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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종편의 맨얼굴

'문재인 종북몰이', 종편은 이렇게 도와줬다
'말꼬리 잡기'에 맛 들인 새누리당, 맞장구치며 양념치는 종편

16.10.22 18:19 | 글:민주언론시민연합쪽지보내기|편집:박정훈쪽지보내기

▲ ‘결재’ 자막 등장하는 TV조선 <이봉규 정치옥타곤>(10/15) 방송 화면 갈무리

글을 시작하면서, 한 가지 알려드린다.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은 언론을 뒤덮은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로 칭하기로 했다. 사안에 대한 정확한 표현을 해주는 것이 언론의 왜곡된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는 최우선적 방안이기 때문이다.

우병우 수석, 최순실씨, 미르·K스포츠재단 등 '덮기'에 급급했던 새누리당이 느닷없이 '진상규명'에 나섰다. 이유가 뭘까? 간단하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쓴 <빙하는 움직인다>라는 회고록의 한 구절, "문재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에 대한 진위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다.

새누리당은 "북한 정권으로부터 결재받은 것은 국기를 흔드는 충격적인 사태", "문 전 대표는 단순한 종북세력이 아니라 북한의 종복" 등의 원색적 발언을 내놓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역사를 바로 잡는 심정으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보수단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고소했고, 이 고발 건은 접수 하루만인 18일에 공안부에 배당됐다. 어딘가 낯익은 풍경이다.

▲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방송 비율(10/14~10/17) ⓒ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언련은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총 6개 방송사의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관련 방송을 조사했다. 대상은 시사토크프로그램 34개다.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를 주제로 대담한 방송만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예를 들어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0/17)에서 문성근씨를 언급하며 잠깐 논의된 것은 '방송 횟수'로 세지 않았다. 단순 리포팅 역시 계산하지 않았다.

6개 방송사 34개 프로그램 중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에 관한 평균 방송 비율은 61%다. 평균 열 번 중 여섯 번은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관련 대담을 진행했다는 이야기다. 평균 프로그램 수가 9.7개인 TV조선, 채널A, MBN으로 좁히면 비율은 더 높아진다. 3사 평균 방송 비율은 73%다. 열 번 중 일곱 번, 비율만으로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 73%란 수치에도 담지 못하는 내용이 있다. 채널A <뉴스특급>(10/17)은 44분,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7)은 54분, MBN <뉴스와이드>(10/17)은 62분 간 '새누리당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논쟁을 다뤘다. 대담에 참여한 패널들의 생각은 대체로 여당과 비슷하다. 프로그램의 3분의 2 이상 '여당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작전명: 말꼬리를 잡아라

▲ 채널A <뉴스특급>(10/17) 방송화면 갈무리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의 빌미가 된 송민순 전 외교구 방관의 <빙하는 움직인다>에 나온 내용은 이렇다. 

"만약 노무현 정부가 2006년에 이어 2007년에도 일관되게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했다면 다음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10·4 정상선언을 포함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뒤집을 명분을 찾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았을 것"

어떤 뜻에서 한 말일까. 지난 16일 송 전 장관은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뜻을 밝혔다.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뤄 분단을 극복하려면 남북 차원만이 아니라 미국·중국 등도 다 끌고 갈 수 있도록 가로세로 각도를 다 맞춰야 하는데 남북 차원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강조하려고 당시 몇 가지 사례를 적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

그렇다면, 이제부터 여당과 종편이 '북한과 협의했느냐' 발언만 잘라내어 어떻게 진실을 왜곡했는지 살펴보자.

'북한과의 논의'에만 집중한 발언은 이렇다.

"북한에 물어봤냐가 지금 중요한 논점이 되어야지 누군가가 찬성했냐 기권을 주장했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채널A <일요매거진>(10/14)에 출연한 신식호 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본질을 호도하지 않기 위해 정리해드리겠다. 송민순 회고록 중 문(재인), 북에 물어보고 인권 결의안 기권→핵심포인트→ 노 정권 북에 물어보고 기권? 핵심포인트는 그러니까 노무현 당시 정부에 몸담았던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북한에 물어보자고 제안을 했고, 북한에 물어보고 저 인권결의안 기권을 결정했냐 아니냐 이겁니다" (채널A <뉴스특급>(10/17) 김종석 진행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북에 결재받고 내통한 것"이란 발언을 일방적으로 확대 재생하기도 했다.

"UN 결의안 참가를 북한에 물어본다. 그러면 북한이 싫어하는 일들을 전부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을 하는 게 이게 나라입니까?"(TV조선 <정치옥타곤>(10/16) 황장수 미래경연연구소장)

잘못된 정보를 갖고 추측을 하고 왜곡한 경우도 있다.

"문재인 비서실장? 북한에 결재받다. 중도층에 남는 잔상은 결재 받으러 갔다 왔다. 2007년에 바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으로서 다음에 실제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서 대화록 작성하는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을 갖다 문재인 비서실장이 주관했다는 것은 밝혀졌잖아요."(TV조선<뉴스를 쏘다>(10/14) 황태순 정치평론가)

황당한 논리까지 등장한다. 북한 인권결의안을 기권했으니 친일파 욕할 자격이 없다는 거다.

"우리가 설사 정상회담 못 하더라도 인권을, 이건 누구든지 건드릴 수 없는 세계. 우리가 홀로코스트 욕하고 하는 게 바로 인권에 관한 문제거든요. 그런데 이 인권에 관한 문제를 어떤 타협의 대상으로 놓는다는 것. 이걸 갖다가 지금 알게 됐다는 게 참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역사. 우리가 친일파 욕하고 막 하지만 그렇게 하면요. 우리가 친일파 욕할 자격이 없다고 봐요. 인권을 가지고 타협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이렇게 진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그 다음에 오늘도 죽어가고 있는데, 그 당시에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그 인권을 가지고 이야기했다는 것 참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채널A <김승현의 뉴스TOP10>(10/14) 여상원 변호사)

노무현 정부 관료들이 반미친북 세력들이라는 비난도 등장한다.

"외교 안보 라인에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안 되고, 경제, 복지, 사회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어도 된다. '그런 사람'은 진보도 아니고 한 마디로 북한의 대리인 비스무리한 사람들"(TV조선 <최희준의 왜>(10/14)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이념파가 다수이고 전문 관료는 딱 하나고, 송민순. 그건 다수결로 논쟁을 벌이다가 나온 게 아니에요. 당연히 그리 가는 거에 하나(송 전 장관의 찬성의견) 있었던 거죠."(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7)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싸움을 부추기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0/17)에 출연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과 박종진 진행자의 대화는 이렇다.

박종진: 오늘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분 굉장히 용기 있게 문재인 의원에게 고해성사해라. 같은 어떻게 보면 노무현 대통령 가까운 분들인데, 두 분 다 친하신 분으로 알고 있는데, 고해성사하라, 이제

하태경: 안희정 대표가 다른 모습을 보여...

박종진: 안희정 지사가 확실히...

하태경: 다른 모습을 보여주시네요. 아마 이런 용기 있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올 거예요. 더 나올 거고 그게 지금 더민주의 정말 구태죠. 거의 북한에 종속되다시피 한. 이런 낡은 잔재를 혁신을 해야 되거든요.

문재인 전 대표를 노골적으로 헐뜯는 발언도 그대로 전파를 탔다.

"적성 국가에서 니들 어떻게 해줄까라고 물어본다? 애들도 병정놀이 할 때는 이러지는 않아요"

작전명: 왜곡하고 부풀려라!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잘 모르겠다”는 발언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회고록은 진실이고 문 전 대표측 주장은 거짓인양 호도 채널A <뉴스특급>

"음주단속을 하는데 음주 중인 대상자들에게 단속을 해도 되는지 물어본 어처구니 없는 충격적인 일이다. 국기문란 성격의 사건이다."(민경욱 새누리당 대변인)

민경욱 대변인을 필두로 종편 출연진들의 '새누리당 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말 꼬기와 부풀기가 시작된다. 모든 비유에 '결재'를 전재를 하고 있다.

"병실에 있는 삼성의 회장님 모르겠습니다. 마누라하고 자식 빼고 다 바꾸자. 바꾸더라도 마누라하고 자식은 바꾸면 안 되잖아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북한과 대화하더라도 적어도 NLL을 내준다든가 정전협상을 평화협상으로 바꾸자고 한다든가. 그다음에 뭐 소위 말하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북한에 의견을 물어본다든가 이것은 좀 금도를 넘는 거 아닌가."(MBN <시사스페셜>(10/16)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

"당시에 기권할 때는 하더라도 왜 그걸 북한한테 만약에 물어본다고 하면 이게 좀 제가 무리한 비유일지 모르겠는데 검찰이 수사하다 기소할 때 그 피의자한테 전화해서 저 기소해도 될까요. 이거 물어보는 거랑 비슷한 거 같은데요."(채널A <뉴스뱅크>(10/16) 김태현 진행자)

"강도에게 시민이 맞았는데,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이 와서 그 강도를 처벌해야 되는데 그 강도한테 '네가 시민을 때렸으니까 너를 처벌할래, 말래' 강도한테 물어본 거죠. 그러면 강도는 당연히 처벌하지 말라고 하지 않을 거 아닙니까?"(MBN <뉴스와이드>(10/17)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비하로 이어지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어요. 임기 불과 몇 달 안 놔두고 그것도 심지어는 대선까지 불과 두 달 앞두고, 실제 그 당시에 보면 북한은 굉장히 많은 부분을 갖다 설명을 하고 왔습니다. 당시에 한 번 신문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민간경제연구소 등에서는 적게는 20조, 많게는 50조가량 우리가 퍼줘야 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보수진영에서 이건 퍼주기의 끝장판이다. (중략) 노무현 대통령과 주변 참모들로 봐서 분위기 좋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어떻게 북한 입장에서야 그렇게 보면 서명하고 작게는 20조, 많게는 50조 그야말로 하겠다."(TV조선 <뉴스를 쏘다>(10/14) 황태순 정치평론가)

"노무현 대통령 레임덕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있고 한 달 후에 일어난 일들이었잖아요. 그러면 인권문제에 대해서 물어보면 지금 뭐 사드 얘기를 하는데, 사드 얘기 이전에. 그럼 북한 핵문제 대해서도 북한 측 의견을 물어보면서 대충 이렇게 뭉개고 갔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이 충분한 얘기죠."(채널A <뉴스특급>(10/17) 민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

"노무현 정부의 특색은 뭐냐 하면 제가 분명히 기억하는데 저분이 처음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을 때 하신 말씀이 대형 사고 쳤다. 그 다음에 부인께서 하신 말씀이 저는 더 잘 기억하는데, 믿어지지 않아요. 이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무슨 얘기인가 하면 김대중 정부는 남북 문제를 거꾸로 보겠다든지 이런 어떤 시각 같은 게 있었고 노무현 정부는 대북문제를 포함해서 대통령 플랜 자체가 크게 없어 당선이 된 겁니다. 따라서 이 북한문제를 보는데 한 번은 찬성, 한 번은 기권, 한 번은 반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게 대한민국을 더 혼란에 빠뜨린 요소가 된다는 겁니다."

끝으로 TV조선<박종진 라이브쇼>(10/14)에 출연한 허화평 미래한국재단이사장과 박종진 진행자의 대화다.

허화평: 제가 이야기 들은 기억이 나는데 결국 북한의 대남공작은 계속 성공하고 있다. 이렇게 보는 거죠.

박종진: 북한의 대남공작은 계속 성공하고 있다?

허화평: 그렇죠

박종진: 통일 돼가지고 큰 그림 안에서 보면 지금 이 사건도 어떻게 보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지만, 그렇죠? 어떻게 한쪽에서 또 보면요. 그러나 지금 처해 있는 이 현실에서는 지금 작금의 이 현실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허화평: 그 당시에 그게 만약 노출되었다면 그것 때문에 탄핵받았을 겁니다.

새누리당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정부가 NLL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대화록이 있다'고 우겨 '큰 재미'를 본 학습효과가 연출한 상황이다. '말꼬리 잡기'로 맛 들인 여당이 만든 '새누리당의 문재인 종북몰이 공세', 한 주간 종편은 양념을 치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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