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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언론탄압,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기소하다

검찰, 본지 편집기자 기소
"살아남을 언론사 있겠나"
편집책임자 아닌 말단 편집기자를... '신종' 언론 재갈물리기 논란

16.10.10 20:57 | 안홍기 기자쪽지보내기

▲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청사에 새겨진 검찰 상징 로고 ⓒ 최윤석

검찰이 '세월호 모욕 후보' 심판을 위해 투표장에 나가라고 독려한 <오마이뉴스> 칼럼을 문제삼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특히, 편집 최고책임자나 대표가 아니라 말단 편집기자에게 이례적으로 법적 책임을 묻고 나선 것이어서 검찰의 기소 의도를 두고 언론 자유를 심대히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2부(부장검사 이성규)는 지난 7일 김준수 <오마이뉴스> 기자를 공직선거법 58조의 2 투표참여권유활동 조항 등의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이 문제삼은 기사는 지난 20대 총선 당일인 4월 13일 하성태 시민기자가 쓴 '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지금 투표하러 가십시오'다. '세월호 모욕 후보' '성 소수자 혐오 후보' '반값 등록금 반대 후보' 등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투표를 독려한 내용이다.

검찰은 이 기사가 여야 후보자의 이름을 명시하면서 투표를 독려했으므로 선거법 58조의2가 보장한 투표참여 권유활동의 범위를 넘었다고 보고 김 기자를 기소했다.

지난 총선 투표일이 임박한 시점에서 선거의 역사적인 의미를 규정하고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투표권을 행사하라는 내용의 칼럼이나 기고문은 언론사 지면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유독 <오마이뉴스>에 대해서만 선거법의 잣대를 들이댔다.

더 문제인 것은 기소를 당한 기자가 한 역할이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김 기자에 대해 "시민기자들이 작성하여 등록한 글을 검토하여 내용상 문제점은 없는지, 오기·비문 등 형식상 문제는 없는 지 등을 검토하고 편집한 다음 오마이뉴스 홈페이지에 게재하여 일반에 공개될 수 있는 기사로 분류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기사게재 경위에 대해선 "피고인(김 기자)은 하성태(시민기자) 및 오마이뉴스 편집국 최종 책임자와 공모하여"라면서 마치 김 기자가 기사 게재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한 것처럼 서술했다.

하지만 김 기자는 검찰이 서술한 대로 검토 절차를 거치면서 '나쁜'을 '부적절한'으로 고치는 등 최소한의 편집 절차를 거쳤을 뿐, 통상의 시민기자 기사 검토 때와 같이 기사 내용에 별달리 관여한 부분이 없었고, 기사게재를 위해 하 기자와 편집국 책임자인 최경준 뉴스게릴라본부장과 공모한 일도 없다.

통상 명예훼손 사건 등 기사로 인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고소·고발은 기사 작성자나 언론사 대표 앞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지난 4월 보수단체인 한겨레청년단이 해당 기사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김 기자만을 피고발인으로 지정해 고발했고, 검찰은 김 기자를 조사, 결국 기소했다. 기사 내용에 별달리 관여하지 않은 편집기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지라면서 공소권을 행사한 것이다.

"내년에 대선, 언론사 자체 검열 강화 의도?"

기사 내용의 위법 여부를 떠나서, 검찰이 이례적으로 편집기자에게 기사 내용의 법적인 책임을 묻고 나선 대목에서 언론 재갈 물리기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편집기자를 법적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해 각 언론사가 법적 문제가 예상되는 보도에 '자체 검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엔 대통령선거가 있어 후보 검증 등 선거 관련 보도 위축도 우려된다.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총장은 "언론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편집기자를 기소하면 살아남을 언론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 변호사는 "글 작성자와, 편집기자, 데스크가 공모를 했다면서 편집기자를 기소한 것은 기사 내용에서 법적으로 문제될 만한 부분을 삭제하지 않은 걸 법적으로 처벌하겠다는 것이고 편집기자가 위법여부까지 책임을 지라는 것인데, 언론사가 논란이 될만한 글을 게재할 수 있겠느냐"며 "사실상 자체 검열을 강화하라는 것이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런 선례를 만들어놓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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