집:김예지쪽지보내기

▲ 10월 25일 영주댐 준공식이 열렸다. 공로자표창 등 준공 잔치판이 열렸다. ⓒ 정수근

지난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영주댐 준공식을 열었다. 영주댐을 다 지었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행사는 주민 초청, 공연, 준공축사, 유공자표창, 준공기념비 제막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한마디로 '준공 잔치판'을 벌인 것이다.

그런데 영주댐을 다 지은 것이 정말 잔치를 벌일 만한 일인지 되묻고 싶다. 마지막 4대강 사업인 영주댐 준공은 그 시작부터 수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인근 지역주민들부터 환경단체 활동가와 회원들까지. 숱하게 반대했다. 그런데도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를 무시하고 댐 사업을 밀어붙였고, 국내 아니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모래의 강 내성천의 원형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영주댐 과연 꼭 필요한 댐인가

▲ 25일 영주댐 준공식이 열렸다. 그러나 시험담수 중인 내성천 강물은 지난 여름 녹조로 몸살을 앓았다. .이런 물로 낙동강 수질개선을 하겠다는 것인가? 소가 웃을 일이다. ⓒ 정수근

영주댐이 꼭 필요한 댐이라면 이 사업에 동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가 내세우는 목적을 보더라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영주댐에 대해 '백해무익한 댐이다,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영주댐은 용도조차 불분명하다. 세계 최초로 하류(낙동강)의 수질 개선이라는 희귀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한 댐이다. 수공에 의하면 영주댐의 주목적(90% 이상)이 하류 낙동강의 수질 개선이고 나머지 10%의 목적이 홍수예방과 경부 북부지역의 용수 공급이다.

우선 영주댐의 주목적부터 살펴보자. 영주댐의 주목적은 낙동강의 수질 개선이다. 그러나 그동안 영주댐이 없어서 낙동강의 수질 개선이 안 된 것인가? 영주댐 없이도 맑은 물과 모래의 절반을 낙동강으로 내어준 것이 내성천이다.

그런데 영주댐이 지어지면서, 특히 모래가 통제되면서 낙동강의 수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요소 하나가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맑은 물까지 통제된다면 낙동강 수질 개선은 더욱 요원할 수밖에 없다.

4대강 사업은 도대체 왜 벌인 것인가?

▲ 25일 영주댐 준공식이 열린 날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영주댐 철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정수근

그동안 정부는 4대강 사업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말했나. 4대강의 수질 개선이 주목적이었다. 4대강 사업으로 거대한 보를 만들어 물그릇을 키워놓으면 4대강의 수질이 저절로 개선될 것이라고(총인처리시설을 통해 오염원인 인과 질소 또한 많이 줄였다) 주장한 것이 지난 이명박 정부가 아니었던가?

즉 4대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면서 22조 원이나 되는 국민 혈세를 투입해 4대강 사업을 벌여놓고, 4대강의 하나인 낙동강의 수질 개선을 특별히 내세워 영주댐 공사를 또다시 벌일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환경단체의 주장처럼 "토건세력의 특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 아닌가.

그리고 낙동강의 수질악화 문제는 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낙동강이 보로 막혀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인 것이다. 고여서 썩은 물에 물을 더 들이붓는다고 해서 수질이 맑아지지 않는 것처럼 보로 막혀 녹조라떼로 변한 낙동강에 영주댐에서 물을 흘려보내 녹조를 막고자 하는 짓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인 것이다.

그럼 나머지 10%의 목적도 살펴보자. 영주 지역의 홍수 예방과 경북 북부지역의 안정적 용수 공급이 영주댐 건설의 목적 중 일부다. 그런데 그 쥐꼬리만 한 목적도 합리적 명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수용해줄 수 있다. 그러나 내성천변에 홍수 피해를 크게 입었던 적이 거의 없고, 이곳은 물이 부족하지 않다. 내성천엔 파이프만 박으면 어디서든 맑은 물이 펑펑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영주는 내성천과 서천이 흘러가고 특히 상주는 거대한 물그릇이 된 낙동강이 있는데 무슨 물 부족이란 말인가? 이유를 대더라도 그럴듯한 이유를 대야지 이해라도 할 수 있다.

용도 없는 댐 영주댐으로 괴멸되어가는 내성천

▲ 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를 50% 공급해주는 내성천. 회룡포의 모습이다 ⓒ 정수근

한마디로 영주댐은 없어도 그만인 그런 용도 없는 댐인 것이다. 이런 용도 없는 댐을 짓기 위해 1조 1천억 원이란 예산을 탕진했고, 영주댐 공사로 내성천 생태계는 급속히 괴멸되어 가고 있다.

한국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종 흰수마자는 적어도 내성천 중상류에서는 이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하류에서도 그 수는 최근 계속해서 급감하고 있다. 고운 모래가 있어야 살아가는 흰수마자가 고운 모래가 계속해서 줄고 있는 내성천에서 생존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문제를 인지한 수공은 인공증식한 흰수마자의 치어 방류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2년 동안 5000마리의 치어를 방류했고, 올해는 무려 6000마리의 치어를 방류했다.

그러나 서식처가 급감한 내성천에서 이들 치어를 아무리 풀어놓은들 그들이 온전히 생존하긴 어렵다. 치어 방류라는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고운 모래가 끊임없이 흘러들어올 수 있도록 영주댐을 허무는 것이 흰수마자 부활을 위한 진정한 방법일 것이다.

▲ 한반도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1급 흰수마자. 현재 내성천 중상류에서는 더이상 보이지 않고, 하류에도 그 개체수가 극감하고 있다 ⓒ 정수근

비단 흰수마자뿐만이 아니다. 모래톱의 아름다움이 백미인 국가명승 제16호 회룡포와 국가명승 제19호인 선몽대는 영주댐 공사 기간 동안 그 아름다움을 잃었다. 모래톱이 줄고, 풀과 나무 등으로 뒤덮이면서 그 진면목이 하루하루 퇴색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일천 년 전 고려시대 국보급 불교유물들이 쏟아져나온 금강사 절터와 일천 년 역사를 가진 금강마을은 영주댐 시험 담수와 함께 그대로 수몰된 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준공식 잔치판이 아니라 사죄의 굿판이라도 벌여야

▲ 선몽대 2009년 9월과 2015년 9월의 모습. 명사십리 선몽대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 박용훈, 정수근

자, 이쯤 되면 잔치판은 고사하고 사죄의 살풀이 굿이라도 해도 부족할 지경이 아닌가. 우리 하천의 원형이자 1천년 역사의 백성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내성천을 수장시켜놓고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뭘 잘했다고 준공식이란 이름의 잔치판을 벌인단 말인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행위다.

이 나라가 선진국이라면 흰수마자 때문만이라도 영주댐 공사는 결코 용인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멸종위기종 흰수마자가 사라져도, 국가명승지가 그 가치를 잃어도, 국보급 유물터와 일천 년 역사의 마을이 수장되어도 아무렇지 않게 공사가 강행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그뿐만 아니다. 영주댐은 연약지반에 지어져 끊임없는 부실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댐에서 물이 샌다느니, 지반에 금이 갔다느니 하는 소문이 돌고 최근에는 댐 하류 누수 의혹에 시달렸다. 영주댐 상류의 모래차단댐인 유사조절지는 또 어떤가. 강한 수압을 고려 못 한 부실 설계로 지난 장마기에 강한 진동이 발생해 붕괴 위기마저 겪었다.

이렇듯 영주댐과 내성천을 둘러싼 여러 가지 걱정과 우려가 아직 여전히 존재한다. 또 영주댐으로 인한 모래와 식물상의 변화에 따른 원인 고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 중요민속문화재 제262호 괴헌고택은 아직 주인장의 반대로 이주조차 못 하고 있고, 문화재 이주단지는 그 준공이 아직 요원해 보인다. 설상가상 이주단지 주민들은 협소하고 꾸불꾸불한 도로로 인해 민원을 제기하면서 면사무소로 가는 신설 교량을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영주댐 대신에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 영주다목적댐 철거 ⓒ 정수근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무책임하게도 영주댐의 준공식 잔치판을 벌였다. 이제 댐을 준공했으니 아무 소리 말라는 것인가? 이제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그러나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영주댐은 잘못 계획된 댐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 지구별의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후대에 전해져야 한다. 지금 댐으로 수몰되는 이산면과 평은면은 국가가 수용해서 국립공원으로 만들어보자. 주민들도 모두 떠났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간섭이 배제된, 살아있는 강의 흐름을 복원해 세계적인 생태체험지로 만들어보자.

그것은 댐의 가치보다는 백배 천배 더 큰 가치를 선사할 것이다. 그래서 국토부와 수공에 이 지면을 통해 공식 제안한다. 더 늦기 전에 내성천 문제에 대한 논의의 테이블을 만들어 달라.

덧붙이는 글 | 정수근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지난 7년간 내성천 현장을 다녔고, 지금도 계속해서 모니터링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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